진흙속의연꽃

순백의 아름다움, 쪽동백 예찬

담마다사 이병욱 2020. 5. 10. 20:47

 

순백의 아름다움, 쪽동백 예찬

 

 

해마다 이맘때쯤 피는 꽃이 있다. 쪽동백나무꽃이다. 주말에 산행을 하기 때문에 한주만 늦어도 꽃이 지고, 한주만 빨라도 꽃이 피지 않는다. 이번 산행에서는 마침 쪽동백이 피기 시작했다. 꽃은 벌어지면 끝이다. 벌어진 꽃과 뭉쳐 있는 꽃이 섞이면 보기 좋다. 오늘이 딱 그런 때이다.

 




쪽동백 군락지가 있다. 사는 지역 근처에 있는 숲이다. 관악대로에서 반야선원 뒷길로 올라가면 관악산 산림욕장으로 연결되는 숲이다. 벌써 이십년 이상 다니는 길이다. 해마다 사시사철 다니는 길이기 때문에 어떤 나무에서 어떤 꽃이 피는지 알 수 있다. 쪽동백도 어디서 피는지 이미 알고 있다.

 




쪽동백을 보면 기품이 느껴진다. 그것은 흰꽃이기 때문일 것이다. 순백의 흰꽃이 마치 꽃다발처럼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도 순백으로 되는 것 같다. 마치 단아한 양갓집 색시를 보는 것 같다.

 




왜 쪽동백이라고 했을까?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여러 이야기가 있다. 쪽이 작다라는 뜻이서, 씨가 작은 동백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동백나무와는 전혀 무관한 것임에도 동백이라는 명칭을 붙여 준 것은 열매에서 동백기름과 같은 기름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쪽동백은 때죽나무와 매우 비슷하다.

 




쪽동백은 때죽나무과에 속한다. 그래서인지 잘 구별이 않을 정도로 비슷하다. 나 쪽동백이 꽃이 훨씬 더 크다. 그리고 꽃차례가 10-20센티 정도로 길다. 마치 하트모양으로 생긴 너른 잎사귀 아래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꽃은 약 20개 가량 된다.

 




쪽동백은 순백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마치 쪽머리를 한 양갓집 규수를 연상케 하는 기품이 있다. 무엇보다 야생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정원이나 공원 등 관상용으로 보지 못했다. 또한 꽃은 오래가지 않는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듯이 일주일 피다 지는 것 같다.

 




오늘 산행에서 쪽동백을 본 것은 행운이다. 마침 쪽동백군락지가 있어서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꽃을 기대하며 가본다. 때죽나무꽃은 일주일 정도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쪽동백꽃을 보면 따서 꽃목걸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오월은 신록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꽃의 계절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정원이나 공원에서 보는 울긋불긋 영산홍보다도, 꽃잎이 넓적한 화려한 모란보다도 야생의 숲에서 피는 순백의 흰꽃을 더 사랑한다. , 순백의 아름다움이여!

 

 



2020-05-1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