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노이즈마케팅
인터넷은 업경대와 같다. 블로그, 카페, 게시판 등에 흔적을 남기면 과보로 남는다. 기사도 마찬가지이다. 요즘은 실시간으로 소통되는 에스엔에스(SNS)에 흔적을 남겨도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유튜브가 있다.
어느 정치인이 어느 유튜브채널에서 심경을 밝히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다. 선거가 끝난 후 유튜브를 보지 않았다. 그것은 그 정치인 때문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가입한 정당을 열렬히 지지했었는데 총선을 불과 삼일 앞두고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한 것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당시 방송을 보면서 “어? 저렇게 하면 안되는데.”라며 몹시 안타까워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당게시판에는 우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느 여성지지자는 우려했던 것이 터졌다고 썼다. 평소 그 정치인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불안하게 생각하게 있었는데 막말과 욕설을 보고서 실망했다는 것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며 강한 실망의 글을 남겼다. 어느 정신과전문의는 그의 심리를 파악하는 듯 했다. 리더가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여 막 뱉어내 버린다면 ‘폭망’할 수 있다며 우려의 글을 남겼다.
정신과전문의의 폭망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그 정치인이 막말과 욕설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댓글에 대한 신경질적이고도 이해할 수 없는 과민반응을 보인 것을 보고서는 마음이 착잡했다. 그래서 우려의 글을 게시판에 남겼다. 리더가 인내하지 않고 막말하거나 욕설 했을 때 폭망할 수 있다는 글을 남긴 것이다. 그 정치인의 폭언으로 인해 사실상 선거는 끝났다고 보았다. 이후 더 이상 유튜브도 보지 않았고 정치에 관심을 끊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인터넷 뉴스에서는 그 정치인의 막말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기사는 제목만 보았다. 막말에 대해 사과하고 직위를 내려놓았다고 했다. 그 정치인의 폭언으로 인해 사실상 선거는 끝났다고 보았다. 이후 더 이상 유튜브도 보지 않았고 정치에 관심을 끊었다.
선거가 치루어졌다. 예상대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사제목을 보니 막말과 욕설이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이후 막말 정치인은 퇴출된 것처럼 보였다.
그 정치인의 막말 이후 일체 유튜브를 보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니 변하는 것 같다. 지도부가 새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의 한달만에 다시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판은 그 정치인이 깔아 주었다. 그러나 그 판을 키운 것은 사실상 손혜원 의원이다. 불안하기 짝이 없던 그 정치인 보다는 여장부다운 여성정치인의 매력에 빠져 열렬히 지지했다. 그래서 창당과정부터 열린캐스팅에 이르기까지 주욱 지켜보았다. 그리고 글을 남겼다. 그런데 어제 유튜브를 보다가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문제의 그 정치인이 ‘이동형 TV’의 생방에서 말한 것을 우연히 들었기 때문이다.
그 정치인은 막말에 대해 이야기했다. 놀랍게도 그는 ‘노이즈마케팅’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의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자 관심을 보이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네거티브 전략으로 뉴스거리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이틀후에 막말과 욕설에 대해 사과하는 등 결과는 최악이었다. 선거는 폭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정치인의 막말과 욕설만 없었어도 한 석은 더 건졌을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노이즈마케팅 운운하며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 정치인의 한계를 보았다. 그렇다면 그의 막말과 욕설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솔직히 말했다.
그는 그가 막말과 욕설한 것에 대하여 한마디로 평소 자신의 언행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평소에 막말도 하고 욕설하는 것이 예사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엄청나게 커져 버린 공당임을 지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당을 마치 자신의 사유물처럼 생각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 정치인은 한마디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 그래서 선거에서 폭망한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노이즈마케팅으로 그래도 이만한 성과를 내지 않았느냐는 식으로 말 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그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막말과 욕설을 사과한 것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되었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 엠비시(MBC) 메인뉴스를 보니 대통령이 그 당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한다. 새로 선출된 당대표에게 전화한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이에 대해 그 당 사람들은 크게 고무된 것 같다. 대통령이 우리편을 들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른바 ‘비례전쟁’이라는 격전을 치루었기 때문이다. 경쟁당의 ‘사표론’‘몰빵론’ ‘제2국민의 당’과 같은 네거티브 전략에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대통령의 전화는 값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전화는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거대여당이 하지 못하는 일을 총대매고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당대표는 품격이 있다. 그리고 안정감이 있다. 비록 3석 밖에 되지 않지만 거대여당의 존재감 없는 의원들 수십명 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이제 정치도 품격있게 해야 한다. 다시는 막말과 욕설을 일삼는 정치인이 나와서는 안된다. 새로운 지도부가 탄생한 당에 다시 한번 희망을 가져 본다.
2020-05-14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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