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블로그 누적조회수 700만명, 의무적 글쓰기 14년

담마다사 이병욱 2020. 6. 3. 08:37

 

블로그 누적조회수 700만명, 의무적 글쓰기 14년

 

 

모임에서 종종 자기소개 할 때가 있다. 특히 처음 모인 자리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난감하다. 딱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인사업자의 상호를 대며 소개할 수 없다. 요즘 누군가 뒤에서 “사장님!”하고 부르면 열에 반은 뒤돌아 본다고 한다. 그만큼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이다.

 

자기소개할 때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알려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설령 그것이 천한 것일지라도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기소개를 할 때는 ‘블로거’라고 했다. 블로그에 글쓰는 것이 하루 일과 중의 반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급생활자를 그만 둔 이래 일인사업자로 삶을 살고 있다. 2005년 부터의 일이다. 이렇게 환경이 변하다 보니 남는 것은 시간 밖에 없었다. 갑자기 시간부자가 되었을 때 인터넷을 가지고 노는 것밖에 달리 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하게 된 것이 블로그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2006년부터 썼으니 올해로 14년 되었다. 그 동안 쓴 글을 계산해 보니 5,142개이다. 거의 하루에 한 개씩 쓴 글이다. 일상을 기록한 ‘진흙속의연꽃’이 2,229개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은 부처님가르침에 근거한 글쓰기인 ‘담마의 거울’은 1,022개이다. 이 밖에도 율장과 관련된 ‘율장의 가르침’, 금요강독모임 후기에 대한 ‘니까야강독’, 짤막한 글인 ‘나에게 떠나는 여행’등 다양하다.

 

특히 국내 사찰순례 갔을 때 반드시 후기를 남겼다. 글과 사진과 동영상을 곁들인 글이다. 또 외국성지순례 갔었을 때도 후기를 남겼다. 중국, 일본, 인도, 미얀마 성지순례 갔었을 때 꼼꼼히 기록해 놓았다. 수행기도 남겼다. 미얀마에서 집중수행한 것과 직지사에서 위빠사나 집중수행한 것도 상세히 남겼다. 현실참여에 대한 글도 있다. 적폐청산과 관련된 ‘한국불교백년대계’와 재가불교활동에 대한 것으로 ‘정의평화불교연대’가 있다.

 

기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썼다. 그렇다고 일상에서 시시콜콜한 것까지 쓴 것은 아니다.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 하나만 썼다. 하루 한 개 이상 의무적 글쓰기를 한 것이다. 글을 쓰긴 쓰되 가급적 불교관련 글을 쓰고자 했다. 특히 글쓰기를 시작한지 이삼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초기불교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경전 문구나 주석을 인용한 글쓰기이다. 그러다 보니 글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경전에 근거한 글쓰기로 일관하고 있다.

 

2006년 본격적인 글쓰기를 한 이래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에 하나를 써야 하는 의무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 자신에게 스스로 족쇄를 채워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해가 갈수록 알려지게 되었다. 동시에 조회수도 늘어 갔다. 이런 사실도 모두 기록해 놓았다. 블로그개설기념일과 의미 있는 조회수에 대한 글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블로그개설일 : 2005-08-02

 

2) 블로그개설 1주년 :2006-08-02

인연(因緣)

 

3) 누적조회 10만명 돌파: 2006-11-13

블로그 조회수 10만회 돌파에 즈음하여

 

4) 블로그개설 2주년: 2007-08-02

넷심(Net心)이 바로 민심(民心)이다, 블로그활동 2주년을 맞아

 

5) 블로그개설 3주년: 2008-08-02

블로그 개설 3년, ‘쓰레기성 글’이 되지 않기 위해서

 

6) 누적조회 100만명 돌파: 2009-01-23

블로그와 조회수,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일까

 

7) 블로그개설 4주년: 2009-08-02

블로그개설 4주년에, ‘진흙속의연꽃’이 부담스러워

 

8) 누적조회 200만명 돌파: 2010-01-10

블로그 누적조회수 200만명 돌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하여

 

9) 블로그개설 5주년: 2010-08-02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블로그 만든지 만 5년 되는 날에

 

10) 블로그개설 6주년: 2011-08-02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블로그 6주년을 맞아

 

11) 누적조회 300만명 돌파: 2012-05-26

오늘도 내일도 쓸 뿐이다, 누적조회수 300만명을 맞이 하여

 

12) 블로그개설 7주년: 2012-08-02

블로그 개설 7주년에, 글쓰기 원칙 세 가지

 

13) 블로그개설 8주년: 2013-08-02

글쓰기도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 블로그 개설일에

 

14) 누적조회 400만명 돌파: 2014-06-09

시간은 지나도 글은 남는다, 누적조회수 4백만명을 맞이하여

 

15) 블로그개설 9주년: 2014-08-02

블로그와 함께 제2의 인생이, 블로그와 함께 9년

 

16) 블로그개설 10주년: 2015-08-02

비주류비급삼류정신으로, 인터넷에 글쓰기 십년

 

17) 누적조회 5백만 돌파: 2016-05-24

금자대장경과 금자탑, 블로그 누적조회수 5백만명을 맞이하여

 

18) 블로그 개설 11주년: 2016-08-09

블로그는 전문가영역, 블로그 개설 11주년에

 

19) 블로그 개설 12주년: 2017-08-02

자타(自他) 모두 이익 되는 삶을 위하여, 블로그 생일 12주년

 

20) 누적조회 6백만명 돌파: 2018-07-09

돌아갈 집이 있기에, 블로그 누적조회 6백만명을 맞이하여

 

21) 블로그 개설 13주년: 2018-08-03

가르침에 근거한 여법(如法)한 글쓰기를 지향하며, 블로그 개설 13주년을 맞이하여

 

22) 블로그 개설 14주년: 2018-08-03

최소한 한달에 한권 이상 책을, 블로그 개설 14주년에

 

23) 누적조회 7백만명 돌파: 2020-06-03

블로그 누적조회수 700만명, 의무적 글쓰기 14년

 

2005년 블로그 개설이래 오늘까지 15년 동안의 흔적을 23개로 요약했다. 누적조회수와 관련하여, 2020년 6월 3일 오늘 아침 글쓰는 지금 이시각에 7,000,518명을 기록했다. 700만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6백만을 달성한 이래 거의 2년만의 일이다.

 

 

최근 기록을 보면 백만명을 달성하는데 거의 2년은 걸리는 것 같다. 이런 글쓰기에 대하여 교계신문 기자는 ‘파워블로거’라는 칭호를 붙여 주었다. 교계신문에 종종 칼럼을 썼기 때문이다.

 

자만으로 비추어질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불교계에서 7백만명 이상의 누적조회수를 기록한 블로거를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한 글쓰기를 한 것은 아니다. 매일 쓰다 보니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글이라는 것을 써 본적이 없는 전자공학도 출신 엔지니어였다. 회사에서 셋톱박스를 개발하는 하드웨어 설계자였던 것이다.

 

기록에 집착한 것은 아마도 입사당시 일본고문의 영향이라고 본다. 그때 당시 회사 사업부마다 일본기술고문이 한명씩 있었다. 해당 연구실에 있었던 일본고문 이름은 ‘하야시 토시오’였다. 명찰에는 한자로 林敏雄(임민웅)’이라고 했다.

 

하야시고문은 자신이 실험한 것을 꼼꼼히 노트에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을 써서 공유한 것이다. 신입사원시절 일본고문의 기록습관을 보고서 크게 감명받았다. 이후 업무노트에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기록했다. 실험데이터 뿐만 아니라 회의내용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등을 기록했다. 기록한 업무노트는 버리지 않았다.

 

1985년 입사이후 회사를 여러 번 옮겼다. 월급생활자로 산 것은 20년된다. 20년 동안 모은 업무노트를 모아 놓았다. 일인사업자로 살면서도 업무노트를 모아 놓았다. 강독모임이나 강연에 참석할 때도 반드시 노트했다. 노트한 것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했다. 심지어 해외성지순례 갈 때도 마치 기자처럼 작은 노트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가이드가 한 말을 놓치지 않았다. 이렇게 모아 놓은 노트가 백권가량 된다.

 

 

기술이 낡은 것이 되었을 때 더 이상 회사에 다닐 수 없었다. 아날로그 기술로 디지털기술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2005년 이후 일인사업자로 삶을 살고 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2006년부터 글쓰기를 했다. 매일 의무적으로 썼다. 매일매일 숙제하듯이 쓰는 의무적 글쓰기를 말한다.

 

의무적 글쓰기를 한 것은 일본고문의 영향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중학교 다닐 때 일기를 쓴 영향도 있는 것 같다. 특히 중학교 1학년때 부처님오신날 즈음하여 상을 받았다. 교내 백일장이 열렸는데 어머니의 은혜에 대한 것이었다. 이것이 자극이 되어서 일기를 쓴 것 같다. 이후 글쓰기와 담을 쌓고 살다가 비로소 혼자가 되었을 때 글을 다시 쓰게 되었다. 인터넷시대가 활짝 열린 것도 요인이고 블로그라는 힛트상품이 나오게 된 것도 영향이 있다.

 

블로그는 마음의 고향과도 같다. 지난 15년동안 늘 함께 해왔다. 페이스북을 한지는 3년밖에 되지 않았다. 글을 쓰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동시에 올린다. 페이스북에 글을 쓴다고 하여 특별한 명칭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블로그에 글을 쓰면 블로거라는 명칭이 따른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블로그는 전문적 영역인 것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에스엔에스이다. 한번 지나치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그러나 블로그에 글을 쓰면 남는다. 검색만하면 시공을 초월하여 누군가 읽어 볼 수 있다. 블로그는 마음의 고향과 같은 집이다.

 

요즘 써 놓은 글에 대하여 책으로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글이 5천개 이상 되다 보니 백권은 낼 것 같다. 현재 11권 출간했다. 문구점에 인쇄와 제본의뢰하여 딱 두 권만 만든다.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pdf를 발송한다. 이런 글은 보통불자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매일매일 의무적으로 쓰고 있는 글은 스님들의 법문도 아니고 학자들의 논문도 아니다. 인터넷 잡문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에는 반드시 주류, 에이급, 일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다양하다. 비주류, 비급, 삼류의 글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저 쓸 뿐이다. 의무적 글쓰기이다.

 

 

2020-06-03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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