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 암시가 된 것 같아서
댓글이 암시가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제 댓글 단 것이 그랬다. 짧게 물어본 것이 그만 선물로 이어 졌기 때문이다.
오늘 점심 때 택배를 발견했다. 순간적으로 그것임을 알았다. 된장과 간장 셋트인 것이다. 마치 종합선물셋트처럼 잘 고급스럽게 포장된 구산발효협동조합의 선물셋트이다.
선물을 보내 준 사람은 엄해정 선생이다.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익숙하다. 페친이기도 하고 정평불 회원이기도 하다. 멀리 전남 광주에 사는 분이다.
페이스북에서 구산 된장에 대해 구산이 지역명이 아닌지 물어본 것이 발단이 되었다. 구산은 지역이름이 아니라 발효식품을 만드는 이의 호라고 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선물셋트를 열어 보았다. 된장 두 단지와 간장 한병이 나왔다. 한눈에 보아도 매우 고급스러워 보였다. 명품 같은 인상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럭쇼리한 포장으로 보아서 맛도 틀림없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된장국을 끓였다. 애호박과 양파, 감자, 마늘, 멸치를 넣고 끓였다. 된장과 간장은 한스픈씩 넣었다. 재래식 된장이지만 시커멓지 않다. 투명하고 맑은 것이 특징이다. 짜지 않았다. 구수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밥에 말아먹으니 재벌밥상이 부럽지 않다. 제철 음식에다 그것도 친환경 무공해 제품이기 때문이다.
백프로 국산콩을 이용한 재래식 된장이다.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보니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서 가마솥에서 오랜 시간 삶은 것이라고 한다. 또 수작업으로 메주의 형태를 만들어서 숨쉬는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것이라고 했다. 이런 노력으로 명품이 탄생했을 것이다.
된장간장 셋트를 선물해 주신 엄해정 선생에게 감사드린다. 처음 메세지를 받았을 때 암시가 된 것 같아 거절 하려 했다. 그럼에도 “늘 부처님 가르침 실천하시는 그 불성에 감사드리면서 공양올리겠습니다~”라며 글을 올려 주셔서 받기로 했다. 아름다운 마음 내 주신 것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2020-06-10
담마다사 이병욱
'음식절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점 먹거리를 기쁨으로 (0) | 2020.06.22 |
---|---|
삼각김밥과 절구커피 (0) | 2020.06.14 |
마늘을 팔아주자 (0) | 2020.06.04 |
생애 최초 미나리무침을 (0) | 2020.05.12 |
왕의 식탁 부럽지 않은 제철먹거리 (0) | 2020.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