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관양시장에서 추석장보기

담마다사 이병욱 2020. 9. 30. 20:47

관양시장에서 추석장보기

 

 

관양시장에 갔다. 아무래도 가장 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형마트가 가장 비싸고, 그 다음은 중형마트이다. 명절 때는 재래시장만한 곳이 없다. 그런데 더 싼 곳이 있다는 것이다. 동네에 있는 재래시장이다. 관양시장도 그런 곳 중의 하나이다.

 

이마트는 새로 이사간 집에서 100미터도 되지 않는다. 걸어서 갈 수 있어서 마치 동네 구멍가게 가듯이 가벼운 차림으로 간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품질은 좋으나 대체로 비싼 편이다. 만원짜리 한장 들고 가면 별로 살 것이 없다.

 

관양시장에서 아내와 한께 장을 보았다. 도착하니 사람들로 가득하다. 차를 댈 공간이 없다. 다행히도 시장 바로 옆에 있는 관양중학교 운동장을 개방해 놓았다. 시민을 위한 배려라 생각한다.

 

시장에 오니 명절분위기가 난다.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것을 보니 활력이 넘친다. 생생한 삶의 현장이다. 우울증 걸린 사람이라면 치유에 도움될 것이다.

 

 

전을 파는 가게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각종 전을 즉석에서 만들어 팔고 있다. 명절 때가 되면 전 부치는 것이 큰 일인데 이를 해결해 주는 곳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추석상차림 음식 몽땅 있어요라고 써 놓았다. 1일 부터 5일까지 쉬지 않고 팔 것임을 말한다.

 

 

송편파는 곳에 줄이 서 있다. 예전에는 집에서 송편을 만들었으나 이제는 사먹는 것이 대세인듯 하다. 갖가지 색깔이 있다. 쑥색깔도 있고 흰색도 있다. 빨강색도 있고 노랑색도 있다. 1키로에 만2천원이다.

 

 

쇼핑을 마치고 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학교운동장 입구에 홍어무침 가판대가 보였다. 갑자기 팔아 주고 싶었다. 팔아 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홍어무침 한팩에 2만원 했다. 약간 부담스런 가격이다. 여주인은 자투리 홍어무침을 더 얹어 주었다. 그러자 마음의 변화가 일어났다. 흡족한 마음이 되어서 2만원 이상의 것을 싸게 가져 간 것 같은 마음이 되었다.

 

여주인에게 알면서도 넌지시 물어보았다. 시장에서 팔지 않고 왜 이렇게 멀리 뚝 떨어진 곳에서 파는지 물어 본 것이다. 이에 "자리가 없어요."라고 말 했다. 시장에서 가판할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자리가 있으면 팔 수 있나요?”라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쫓겨나요.”라고 답했다.

 

홍어무침 맛을 보았다. 홍어 특유의 씹히는 맛이 났다. 대형마트에서 산 것보다, 재래시장에서 산 것보다 더 맛 있는 것 같다. 가판대에서 판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량으로 파는 것과 소량으로 파는 것의 차이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팔아 주었기 때문에 더 맛있는 것 같다. 사는 것과 팔아주는 것은 다르다.

 

 

코로나로 인하여 질병본부에서는 여전히 겁나는 소리를 하고 있다. 확진자가 줄었지만 안심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가능하면 추석을 쇠지 말라는 식으로 유도하는 것 같다. 이런 홍보효과가 있어서인지 상당수 사람들이 추석을 포기한 것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요며칠 확진자 수가 크게 줄었다. 어제는 50명 이하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질병본부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진화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생중계로 우연히 듣게 되었다.

 

사람들은 코로나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잘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소리를 들어서인지 재래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명절분위기가 난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명절은 명절이다.

 

서민들에게 언제 경제가 좋았던 때가 있었을까? 서민들에게는 호황일때나 불황일때나 늘 경제사정이 좋지않았다. 그러나 마음이 풍요로울 때가 있다. 명절이 되면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흩어졌던 가족이 모이고 친지가 모인다. 정성들여 준비한 음식을 나눌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맘때만 같아라.”가 된다. 추석대목을 맞은 상인들에게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오늘같은 날이어라.”가 될 것이다.

 

 

2020-09-30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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