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수덕사 대웅전은 측면미인

담마다사 이병욱 2020. 10. 26. 08:03

 

수덕사 대웅전은 측면미인

 

 

그것이 궁금했다. 그것은 수덕사는 얼마나 썰렁할까?에 대한 것이다. 코로나19시기를 맞이하여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주차장은 거의 만차상태였다. 사하촌 상가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식당에 들어 갔는데 빈테이블은 없었다. 한곳 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부분 식당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수덕사는 코19 무풍지대 같다.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이 이전에 왔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한사람도 예외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스크만 잘 착용해도 코로나 공포에서 해방된 것처럼 보인다.

 

 

전국에 전통사찰은 900개가량 된다고 한다. 이제까지 가 본 곳은 백곳이 넘는 것 같다. 2006년 이후 순례 갈 때마다 기록을 남겼다. 두 번 이상 간 곳도 많다. 여러 사찰을 가 보았어도 수덕사만큼 포근한 절은 없는 것 같다.

 

 

수덕사 가는 길은 평화롭다. 추수가 끝난 들녁은 한가로워 보인다. 첫번째 힐링이다. 산길로 접어 들면 에스(S)자 형 도로가 펼쳐진다. 두번째 힐링이다. 수덕사 가는 길은 온통 초록의 향연이다. 도시의 흔적을 볼 수 없다. 수덕사 가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수덕사는 아늑한 느낌이다. 이는 자연적 입지조건에 따른다. 온통 초록의 야트막한 분지에 자리잡고 있어서 안은하게 보인다. 사하촌에서 부터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일직선으로 되어 있다.

 

수덕사는 자연과 인공이 조화롭다. 큰 정원을 거니는 것 같아 발걸음도 가볍다. 중간중간 문을 거쳐야 한다. 입구문,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황하정루를 지나면 마침내 고색창연한 대웅전에 이른다.

 

 

 

 

 

 

 

사람들은 대웅전에서 두 손을 모은다. 어떤 이들은 간절한 마음인 것 같다. 어떤 사연이 있길래 저토록 간절할까? 아마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적인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사연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추론할 수 있다. 그것은 팔고 중의 하나일 것이다. 부처님이 이것이 괴로움이다.”라 하여 여덟 가지 괴로움을 말했는데, 추측한다면 아마도 사랑하지 않는 것과 만남에 따른 괴로움(怨憎會苦)’일 것이다. 괴로움 중의 괴로움이다.

 

 

 

 

수덕사 대웅전은 아름답다. 언제 보아도 매력적이다. 이런 매력에 대하여 입간판을 보니 측면 맞배 지붕의 선과 노출된 목부재의 구도는 아름다움의 극치입니다.”라고 써 놓았다. 정면 보다 옆면이 더 아름다운 것이다.

 

 

수덕사 대웅전은 측면미인이다. 그래서 수덕사에 가면 측면을 감상한다. 측면의 아름다움은 지금으로 부터 칠백년전 사람들도 똑같이 매력 있게 보았을 것이다.

 

 

이팔청춘의 여인에게는 예쁘다라고 말해도 된다. 장년의 여인에게는 예쁘다라는 말 보다 아름답다라고 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럼 장년의 여인에게는 무어라 말해야 할까? 아마도 우아하다라고 말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이렇게 본다면 팔백년 된 수덕사 대웅전은 아름답다라기 보다는 우아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우아해서 품격있고 기품 있어 보인다. 수덕사 대웅전은 보면 볼수록 우아해서 명품법당이라 말할 수 있다.

 

 

 

 

그곳에 가면 언제나 변치 않은 것이 있다.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30여년 전 처음 갔었을 때도 그대로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고 그 자리에 있다. 수덕사 대웅전이 그렇다. 언제든지 찾아 가면 그 자리에 있다. 그래서 안심이다.

 

세상이 변해도 변치 않은 것이 있다. 부처님 가르침이다. 오늘날까지 전승된 가르침은 변함없다. 부처님이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했을 때 모두 동의할 것이다. 부처님이 이것이 괴로움의 원인이다.”라고 하여 갈애를 말 했을 때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 하여 괴로움에서 해방시켜 주셨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이다."라 하여 방법까지 알려 주셨다.

 

수덕사 대웅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삼층석탑도 그 자리에 있다. 세월은 흘렀어도 사람은 갔어도 늘 그 자리에 있어 왔다. 옛날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사람들은 두 손 모으고 있다.

 

 

2020-10-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