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19 자비의 식당순례 5탄, 썰렁한 카페테리아
혹시나 해서 갔더니 역시나였다. 14층에 있는 식당은 음식을 재활용하는 모양이다. 식판에 이것 저것 담아 먹어 보고자 했으나 댕기지 않는다. 돼지고기는 역겨운 냄새가 난다. 김치는 무늬만 김치일 뿐이다. 밥도 오래 된 것 같다. 먹다가 도중에 그만 두었다.
어제 토요일 점심 때 식당순례를 했다. 코로나19시기에 먹어주고자 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맛집만 가서는 안된다. 단골만 가서도 안된다. 골고루 가 주어야 한다. 그래야 자비의 식당순례가 된다. 고민하다가 큰 식당을 가 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한끼에 5,500원이다. 5000원 이상 식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500원이 초과되었다. 그러나 먹어 주기로 했기 때문에 식비가 7천원이든, 만원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큰 식당은 카페테리아 형식으로 되어 있다. 식판을 사용하는 부페식이다. 테이블이 수십개 되는 큰 식당이기 때문에 백명이 동시에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썰렁 했다. 물론 토요일 점심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주변 교회에서 아이들이 집단으로 와서 먹었고 또 주변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이 집단으로 먹던 곳이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자가 300명을 넘긴 이 시점에서 그 너른 식당에 고작 4명 식사했다.
식당 중앙에 있는 TV에서 정오 뉴스를 보았다. 뉴스전문채널에서는 전세계 코로나확진자를 심각하게 보도했다. 미국은 일일 확진자가 17만5천명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은 300명대이다. 그럼에도 매스컴에서는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 미국은 인구가 우리나라 보다 5배가량 많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자가 17만5천명이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더구나 누적 확진자가 400만명이라고 한다. 이 또한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코로나 지옥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어떨까? 뉴스에 따르면 같은 날 확진자는 2천명이라고 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인구가 2.2배가량 많다. 코로나 확진자는 5배가량 많은 것이다.
뉴스에서는 3차 유행기에 접어 들었다고 말한다. 이는 전세계적 현상이라고 말한다. 과연 한국은 이 3차 유행기를 잘 피해갈 수 있을까? 교육이 잘 되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밖에 나오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사람도 만나려 하지 않는다. 현재 체감 경기는 11월 잿빛 하늘만큼이나 을씨년스럽다. 그러다 보니 직격탄을 맞는 곳이 요식업소이다. 너른 식당에 고작 4명 보였다.
옛날로 다시 돌아 갈수는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능하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백신이 개발되어 유행이 잠잠해지면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래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마치 엔트로피법칙을 보는 것 같다. 비가역적임을 말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과 같다.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틈만 나면 해외로 나가던 사람들이다. 이를 ‘해외여행족’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늘 자신만만해 보인다. 공항에 가면 알 수 있다. 공항대합실에서 사람구경하다 보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선택받은 사람들처럼 보인다. 여유가 있어 보이고 때로 자만도 엿보인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철마다 나갔다. 한번 나갔다가 와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팬데믹 이전에 공항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밖에 나가서 외화를 물 쓰듯 썼다. 관광투어라 하지만 먹방투어가 되었다. 먹고 마시고 즐긴 왕족투어가 된 것이다. 사실상 전국민이 동참한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 부동산투기에 동참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처럼 너도나도 해외에 나갔었다.
공항은 썰렁하다.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간다. 우리나라 보다 더 위험한 곳이 밖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공항에서 설레임과 함께 기내식을 먹고 사성급호텔에서 머물며 왕족의 대우를 받던 여행을 그리워 는 것 같다. 마치 “아, 옛날이여!”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여행사에서는 한반도 상공을 한바퀴 도는 여행상품을 개발했다. 두세 시간 걸린다고 한다. 기내식 먹는 장면도 보여주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바람을 잠 재울 수 있는 것 같다.
양극화 시대이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못 나가서 안달이다. 밖에 나갈 수 있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지 모른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위기에 처해 있다. 이대로 팬데믹이 지속되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다. 임대료, 월급 등 고정비는 꼬박꼬박 나갈 것이다. 나가는 것은 많은데 들어오는 것은 적다면 앞날은 기대할 수 없다.
이제 여유계층은 소상공인을 위하여 돈을 써야 한다. 해외에 나가 펑펑 쓰던 것을 이웃을 위해 써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과연 그들이 골목 허름한 식당에 가서 먹어 줄 수 있을까? 한편에서는 죽어 나는데 또 한편에서는 나갈궁리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고 있다. 안락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둔감하다. 같은 시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 축생을 보는 것과 같다. 개나 돼지, 닭, 소 등 축생이 한 하늘 아래 있지만 무관심한 것과 같다. 같은 인간이지만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대유행 시기에 오로지 밖에 나가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여유계층이 있는가 하면 장사가 안되어 생계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2020-11-2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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