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절제

코19 자비의 식당순례 6탄, 모듬돈까스 8.0

담마다사 이병욱 2020. 11. 27. 13:09

 

코19 자비의 식당순례 6탄, 모듬돈까스 8.0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었다. 매일 확진자가 늘어나서 어제는 600백명 가까이 되었다. 오늘은 얼마나 될까? 검색해 보니 오늘은 569명이다. 뉴스에서는 제3차 유행의 시작이라고 했다.

 

코로나가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밥은 먹어야 할 것이다. 식당에서 점심을 사 먹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위험을 무릅쓰고 밥먹으로 가는지 모른다. 누가 걸렸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재수 없으면 걸릴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걸릴 수 있다. 뉴스에 따르면 요즘 건강한 젊은 사람들이 전파자가 되고 있다고 한다.

 

오전 1130분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어디 가서 먹을까?’가 아니라 어디가서 먹어 줄까?’라는 마음으로 나간 것이다. 19 자비의 식당순례 6탄은 돈가스집으로 정했다. 명학역에서 안양대로로 가는 번화가에 있는 곳이다. 간판을 보니 혼밥환영이라고 써 있어서 주저없이 들어갔다.

 

 

돈가스를 그다지 즐기는 않는다. 있으면 먹는 식이다. 그럼에도 식당순례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사이즈가 작고, 젊은 사람이 운영하고, 무엇보다 혼밥이 된다는 것이다.

 

민폐끼치지 않기 위해 1130분에 나섰다. 12시 이전 손님들이 몰려오기 전에 자리를 뜨자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혼자 와서 테이블만 차지하고 있으면 엉업방해하는 것처럼 비추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뉴를 보았다. 돈까스 전문점 답게 종류도 다양하다. 옛날돈까스 6.0, 생선까스 6.5, 샐러드돈까스 6.5, 돈까스김치나베 7.0, 치즈돈까스 7.5, 모듬돈까스 8.0이다. 이중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모듬돈까스를 시켰다. 이왕 팔아줄 바에야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결정한 것이다.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네 명 테이블이 5, 두 명 테이블이 3개 하여 모두 8테이블이다. 5-6평 정도 되는 작은 식당이다. 길쭉한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다 벽에 긴 의자를 만들어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무엇 보다 2인용 테이블이 있다는 것이다. 혼자 밥먹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아마 혼술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돈까스집은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오전 12시도 안되었는데 젊은 사람들로 테이블이 거의 반이 찼다. 나이 먹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머리가 허연 늙은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 민망해 보일정도이다. 12시가 되기 전에 빨리 먹고 나가고자 했다.

 

 

모듬돈까스는 일반돈까스에다 생선과 새우를 합한 것이다. 밥도 조금 나왔으나 손대지 않았다. 돈까스 맛이 강렬해서 밋밋한 밥을 먹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돈까스는 부드럽고 달콤하고 짭짜름해서 쉼없이 먹었다. 불과 10분도 안되 식사가 끝났다. 젊은 사람들이 몰려 오기전에 자리를 비켜 주고자 했다.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 나왔다.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인하여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다. 식당의 경우 오후 9시까지 밖에 할 수 없다. 이로 인하여 매출타격을 받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을 검토하고 있다.

 

식당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시책에 따를 수밖에 없다. 문을 닫으라면 닫고 문을 열라면 열어야 한다.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당연히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 된다. 이는 다름 아닌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될 때마다 소상공인들이 피해 본다. 코로나와 같은 예기치 않은 재난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지나치게 소상공인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 같다.

 

코로나 무풍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정규직이나 공무원을 말한다. 또 고소득연금생활자들을 말한다. 건물주 등 자산가도 해당된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삶의 질은 극과 극이다. 이런 불평등은 해소되어야 한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소상공인들만 피해볼 수는 없다. 해결방법은 없을까? 재난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매달 기본소득 형식으로 지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기본소득제의 경우 내년 대선 때 공약으로 이슈화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기본소득제가 시행된다면 현재와 같은 불평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식당업을 하는 사람들은 무풍지대사람들이 흘린 돈으로 먹고 살아간다. 이른바 낙수효과(落水效果)를 말한다. 무풍지대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에 해외여행 가서 썼던 돈을 이제는 소상공인들을 위하여 써야 한다. 그래서 매번 단골만 찾아 갈 것이 아니라 골목에 있는 허름한 식당도 가 주어야 한다. 매번 고급식당에서만 먹을 것이 아니라 골목에 있는 식당을 돌아가며 먹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소상공인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닐까?

 

코로나 확진자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어떤 이는 코로나가 무서워서 외출하지도 못하고 집안에만 있는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가능하면 외출을 자제하라고 한다. 정부말만 들으면 식당하는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다.

 

코로나가 아무리 무서워도 밥은 먹어야 한다. 이왕 먹는 김에 이곳저곳 돌아가며 먹는 곳이다. 한번 간 곳은 다시 가지 않는다. 다 돌기 전에는 가지 않는 것이다. 오늘 탁월한 선택을 하여 잘 먹었다고 해도 다시 갈 일은 없다. 다음에는 새로운 집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2020-11-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