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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권 국내사찰 성지순례 I(2007)

담마다사 이병욱 2020. 12. 17. 08:02

17권 국내사찰 성지순례 I(2007)


어제와 오늘 이틀간 편집작업을 했다. 2007 1년간 쓴 글을 하나의 파일로 만든 것이다. 국내 사찰순례에 대한 모음이다. 43개의 글로서 거의 500페이지에 달한다. 특히 사진이 많다.

편집작업을 하면서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았다. 이미 지난 일을 다시 소환하는 것이 어떤 이득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당연히 판매목적도 아니다. 그럼에도 애써 힘든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남기기 위해서이다. “나도 한때 이런 곳에 갔었다.”라고.


사찰순례기를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2007 1월 초의 일이다. 글쓰기는 2006 6월부터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꼭 6개월만에 시행한 것이다. 매주 주말 근교 사찰을 방문해 순례기를 써 보기로 발원한 것이다. 결정적 계기는 2006 12월에 디카를 산 것이었다. 그때 당시 디카가 대중화되던 시기였는데 20만원대 보급형을 구입했다.

자동차를 사면 운전하고 싶어진다. 마찬가지로 디카를 구입하니 사진을 찍고 싶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찰순례하면서 후기를 남겨 보자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소재로서도 좋고 무엇보다 신심을 키우기에 좋을 것 같았다.

 

2007 1월 초부터 안양에서 가장 가까운 삼막사, 청계사 등부터 돌기 시작했다. 매주 주말 카메라를 들고 서울과 수도권 사찰을 돌았다. 법회모임에서 삼사순례 가면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후기를 남겼다. 이렇게 2007년 한해 동안 43군데 들렀다. 블로그에는 전체적으로 197군데 다녀온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중복된 곳도 많다. 한달에 세 번 내지 네 번 꼴이다. 그러다 보니 후기를 보면 사계가 있다.

 


2007
년 사찰순례기를 쓰면서 먼 훗날 책으로 정리할 것을 염두에 두었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책으로 낼 것이기 때문에 형식을 갖추고자 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의미 있는 글을 쓰고자 했다. 타인이 읽어 보더라도 공감하는 내용이다. 이는 독자를 염두에 둔 것이다. 블로그에 올렸기 때문에 독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능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사찰순례가면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들이댔다. 반드시 빠지지 않는 것은 불상사진이다. 주불이 모셔진 전각에 들어가서 불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절마다 상호가 다르기 때문에 기억해 두기 위한 목적도 크다.

가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기억해 두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사찰순례를 많이 다니다 보면 이전에 와 본 곳임에도 전혀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기록해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처님 상호도 그렇다. 그 불상이 그 불상같지만 차이가 있다. 이런 이유로 사찰순례가면 반드시 주불상을 촬영하여 기록을 남겼다.

 


글과 사진을 13년만에 다시 보았다. 두 번, 세 번 가 본 곳도 있다. 전각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변해 있다. 아이는 청년이 되고 중년은 초로가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틀림없는 사실임을 알게 된다. 그때 순간포착된 것이 이미지로 남아 있다. “순간에서 영원으로라는 말이 실감난다.

과거는 기억속에만 남아 있다. 그러나 그 기억도 자꾸 희미해진다. 결국 망각되고 말 것이다. 설령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왜곡된다. 그때 당시에 괴로웠던 일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과거에 사는 것이 된다. 그것도 왜곡된 과거이기 쉽다. 그러나 사진은 정확하다.

수많은 생각, 수많은 사건 중에 기록으로 남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남는 것은 기록밖에 없다. 사진도 남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망실된다. 그나마 건진 것은 웹에 올려져 있는 것뿐이다. 어제와 오늘 2007 1년 동안 찍은 사진을 편집하면서 잠시나마 시간여행을 했다.

 


2007
년 사찰순례기를 작성할 때 언젠가 정리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이 그날이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지나간 글을 편집하여 기록으로 남기려 하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의무적 편집이다. 매일 의무적 글쓰기를 하듯이 편집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다.

요즘 틈틈이 시간 되면 책을 만들고 있다. 한권, 두 권 만들다 보니 16권 되었다. 돈을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이미지관리를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니다. 써 놓은 글이 있어서 책으로 내는 것이다. 때가 되어서 책을 내는 것이다. 시기별로 또는 주제별로 편집하여 책을 만들고 있다. 한달에 한권 또는 두 권 내고 있다. 책 만드는 것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다. 평생 하는 일이 될 것 같다.

 

17권 국내사찰 성지순례 I(2007) 1부.pdf
9.70MB
17권 국내사찰 성지순례 I(2007) 2부.pdf
19.35MB

2020-12-1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