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들기

18권 진흙속의연꽃 2010 I_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 5. 09:03

 

18권 진흙속의연꽃 2010 I_

 

 

의자에 앉아 창을 바라보면 관악산이 보인다. 그러나 끝부분만 간신히 보일 뿐이다. 사무실이 3층인 것도 이유이지만 새로 지은 아파트때문이다. 11년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요즘 일없이 작업하는 것이 있다. 지난 글을 엮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블로그에 올린 글을 긁어서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목차를 만든다. 목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약간의 편집작업을 한다.

 

이번에 만드는 책은 2010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쓴 것에 대한 기록물이다. 글을 쓸 때는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두고 썼기 때문에 묶기만 하면 된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의 글은 어땠을까? 매일 의무적으로 글쓰기 했기 때문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심층보도 형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이 있다. 목차를 만들어 보니 6개월 동안 76개의 글이 있다. 평균 2.3일에 하나 꼴로 쓴 것이다.

 

2010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종교에 대한 것이 많다. 이는 그때 당시 정치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암울한 MB정권시절에 불교가 탄압받는 모습이 글에 표현되어 있다. 명진스님 이야기도 있고 수경스님 이야기도 써 놓았다. 특히 명진스님이 봉은사 주지로 있을 때 탄압받는 이야기도 실어 놓았다.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도 써 놓았다. 그때 당시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국가대표선수들의 기도세레모니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강력히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MB정권이 장로정권이었기 때문에 불교가 위축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반발심리로 쓴 것이다.

 

2010년에는 글쓰기에 물이 오른 시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비담마와 청정도론을 스스로 공부하면서 초기불교의 매력에 빠져든 시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본래 부처님 가르침과 어긋나는 것을 보면 글로서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다음과 같은 정목스님의 자비의 기도이다.

 

 

자비로 지켜 보는 의식이 있으니

항상 거기에 있어 왔고,

언제나 현존 하는 것이 참나이다.

그 것은 몸도 아니고, 생각도 아니고,

감정도 아니고, 대상도 아니고,

세상도 아니고, 보이는 것도 아니다.

참나는 영원히 현존하여 보는 자이고,

일어 나는 모든 것을 주시 하는 자이고,

모든 것을 지켜 보는 목격자이다.”

 

 

정목스님은 불교방송에서 마음으로 듣는 음악을 방송했다. 방송이 끝날 때쯤 자비의 기도 낭송을 했는데 참나가 마치 하느님 또는 하나님처럼 들렸다. 참나 대신에 하느님 또는 하나님을 집어넣으면 기독교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세월이 흘렀다. 그때로부터 11년이 지난 현재 모든 것이 변했다. 정목스님 역시 변한 것 같다. 요즘 유튜브를 보니 정목스님은 유나방송에서 니까야를 낭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 산은 언제나 그대로 거기에 있다. 세월이 흘러서 도시의 스카이 라인이 변했어도 변함없이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 생명 있는 것들은 변하기 마련이어서 사라지기도 하지만 저 산만큼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부처님 가르침은 저 산처럼 확고하다.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그러나 저 산도 언젠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성주괴공하는 우주기에서 살아 남지 못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담마는 변함없다. 부처가 출현하건 출현하지 않건 언제나 원리로서 확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변함없는 것은 참나가 진리이다. 부처님이 발견한 연기법이다. 그러나 부처가 출현하여 정법을 펼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질되어 사라지고 만다. 그렇다면 지금은 정법시대인가? 그렇다. 지금은 정법시대이다. 부처님 가르침이 이렇게 면면히 전승되어 와서 이렇게 보통불자도 가르침을 접할 수 있다면 지금은 분명히 정법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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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