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어자(眞語者)와 광어자(狂語者)
금강경에 “여래시 진어자 실어자 여어자 불광어자 불이어자 ( 如來是 眞語者 實語者 如語者 不狂語者 不異語者)”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떠 올린 것은 오래 전에 금강경을 외웠기 때문이다.
마하야나 부처님이 말한 것은 “여래라는 것은 진실된 말을 하는 사람이며, 실다운 말을 하는 사람이며, 변하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이며, 남을 속이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이며, 진리와 다르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진어자(眞語者)라는 말에 주목한다.
진어자는 진실만을 말하는 자이다. 누가 진실만을 말하는 자인가? 깨달은 사람이다. 그것도 무상정득각자이다. 더 이상 깨달을 것이 없는 자가 한 말은 모두 진실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깨닫지 못한 자가 한 말은 어떨까? 당연히 진실된 말이 아니다. 부처님은 심지어 ‘미친자(狂語者)의 말’이라고 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방편이라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 마하야나에서 방편은 거짓의 의미가 크다. 이는 법화경 비유품에서 삼계화택을 설명할 때 방편을 썼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불 난 집에서 나오게 하려고 거짓말을 말한 것에 대하여 방편을 쓴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가르침을 방편이라고 말하면 부처님 가르침은 거짓이 된다. 팔만사천법문을 방편이라고 말한다면 모조리 거짓이 된다.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 등 근본 가르침은 거짓이 된다. 이는 모순이다. 금강경에서 ‘진어자’라고 한 것도 거짓이 된다. 과연 부처님 말을 믿을 것인가 그 사람 말을 믿을 것인가?
그 사람은 부처님 말씀을 방편이라고 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 등 근본 가르침은 모두 손가락이 된다. 그 사람 말을 믿어야 할까 부처님 말씀을 믿어야 할까?
그 사람은 참나를 이야기한다. 작은 나는 없고 큰 나, 참나가 있다고 한다. 더구나 힌두교의 성자 말을 인용한다. 이 사람 말을 믿어야 할까 부처님 말씀을 믿어야 할까?
깨달은 자의 말은 진실이다. 이 말은 반대로 말하면, 깨닫지 못한 자의 말은 진실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 그가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고 많이 배웠다고 하더라도 범부이면 진실이 아닌 말을 하는 자가 된다. 범부들이 하는 말은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깨달은 자만이 진실을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깨달은 자를 진실만을 말하는 자라 하여 ‘진어자’라고 한다.
깨닫지 못한 자가 가르침에 대하여 방편이이라 말한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더구나 ‘참나’가 있다고 한 적이 없음에도 참나를 말한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금강경에서 부처님은 불광어자라고 했다. 가르침 아닌 것을 말하는 자들은 광어자(狂語者)임에 틀림없다.
2020-12-19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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