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이익되고 타인도 이익되는 글쓰기를
에스엔에스(SNS)는 실시간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글이 가볍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보기 어렵다. 진지한 글이나 긴 글은 환영받지 못한다.
에스엔에스에서의 글은 감각적이다. 사진 위주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진을 설명하기 위한 글이 많다. 아래로 스크롤 하면서 보기 때문에 관심분야가 아니면 패스된다.
긴 글을 쓰고 있다. 논리를 전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어진다. 블로그에서 글쓰기가 그렇다. 페이스북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글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사유하고 숙고하여 쓴 것이다. 글에는 주제가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다. 길이 남을 글을 쓰고자 한다.
하루에 한개 이상 의무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했으니 15년 되었다. 그동안 축적된 글은 6천개에 달한다.
블로그에 올린 글은 다양하다. 이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해 놓았다. 그러다 보니 입체적이다. 한번 지나가면 끝인 에스엔에스와는 다른 것이다. 더구나 블로그 안에 검색창도 있어서 예전의 글도 찾아볼 수 있다.
블로그에 있는 글은 지식과 지혜의 저장창고와 같다. 그날그날 쓴 글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마치 커다란 탑이 된 것 같다.
새로운 글을 쓸 때 종종 예전에 썼던 글을 참고한다. 일종의 자기표절이다. 종종 내가 쓴 글을 보고서 놀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은 경전과 주석에 근거한 글쓰기를 했기 때문이다.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글을 쓰고자 한다. 또 의미와 형식을 갖춘 글을 쓰고자 한다. 그래서 글을 쓰고 나면 서명한다. 무한책임 지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도 오류가 발견되면 10년 된 글이라도 수정한다. 오타 하나로 인하여 신뢰가 추락해서는 안될 것이다.
글에는 한 존재의 생각이 들어가 있다. 일일신우일신 하는 마음으로 쓰다 보니 예전의 글과 차이가 있다. 글도 세월과 함께 진화하는 것 같다.
요즘 예전에 썼던 글을 책으로 엮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제 문구점에 인쇄와 제본 의뢰한 책을 찾아왔다. 책값으로 12만원 들었다. 이제까지 23권 만들었다.
22번째 책은 2010년 하반기에 쓴 것이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으로 제목을 ‘진흙속의연꽃 2010 (II)’이라고 했다. 출판사는 없으므로 ‘이병욱’이라는 이름으로 대신했다. 82개의 글이 있고 660페이지에 달한다. 블로그에 있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23번째 책은 2011년 상반기 때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책 제목을 ‘[진흙속의연꽃 2011 (I)’이라고 붙였다. 역시 일상에 대해서 쓴 것이다. 81개의 글이 있고 550페이지에 달한다.
앞으로 100권은 더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 한달에 두 권은 만들어야 한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5-6년은 걸릴 것 같다. 그 사이에 쓴 글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또 만들어야 한다.
블로그에 올린 글은 일종의 전자책 개념으로 출판된 것이나 다름 없다. 책을 별도로 만드는 것은 보관하기 위해서이다. 일종의 전시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의 삶은 헛되지 않았다.”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
책은 딱 두 권만 만든다. 한권은 사무실 책장에 보관하고, 또 한권은 아파트 거실 장식장에 보관한다.
오늘도 내일도 쓸 뿐이다. 경제적 이익이나 명예와 칭송을 위해 쓰는 것은 아니다. 블로거의 글로 인하여 누군가에게 기쁨과 감동을 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자신도 이익되고 타인도 이익되는 글쓰기를 하고자 한다.
2021-06-19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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