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나의 정신적 연령은? 블로그 개설 16주년

담마다사 이병욱 2021. 8. 3. 06:18

나의 정신적 연령은? 블로그 개설 16주년


오늘로 블로그 개설 16년 되었다. 2005 8 3일 개설한 것이다. 1, 2년 쌓이고 쌓이다 보니 벌써 16년 되었다. 마치 생일잔치 하듯이 블로그 개설일이 되면 소감문을 남긴다.

먼저 통계를 보았다. 누적조회수는 7,596,161명이다. 불교계 블로그에서 아직까지 이것 이상 보지 못했다. 직접 쓴 글은 5,965개에 달한다. 계산해 보면 하루에 한개 꼴이다. 매일 쓴 글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누적되다 보니 엄청난 양이 되었다.

2000
년대 인터넷시대가 활짝 열림에 따라 블로그라는 것이 생겨났다. 그때 당시에는 카페와 함께 가장 첨단을 달리는 신상품이었다. 오늘날 유튜브와 페이스북과 같은 위치를 말한다.

직장을 잃고 실의에 빠졌을 때 블로그를 만들었다. 사십대 중반 더 이상 취직이 안되어서 인터넷 가지고 놀 때 만든 것이다. 이후 블로그는 삶의 전부가 되었다. 특히 2006년부터 직접 쓴 글을 올리면서 깊이 빠져 들었다.

하루일과 반은 글쓰기로 보낸다. 아침 일찍 사무실로 달려 나와서 자판을 두들기다 보면 오전이 다 간다. 일은 오후에 한다. 이런 세월을 살다 보니 조회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누적조회 10만명을 돌파했을 때 감격해서 소감문을 작성했다. 이후 100만명 단위로 소감문을 남겼다. 블로그 이력은 다음과 같다.

 

1) 블로그개설일 : 2005-08-02

 

2) 블로그개설 1주년 :2006-08-02

인연(因緣)

 

3) 누적조회 10만명 돌파: 2006-11-13

블로그 조회수 10만회 돌파에 즈음하여

 

4) 블로그개설 2주년: 2007-08-02

넷심(Net) 민심(民心)이다, 블로그활동 2주년을 맞아

 

5) 블로그개설 3주년: 2008-08-02

블로그 개설 3년, ‘쓰레기성 글’ 되지 않기 위해서

 

6) 누적조회 100만명 돌파: 2009-01-23

블로그와 조회수, 뗄래야 없는 관계일까

 

7) 블로그개설 4주년: 2009-08-02

블로그개설 4주년에, ‘진흙속의연꽃’ 부담스러워

 

8) 누적조회 200만명 돌파: 2010-01-10

블로그 누적조회수 200만명 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하여

 

9) 블로그개설 5주년: 2010-08-02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블로그 만든지 만 5 되는 날에

 

10) 블로그개설 6주년: 2011-08-02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블로그 6주년 맞아

 

11) 누적조회 300만명 돌파: 2012-05-26

오늘도 내일도 뿐이다, 누적조회수 300만명을 맞이 하여

 

12) 블로그개설 7주년: 2012-08-02

블로그 개설 7주년에, 글쓰기 원칙 가지

 

13) 블로그개설 8주년: 2013-08-02

글쓰기도 중독이라고 있을까? 블로그 개설일에

 

14) 누적조회 400만명 돌파: 2014-06-09

시간은 지나도 글은 남는다, 누적조회수 4백만명을 맞이 하여

 

15) 블로그개설 9주년: 2014-08-02

블로그와 함께 제2 인생이, 블로그와 함께 9

 

16) 블로그개설 10주년: 2015-08-02

비주류비급삼류정신으로, 인터넷에 글쓰기 십년

 

17) 누적조회 5백만 돌파: 2016-05-24

금자대장경과 금자탑, 블로그 누적조회수 5백만명을 맞이 하여

 

18) 블로그 개설 11주년: 2016-08-09

블로그는 전문가영역, 블로그 개설 11주년에

 

19) 블로그 개설 12주년: 2017-08-02

자타(自他) 모두 이익 되는 삶을 위하여, 블로그 생일 12주년

 

20) 누적조회 6백만명 돌파: 2018-07-09

돌아갈 집이 있기에, 블로그 누적조회 6백만명을 맞이하여

 

21) 블로그 개설 13주년: 2018-08-02

가르침에 근거한 여법(如法) 글쓰기를 지향하며, 블로그 개설 13주년을 맞이하여

 

22) 블로그 개설 14주년: 2019-08-03

최소한 한달에 한권 이상 책을, 블로그 개설 14주년에

 

23) 누적조회 7백만명 돌파: 2020-06-03

블로그 누적조회수 700만명, 의무적 글쓰기 14

 

 

이력을 보니 작년 2020년 블로그 개설 소감문이 빠져 있다. 처음 있는 일이다. 마치 생일잔치 하듯이 매년 빠짐없이 소감문을 작성했는데 작년에 쓰지 못한 것이다.


블로그 이력을 보면 탄생부터 현재까지 기록을 보는 것 같다. 블로그에 올인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어쩌면 나의 진정한 나이는 열여섯살이 된다. 지금은 청소년 시기나 다름없다.

흔히 이전과 이후를 말한다. 나의 인생의 이전과 이후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연 블로그 이전과 이후라고 말할 수 있다. 블로그를 하면서 새로 태어난 것이다. 앙굴리말라도 새로 태어났다.

 

연쇄살인자 앙굴리말라는 부처님을 만나 다시 태어났다. 이에 앙굴리말라는 내가 고귀한 태어남으로 거듭난 이래 나는 의도적으로 뭇삶의 생명을 빼앗은 적이 없습니다.”(M86)라고 말했다. 거듭난 것은 성자로서 거듭난 것이다. 중생에서 성자의 계보로 바뀌었을 때 거듭난 것이라고 한 것이다.

 

 

예전에 나는 흉적으로서

앙굴리말라라고 알려졌다.

커다란 폭퓨에 휩쓸렸으나

부처님께 안식처를 얻었네.”(M86, Thag.880)

 

 

앙굴리말라는 부처님에게서 안식처를 얻었다고 했다. 예전에는 폭류의 삶을 살았다. 감각적 욕망의 폭류, 존재의 폭류, 견해의 폭류, 무명의 폭류를 말한다. 나도 블로그를 접하고 나서 부처님에게서 안식처를 얻었다. 매일매일 경전을 근거로 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인생은 블로그 개설 이전과 이후로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태어남이다. 거듭 태어남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전에는 나의 인생이 아니었으나 블로그 글쓰기 하고 나서 부터는 내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글쓰기 하고 나서부터 인생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욕망이 줄어 든 것이다. 이전에는 돈을 벌어야 겠다는 욕망이 강했다. 감각적 욕망도 많았다. 그러나 글쓰기 하면서부터 줄어 든 것 같다. 왜 그럴까? 마음이 더러우면 글쓰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깨끗해야 글을 쓸 수 없다. 감각적 욕망을 즐기는 자에 있어서 글쓰기는시간낭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돈도 되지 않는 일이고 재미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게으른 자가 산에 올라가려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게으른 자는 올라 갔다가 내려올 것을 왜 힘만 들게 올라갈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오르는 맛을 안다. 힘들게 올라가서 정상에 섰을 때 성취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다. 글도 그렇다. 애써 작성한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났을 때 일시적으로 강한 성취감을 느낀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있는 것이다.


나는 부자이다. 왜 부자인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신적 재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신적 재물은 누구도 가져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물질적 재산은 누군가 빼앗아 갈 수 있다. 불이 나서 모두 타버릴 수 있고, 도둑이 가져갈 수 있고, 나라에서 가져갈 수 있다. 악의적 상속자가 빼앗아 갈 수 있다. 백세시대인 요즘은 병원에서 털어갈 것이다. 그러나 한번 써 놓은 글은 빼앗길 염려가 전혀 없다. 인터넷에 올려 놓으면 십년 된 글도 그대로 있다. 정신적 재물은 빼앗기지 않는다.


매일매일 글쓰기 하고 있다. 매일 글쓰기 한다는 것은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것과 다름없다. 오늘의 글은 어제의 글과 다르다. 어제의 글은 그제의 글과 다르다. 내일의 글은 오늘의 글과 다를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똑 같은 것이 없다. 매번 새로운 글이다. 그래서 글을 쓸 때 마다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다. 매일매일 생일날이다.

 

블로그 개설 16주년이 되었다. 글 쓴지는 15년 되었다. 블로그 생일 때마다 이렇게 소감문을 작성하고 있다. 매일매일 꾸준히 쓰다 보니 이제 불교계 넘버원 블로거가 된 것 같다. 글이 많다 보니 불교관련 키워드 검색하면 예전에 써 놓은 글이 걸린다. 나도 모르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자만이다. 그럼에도 오늘은 자만을 마음껏 부려 보고 싶다.

 

육체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사회적 지위가 없으면 연령으로 따진다. TV에서 일반사람을 소개할 때 자막에 연령이 표기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별한 것이 없을 때 나이에 따라 서열이 정해진다. 그러나 육체적 연령은 정신적 연령과 비례하지 않는다. 법구경에서도 머리가 희다고 해서 그가 장로는 아니다.”(Dhp.260)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의 정신적 연령은 몇 살일까? 나의 정신적 연령은 열여섯살이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 따진 것이다. 이제 청소넌기를 맞이했다.

 

열여 섯개

2021-08-0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