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소문이나 가짜뉴스는 칠일 되면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0. 14. 08:19

소문이나 가짜뉴스는 칠일 되면


결국 이낙연이 승복했다. 진즉 이렇게 했어야 했다. 승패가 갈린지 나흘만이다. 그 나흘동안 혼란은 극에 달했다. 같은 진영에서는 마치 원수처럼 입에 칼을 물고 서로가 서로를 찔렀다.

경선이 끝나고 그 다음날 산행했다. 정평불 식구들과 함께 한 수락산 산행을 말한다. 거기에서도 경선이 화제가 되었다. 승복하지 않은 것과 3차선거인단 발표에 대한 것이다.

사람들은 승복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우려했다. 게임에는 룰이 있는데 룰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일주일에 안에 정리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왜 이렇게 말했을까? 그것은 경전에서 본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재명을 지지한다. 그것도 열렬히 지지한다. 글도 많이 썼다. 이런 것에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불교블로거가 불교에 대한 것만 쓸 것이지 왜 정치와 관련된 글을 쓰느냐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미안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정치이야기를 하면 반대진영으로 부터 비난을 받고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정치이야기를 쓰는 것은 자신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쓰지 않고서는 베길 수 없는 마음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의심 때문이다. 법답지 못한 것을 보았을 때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불의에 대하여 알리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 없어서 쓰는 것이다.

정의와 불의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서는 '담마(Dhamma)'로 구분된다. 여기서 말하는 담마는 부처님 가르침의 뜻도 있지만 법, 진리, 진실, 원리의 뜻도 있다. 특히 진리와 진실은 정의와 동의어기도 하다.

초기경전에 "법다운" 또는 "여법한"이라는 말을 종종 접한다. 이 말은 담미까(dhammik
ā) 또는 담메나(dhammena)라는 말을 번역한 것이다. 이 두 단어는 영어로 'Justly, righteously’의 뜻이다. 담마가 정의의 뜻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담마는 진리와 동의어이다. 그래서 여법하지 못한 삶과 여법한 죽음이 있다. 여법한 죽음이, 여법하지 못한 삶보다 낫다.” (Thag.670)라는 게송이 있다. 그런데 담마를 정의의 뜻으로 해석하면 뉘앙스가 달라진다. 그래서 불의에 살 것인가, 정의를 위해 죽을 것인가, 불의에 사는 것보다 정의를 위해 죽는 것이 낫다.”(Thag.670)라고 달리 번역할 수 있다. 불의에 항거하는 게송이다. 글쓰기 근거가 되는 게송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여법하게 이행되는 세상이라면 정의로운 사회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여법하지 않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도자가 법을 지키지 않으면 그를 따르는 자들도 법을 지키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경선불복에서 보았다.

지도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우주질서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가르침이 있다.

"
수행승들이여, 왕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왕자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되고, 왕자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사제들과 장자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되고, 사제들과 장자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도시와 지방의 백성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된다. 도시와 지방의 백성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해와 달도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해와 달도 바르게 돌지 못하면 행성들도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행성들도 바르게 돌지 못하면, 한 달과 반달이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한 달과 반달이 바르게 돌지 못하면, 계절과 년도가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계절과 년도가 바르게 돌지 못하면, 바람이 바르게 불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불면, 신들이 분노하게 된다. 신들이 분노하면, 비가 바르게 내리지 않게 된다. 수행승들이여, 바르게 익지 않은 곡식들을 인간이 먹으면, 수명이 짧아지고, 용모가 추하고 힘이 쇠하고 질병이 많게 된다.” (A4.70)

지도자를 잘못 뽑으면 나라가 망할 수 있다. 초기경전에서는 '정의롭지 못한(adhammika)’왕이 출현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왕이 정의롭지 않았을 때 우주적 재앙이 닥칠 수 있음을 말한다.

경선불복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다. 일주일 이내에 끝날 것이라고 도반들에게 말했다. 모든 소문은 칠일이면 밝혀진다는 율장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다.

율장을 보면 부처님을 비난하는 외도들이 많았다. 짧은 시기에 급성장한 것이 이유기도 하고 또한 부처님이 젊은 것이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외도들은 시기와 질투로 부처님을 모함했다.

외도들은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렸다. 율장대품에 따르면수행자 고따마가 남편을 빼앗아 갔다. 수행자 고따마가 혈통을 끊어 놓았다.”라는 소문이 있었다. 근거 없는 소문이다. 요즘 말로 말하면가짜뉴스와 같은 것이다.

가짜뉴스는 오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부처님은수행승들이여, 그 잡음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칠 일 갈 것이다. 칠 일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다.”(Vin.I.43)라고 말했다.

근거없는 소문은 오래가지 못한다. 일주일 가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논리로 따졌을 때 경선불복도 칠일 되면 해결될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나흘만에 승복선언이 나왔다.

선거기간에는 근거없는 소문이 난무한다. 이를 요즘에는 가짜뉴스라고 말한다. 대부분 가짜뉴스는 칠일지나면 밝혀지는 것 같다. 이천오백년전 부처님이 이미 말씀하신 것이다.

어떤 가짜뉴스도 칠일지나면 밝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것은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이다. 특히 선거철에 기승부린다. 이와 같은 법답지 않은 행위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정의롭지 못한 것을 보면 분노해야 할 것이다. 또한편으로 연민의 마음을 내야 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
그 때 팍구나여, 그대는 다음과 같이 배워야 한다. ‘나의 마음은 그것들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추악한 말을 뱉지 않을 것이고,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미워하지 않고 안녕을 기원하며 불쌍히 여길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팍구나여, 그대는 배워야 한다.”(M21)

가짜뉴스나 불복을 대하면 욕이 나온다. 그러나 칠일지나면 해결된다. 굳이 욕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대신 연민하라고 했다. 이는 불쌍히 여기라는 말과 같다.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자를 왜 연민해야 할까? 이는 "업이 자신의 주인이고, 자신은 업의 상속자이다."라는 사실을 안다면 연민할 수 있다. 그래서 욕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나의 마음은 그것들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추악한 말을 뱉지 않을 것이고,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미워하지 않고 안녕을 기원하며 불쌍히 여길 것이다.”(M21)라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

가짜뉴스를 연민의 마음으로 지켜본다. 어떻게 지켜보는가? “이 가련한 사람은 비록 지금은 행복하고 즐겁고 향락을 누리지만 [
] 세 가지 문 가운데 어느 하나를 통해서도 좋은 업을 쌓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악처에서 큰 고통과 슬픔을 겪으리라.”(Vism.9.78)라고.

이낙연이 승복함으로 인하여 모든 것이 해결된 것 같다. 진즉 이렇게 했어야 했다.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알았다. 일주일 갈 것이라고 도반들에게 말했다. 그런 예측은 들어 맞았다. 소문도 그렇다.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있다. 근거도 없고 확인되지 않은 것을 야당 후보자는 버젓이 말한다. 소문이나 가짜뉴스는 칠일 지나면 밝혀질 일이다. 그리고 사라질 것이다. 칠일 이전에 밝혀지기도 하지만 칠일째 부터 본격적으로 밝혀짐을 말한다. 그 칠일 동안 구업을 짓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가짜뉴스를 말한다면 그 업보를 어찌할 것인가?


2021-10-1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