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0. 17. 07:40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두 가지 삶이 있다. 하나는 감각의 삶이고 또 하나는 비감각의 삶이다. 감각은 오욕의 삶이다. 오욕락을 추구하는 삶을 말한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후각적으로, 미각적으로, 촉각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을 말한다. 이를 갈애의 삶이라 말할 수 있다.

비감각의 삶은 무엇일까? 감각을 떠난 삶이다. 감각적 욕망에서 쾌락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욕망을 여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삶이다. 어떤 것이 있을까? 나에게 있어서는 글쓰기가 이에 해당된다. 이렇게 스마트폰 자판을 엄지로 치고 있을 때 살아 있는 것 같다.

육십비인생(六十非人生
)이라는 말이 있다. 육십이 되고 보니 이전에 살았던 삶이 모두 다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속아서 산 것이다. 남들이 그렇게 사니 나도 그렇게 살았던 것이다. 세상의 흐름대로 산 것이다.

세상의 삶이란 무엇일까? 주변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 , 치로 사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삶을 관찰해 보면 이 세 가지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감각을 추구하는 삶은 탐욕에 따른 것이다. 감각을 즐겨 보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조건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를 다른 말로 '변화한다'거나 '무상하다'고 말한다.

즐거움이 오래 가지 않아서 불만이다. 불만족은 성냄의 범주에 해당된다. 왜 그런가? 괴로운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리석음이란 무엇일까? 탐욕과 성냄이 괴로움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즐거운 느낌이면 거머쥐려 하고 괴로운 느낌이면 배척하려는 삶은 어리석은 삶이다.

육십비인생이라고 했다. 정년퇴직을 해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결국 밀려 난 것이다. 더 이상 쓸모가 없어서 퇴출된 것이다. 남의 인생을 살아서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육십비인생이라 해야 할 것이다.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뛰쳐나와야 한다. 그러나 나오기가 쉽지 않다. 월급 받아먹는 재미로 한해, 두해 보내게 되다 보면 퇴출될 때까지 있게 된다. 퇴출되고 나서야 비로서 남의 인생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인생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계발을 해야 할 것이다. 직장 다니면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추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감각을 즐기는 삶이 되기 쉽다. 월급 받는 재미에 세월 가는 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다 육십이 되었을 때 인생 잘못 산 것을 알게 된다.

어떻게 해야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을까? 대부분 세상의 흐름대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해서 결혼하는 것과 같은 삶을 말한다.

결혼을 하면 매이는 삶을 살게 된다. 삶의 족쇄가 채워지는 것이다. 결국 남의 인생을 살게 된다. 그렇게 해서 인생육십이 되었을 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아파트 한채에 성장한 자녀가 있다고 해서 성공한 인생이라 볼 수 있을까?

 


석양에 떨어지는 해는 장엄하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는다. 금방 사라진다. 인생육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달려왔지만 석양이 되었을 때 허와 무를 느낄 것이다.

영화대사가 하나 있다. "나는 평범한 삶을 살았으니 죽으면 금새 잊혀질 것이다."라는 대사를 말한다. 한평생 감각만 추구하는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면 금방 잊혀 질 것이다. 세월이 흐른 후에 그런 사람이 있었는 줄조차 모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감각만 즐기는 삶을 살다보면 잊혀지기 쉽다. 한평생 먹는 즐거윰으로 산 사람에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도 이 세상을 살다간 흔적은 남아 있을 것이다.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살다 간 보람이 있을 것이다. 자손을 남겨서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성공적 삶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고등학교때 TV에서 본 것이 있다. 어느 학생프로에서 어느 학생이 말했다. "저는 기필코 아버지가 되겠습니다."라고. 아버지가 되는 것이 인생의 꿈이라고 한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세상의 흐름대로 살겠다는 것이다. 남들 사는 방식대로 따라가고자 하는 것이다. 남들이 대학가면 나도 대학가고, 남들이 결혼하면 나도 결혼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된다. 어쩌면 이것이 인생인지 모른다. 어쩌면 이것이 성공적인 삶인지 모른다. 그럼 그 다음은? 아마도 "나는 기필코 할아버지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여기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남들 하는 대로 세상을 살아왔다. 마치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때 되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했다. 그 결과 아버지가 되었고 할아버지가 되었다. 또한 그에게는 아파트도 있고 연금도 있다. 그의 인생은 성공일까?

스스로 만족하면 성공적인 삶일 것이다. 자손이 있는 한 죽는다고 금방 잊혀 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백년이 지나고 이백년이 지났을 때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왔다가 저세상으로 떠났다.

육십이 넘었다. 나의 인생은 어떨까? 나의 인생은 성공적일까?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돈을 기준으로 한다면 실패자이다. 지위나 명예로 두어도 실패자이다. 나는 인생실패자인가? 그렇지 않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성공적인 인생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나는 글쓰기로 산다. 그렇다고 작가는 아니다. 블로거로 산다. 누구나 클릭 몇번만 하면 만들 수 있는 것이 블로그이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누구나 블로거가 된다. 시인처럼 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블로그에 목을 매는가? 삶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그렇다.

삶의 흔적을 남기기 시작한지 15년 되었다. 15년 세월이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진정한 자신으로 산 시기가 된다. 이전에는 월급 받아먹는 재미로 남의 인생을 살았지만 홀로서기를 하며 글을 쓰면서부터는 나의 인생을 산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육십비인생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내글은 길다. 너무 길어서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제발 짧게 쓰라고 충고하는 사람들도 많다. 광속의 세상에서 남의 시간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의미 있는 글을 남겨야 한다. 그래서 경전을 근거로 한 글쓰기를 한다.

작성된 글은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동시에 올린다. 블로그 일일평균 조회수는 천명 이상이다. 페이스북도 상당할 것이다. 글을 보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나는 죽지 않는다.


2021-10-1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