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들기

52권 진흙속의연꽃 2013 II

담마다사 이병욱 2022. 3. 24. 09:00

52권 진흙속의연꽃 2013 II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교육의 의무,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 근로의 의무를 해야 한다. 여기에서 국방의 의무는 남성만 해당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대의무는 해도 그만이고 안해도 그만이 아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들이다.

 

나에게도 의무가 있다. 글쓰기를 말한다. 글은 써도 그만이고 안써도 그만이 아니라 써야 되는 것이다. 매일 한 개 또는 한 개 이상 글을 써야 한다. 그런 세월을 2006년이후 지금까지 살아왔다.

 

요즘 점점 의무가 늘어난다. 작년부터 경전외우기를 의무로 넣었다. 경전에는 여러 게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루 한 게송씩 외우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니 하루 한 게송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틀이나 사흘에 한 게송으로 바뀌었다.

 

또 하나 의무를 만들었다. 그것은 경전읽기를 말한다. 세상에 읽기보다 쉬운 것이 어디 있을까? 의무적으로 글을 쓰고 의무적으로 경을 외우다 보니 경전읽기는 의무랄 것도 없다. 그냥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관이 되지 않으면 하루 한페이지도 어렵다.

 

처음에 쓰기부터 시작해서 암송하기에 이어서 읽기로 의무가 확대되었다. 그러다 보니 삶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게으를 시간이 없는 것이다. 매일 의무적으로 글을 하나 써야 하고, 의무적으로 게송을 외워야 하고, 의무적으로 경전을 읽어야 한다.

 

의무적 글쓰기는 결실을 맺었다.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구슬을 꿰는 작업 같다. 글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 놓은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만들었을 때 글 쓴 보람을 느낀다.

 

이번에 만든 책은 52번째 책이다. 일상에 대한 기록으로 201351일부터 823일까지 4개월 동안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쓴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을 ’52 진흙속의연꽃 2013 II’ 로 정했다. 모두 43개의 글을 모아 놓은 것으로 628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한글 삼귀의와 스님귀의

2. 산사가 부럽지 않은 계곡

3. 불자가 본 천주교 수리산성지

4. 잡초(雜草)정신으로

5. 불행과 행복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

6. 왜 이귀의(二歸依) 하는가

7. 불교방송 이사회를 보고

8. 한문탄생게와 빠알리탄생게 어떻게 다른가

9. 이날만큼은 불국토, 2013년 서울 연등축제

10. 부처님오신날 무렵 나무에서 피는 꽃들

11. 2013년 부처님오신날의 화계사

12. 서울대공원 비경(秘境) 문원지

13. 힐링멘토와 안심법문(安心法門)

14. 생불(生佛) 틱낫한 스님의 아미타불 수인(手印)

15. 소원성취 메타기도

16. 수행도 좋지만 지금 불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17. 해외 성지순례 청규가 필요해

18. 십지경과 인식의 지평선

19. 근본주의 불교를 위하여

20. 어떻게 성지순례 할 것인가?

21. 금강승(金剛乘)의 얍윰(yab-yum)

22. 앙굿따라니까야를 구입하고

23. 누구나 다운 받을 수 있는 빠알리 경전과 전자사전PCED194

24. 보살승이면서 동시에 비구승?

25. 원인 없이 작용하는 아라한의 마음

26. 반딧불 명상

27. 초전법륜경을 외우고

28. 사이버상에 집을 지어 놓고

29. 지금 이대로 영원히! 그들만의 리그 불교광장

30. 부처님은 분별론자(分別論者)

31. 늙으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열 가지

32. 이슬람 보물전 알사바왕실콜렉션을 보고

33. 도박승들에게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34. 블로그 개설 8주년

35. 연꽃과 수련은 다르다, 관곡지연꽃테마파크에서

36.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고, 하늘과 땅의 갑작스런 조화

37. 소통보다 공감(共感)

38. 빚진 자들의 이야기

39. 그들은 왜 촛불을 들었나?

40.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

41. 불교광장식 하나마나한 선거

42. 중층 무지의 한국불교

43. “이건 아닙니다” 적광스님의 절규와 강제환속

52권 진흙속의연꽃 2013 II.pdf
12.99MB

 

목차를 보면 그때 당시 시대상황에 대한 것도 많다. 항상 현재 시점에서 글을 쓰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런 글의 기조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에 썼던 글모음에 대한 서문을 이렇게 쓰는 것도 현재시점에서 쓴다.

 

일상에 대한 글모음을 보면 주제가 다양하다. 그날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가지 방향은 있다. 그것은 반드시 부처님 가르침과 연계하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게송 하나라도 넣고자 했다.

 

그때 당시에는 신심으로 썼던 것 같다. 어느 불교활동도 하지 않았고 어느 불교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았다. 마치 독립군처럼 홀로 찾아 다녔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연등축제이다. 목차 9번 항에 이날만큼은 불국토, 2013년 서울 연등축제’(2013-05-12)라는 제목으로 기록을 남겼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전에 벌어지는 연등축제에 관심이 많았다. 매년 빠짐없이 현장에 가서 기록을 남겼다. 이런 것도 의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행사에 대하여 글과 사진과 동영상을 남겨 놓으면 먼 훗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았다.

 

연등축제에 대한 기록은 2007년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해마다 빠지지 않았다. 책으로 낸다면 한권이 될 것 같다. 코로나시기에는 연등축제가 열리지 않아 기록을 남길 수 없다.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시작된다면 기록을 남길 것이다. 이런 것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의무적으로 쓴 것이 있다. 그것은 적광스님 폭행사건에 대한 것이다. 목차에서 43번째 있는 것으로 제목을 ‘“이건 아닙니다” 적광스님의 절규와 강제환속’(2013-08-23)라고 달았다.

 

적광스님 폭행사건을 동영상으로 접하면서 한국불교에 대하여 매우 실망했다. 스님들 세계를 잘 모르지만 폭행사건으로 인하여 민낯을 본 것 같았다. 그래서 글의 말미에 이 사건으로 인하여 조계종에 대하여 희망을 버렸다. 이번 납치, 감금, 린치 사건은 작년 승려도박 사건 보다 더 엄청난 사건으로서 조계종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것이다.”(2013-08-23)라고 써 놓았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들이 많다. 국민의 사대의무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글쓰기, 경외우기, 경전읽기를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 어쩌면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것이다. 스스로 족쇄를 채운다는 것은 스스로 갇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족쇄에 오계만한 것이 있을까?

 

불교인의 의무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오계이다. 불자들은 오계를 지켜야 한다. 이것은 의무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오계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불음주계라고 한다. 그런데 불교에서 오계는 정언명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음주계는 술을 마시지 말라가 아니라 술 마시는 것을 삼가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어기면 반성하고 다시 받아 계를 지님을 말한다. 그래서 평생 걸려 오계는 완성된다. 이런 이유로 오계를 학습계율이라고 한다.

 

글을 쓰는 것도 쉽지 않고 더구나 경을 외우는 것은 더욱더 쉽지 않다. 경전을 읽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글쓰기나 경외우기와 비교하면 훨씬 쉬운 것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족쇄를 채워 가두지 않으면 행하기 어렵다. 그러고 보니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것들이 자꾸 늘어나는 것 같다.

 

 

2022-03-24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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