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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권 진흙속의연꽃 2013 III

담마다사 이병욱 2022. 3. 26. 11:52

53권 진흙속의연꽃 2013 III

 

 

작가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소설을 읽을 때 독자는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지만 작가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를 어떤 이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설명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 대하여 검색해 보았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을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고 한다. 화자인 나가 주어가 되어 소설의 문장을 풀어내는 형식을 말한다. 대개 화자의 일기나 기록문 등의 형식을 취한다고 한다.

 

전지적 자가 시점은 문자 그대로 전지적 입장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과거나 미래, 속마음 등 관찰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일들까지 전부 서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비관찰자 시점이라고 한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이 있다. 이는 관찰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나 미래 같은 것은 알 수 없고 인물의 속마음이나 기분도 알 수 없다. 그래서 관찰자 시점이라고 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은 소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마치 전지한 존재를 보는 것 같다. 부처님도 전지자였다. 이는 빠알리어 삽반뉴(sabbaññū)를 번역한 말이다. 영어로는 ‘all-knowing’이고, 한자어로는 一切知者또는 全知者자라고 한다. 금강경에서는 여래실지실견(如來悉知悉見)이라고 하여 부처님은 다 알고 다 보는 분이라고 했다.

 

작가는 인물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이렇게 본다면 작가는 전지하기도 하고 전능하기도 하다. 전지전능한 창조주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소설 밖으로 나오면 전지하지도 않고 전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지난 시절 남긴 기록을 보면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알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9년전인 2013년 하반기의 기록을 보면 지금은 알 수 있다. 이런 것도 작가의 전지적 시점이라고 볼 수 있을까?

 

블로그에 남긴 글은 소설이 아니다.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한 것이다. 이를 스스로 인터넷잡문이라고 말한다. 이번에도 인터넷잡문을 모아서 책을 만들게 되었다. 시절인연이 되어서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두 권 밖에 없는 책이다.

 

인터넷에서 글쓰기하는 것은 보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소설가가 독자를 상대로 글을 쓰는 것과 같다. 블로그에 이미 올려져 있는 글이지만 책의 형식으로 내는 것은 일종의 결실을 맛보기 위한 것이다. 혼자만 누려서는 안될 것이다. 책을 pdf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의 바다에 띄워 놓았다.

 

의무적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요즘에는 의무적으로 책만들기를 하고 있다. 책을 만들 때 편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써 놓은 글을 시기별로 카테고리 별로 묶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목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편집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가장 큰 난관은 서문을 쓰는 것이다.

 

서문 없는 책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어느 책이든지 서문이 있다. 이런 이유로 서문을 쓴다. 책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비록 두 권 밖에 만들지 않고 인터넷에 올리는 용도에 지나지 않지만 책의 형식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서 서문을 쓴다.

 

이번에 만든 책은 53번째 책이다. 일상에 대한 것으로 201392일부터 1231일까지 4개월에 대한 기록이다. 책 제목을 ‘53 진흙속의연꽃 2013 III’로 했다. 모두 54개의 글모음으로서 683페이지에 달한다. 사진도 곁들였다. 동영상도 있으나 책에서는 구현할 수 없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재가불자는 신도가 아니라 수행자

2. 스님의 시대에서 빅쿠의 시대로

3. 죽음에 대한 명상 마라나사띠(maranasati)

4. 흙부대집과 적정기술

5. 불교 불모지대에서 불발된 불교문화원

6. 이른 아침 나팔꽃을 보며

7. 불자의 굴욕, 스님의 굴욕, 불교의 굴욕

8. 망어죄의 자승스님을 보고

9. 자신만만 중산층에게

10. 윤회가 없다는 스님의 넋두리

11. 끈이론과 초끈이론, M이론로서 확립된 연기법

12. 스님들을 비방하면 죄업이라는데

13. 2013 안양시민축제를 보고

14. M이론과 초기불교

15. 똥을 먹고 똥으로 배를 채우고

16. 아파트 토굴과 승려도박

17. 모성본능과 팔경법(八敬法)

18. 한국테라와다불교 창립과 진정한 승가

19. 미션스쿨에서 삼년

20. 포교대상을 폐지하고 비구대상을

21. 2013조계사 국화축제

22. 어느 재가법사의 협박

23. 페르조나의 거짓가면을 벗어라! 비구 아닌 자의 스님행세

24. 행복의 불교에서 깨달음의 불교로

25.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석양의 단풍

26. 담마에 차별없다

27. 비폭력에 대한 사유

28. 후회와 참회는 어떻게 다른가?

29. 안양아트센터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30. 행복론과 불교의 하향평준화

31. 자애수행으로 마음의 해탈을

32. 나라가 부도가 나든 말든

33. 조락의 계절에

34. 왜 괴로움을 진리라고 했을까?

35. 한국테라와다불교 창립5주년을 맞이하여

36. 아홉 가지 형태의 자만

37. 오계보다 삼보에 대한 믿음

38. 스승이 없는 시대에

39. 조계종 승려들의 밤샘 술판

40. 우담바라꽃 마케팅

41. 여법하게 치룬 열 번째 송년법회

42.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

43. 올해 두 번 핀 행운목꽃

44. 21세기에 맞는 번역어

45. 눈물과 상처로 얼룩진 보시

46. 피를 토하는 듯한 김용옥 강연

47. 솔직한 배타주의와 간악한 포용주의

48. 강자의 이익이 되는 법이 된다면

49. 단권 니까야는 가능할까?

50. 담마()와 위나야()를 스승으로

51. 여성대통령의 부정적 아니무스 발현

52. 한발짝 떨어져 바라보았을 때

53. 언어로 진실을 희롱한 죄

54. 팍스 몽골리카시대와 기황후

 

53권 진흙속의연꽃 2013 III.pdf
7.34MB

 

글은 대체로 길다. 사진을 포함하여 글 한 개당 평균 12페이지에 달한다. 이런 글을 누가 읽을까? 단지 보관용으로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 블로그에 pdf파일을 올려 놓았기 때문에 혹시 인연 있는 사람은 다운 받아서 읽어 볼지 모른다.

 

2013년 하반기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대체로 그날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기록하고자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기록할 수 없다. 수많은 사건 중에 극히 일부만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그럼에도 그 사람에 대하여 그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단정지으면 경솔한 말이 되기 쉽다.

 

사건은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서 일어난 것이다. 어느 한면만 보고서 단정할 수 없다. 1980년 광주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났을 때 처음에는 광주사태라고 했다. 한면만 보고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다각도로 조명되었다. 그 결과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명명되었다.

 

805월에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타당한 것일까? 일부는 맞고 일부는 맞지 않다. 이 사건에 대하여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광주민중항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 이런 명칭은 공식적으로 부여되지 않았다.

 

세월이 더 흘러야 할 것 같다.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 좀더 진실에 다가갈 때 공식적으로 광주민중항쟁으로 불리워지게 될 것이다.

 

누가 읽어 보거나 말거나 오늘도 내일도 쓸 뿐이다. 9년전에도 그랬다. 지금도 변함없다. 인터넷시대에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의 시대에 산다고도 볼 수 있다.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어쩌면 전지적 작가의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한권으로 책으로 나왔다면 마치 소설에서 전지적 작가의 시점과 같은 것으로 본다. 이는 화자인 나가 주어가 되어 소설의 문장을 풀어내는 형식을 말한다. 대개 화자의 일기나 기록문 등의 형식을 취한다고 한다.”라고 설명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기록문도 전지적 작가시점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나도 작가에 해당된다. 인터넷잡문을 쓰는 나도 정말 작가일 수 있을까?

 

 

2022-03-26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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