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안동에 가면 간고등어정식을 먹어야

담마다사 이병욱 2022. 3. 28. 08:08

안동에 가면 간고등어정식을 먹어야


오전 940분부터 오후 9 40분까지 12시간 동안 여행했다. 목적지는 안동 봉정사이다. 네비를 보니 220키로에 2시간 40분 걸린다. 실제로 3시간 반 걸렸다. 돌아오는 길에 희방사에 들렀다. 오늘 2사 순례한 것이다. 가족여행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목적지에 이르자 1시가 넘었다. 봉정사 가까이에서 먹기로 했다. 그러나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도와는 다른 양상이다.

경기도의 경우 어디를 가나 눈에 띄는 것이 식당이다. 그러나 한반도 내륙 깊숙한 곳에서는 좀처럼 식당을 보기가 힘들다. 목적지에 거의 가까이 이르러서야 식당을 볼 수 있었다. 이 식당을 놓치면 안될 것 같았다. 먹을 데가 없을 것 같았다. 봉정사 초입에 있는 별천궁이라는 식당이다.

 


식당 메뉴를 보았다. 산채비빔밥이 눈에 띄었다. 시찰순례 가면 절 입구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이다. 그러나 메뉴판에만 있을 뿐이다. 주인은 안동간고등어정식을 유도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격을 보니 11,000원이다.

 


간고등어는 안동이 유명하다. 마트에서도 안동간고등어 상품이 늘 진열되어 있다. 내륙 오지에서 어떻게 고등어가 특산품이 되었을까? 아마도 연유가 있을 것이다.

 


주문한 간고등어 정식이 나왔다. 그런데 밑에 깔린 반찬이 아홉 가지이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구색 갖추기와 다르다. 밥과 된장국을 합하면 열 한가지이다. 여기에 간고등어를 합하면 열 두가지 음식이 된다.

 


메인 메뉴는 간고등어이다. 간이 든 고등어를 구이한 것이다. 고등어 한마리가 통째로 나왔다. 맛은 어떨까? 노릇노릇 잘 구워진 것이 입맛에 딱 맞았다.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산음식이다.

식당에는 다섯 팀이 있었다. 목소리를 들어 보니 억양이 다르다. 비로서 타지역에 왔음을 실감했다. 어디를 가나 산천은 비슷한데 사람들 억양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다르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부처님의 담마이다. 전국 방방곡곡 어디를 가나 사람들 억양은 다르지만 부처님 가르침만은 같다.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도 부처님은 한분이다.

외국에 갔으면 그 나라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굳이 한국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된장국이 먹고 싶다고 멀리 있는 식당을 찾아 가는 것이다. 한국음식은 매일 먹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외국음식을 체험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국내 여행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역마다 특산품이 있다. 또 지역마다 고유의 음식이 있다. 그럼에도 익숙한 것만 찾는다면 외국에 가서 한국식당에 가는 것과 같다. 이렇게 본다면 봉정사 초입에서 간고등어정식은 탁월한 선택이 되었다. 아니 주인의 권유에 넘어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산채비빔밥은 어디에나 있다. 마치 된장국처럼 전국구 음식이다. 산채비빔밥을 먹었더라면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특산음식을 먹음으로 인하여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되었다. 주인의 탁월한 영업전략에 탁월한 선택이 되었다. 안동에 가면 간고등어정식을 먹어야 한다.


2022-03-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