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스님 페북에는 부처님이 없다

담마다사 이병욱 2022. 4. 3. 20:45
스님 페북에는 부처님이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잉어빵에도 잉어는 없다. 그런데 스님 페북에도 부처님은 없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글을 쓸 때 부처님이라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이는 붓다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부처라고도 한다. 어떤 경우에도 '님'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다. 나는 감히 부처님 그분을 붓다라거나 부처라고 칭할 용기가 없다.

글을 쓸 때는 사구게라도 하나 반드시 넣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스님 글에는 담마(가르침)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만 있다. 어떤 스님은 시국에 대하여 분노를 표출한다.

한국불교에서는 스님을 인천의 스승이라고 한다. 하늘과 사람의 스승이라는 뜻이다. 아마 부처님의 아홉 가지 덕성 중의 하나인 삿타데와마눗사남(Sattha devamanussanam: 천인사)에서 유래 했을 것이다.

천인사, 하늘과 사람의 스승으로서 페북에 부처님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페북이 사적 영역이라고는 하지만 부처님 없는 스님의 페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페북에 부처님이 없기는 불교학자도 예외가 없는 것 같다. 사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본래 페북이 그런 것일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명색이 불교학자인데 한번쯤은 부처님이라고 불러 보아야 하지 않을까?

불교 블로거이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누적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본다. 2006년 글쓰기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거의 글이 7천개 가량 되었다.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글을 쓰고자 한다. 그래서 글을 쓴 다음에는 날자와 함께 반드시 서명 한다. 글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글에는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여기서도 부처님이고 저기서도 부처님이다. 이런 글쓰기에 대해서 어떤 이는 "오글거린다."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부처님을 언급하지 않는 스님들은 좀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스님은 무엇으로 사는가? 부처님과 부처님 가르침과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상가공동체에 살아야 함에도 독살이 하는 스님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스님들에게 부처님이 없다면 일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스님 페북에는 부처님이 없다.

2022-04-0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