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니까야모임

전재성 선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마다사 이병욱 2022. 5. 5. 07:12

전재성 선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금요니까야모임에서 식사 이야기가 나왔다. 4월 첫 번째 모임이 열리던 날 홍광순 선생이 제안한 것이다. 이야기는 급진전 되었다. 날자를 잡고 장소가 결정되었다. 마침내 어제 5 4일 식사모임을 가졌다.

 


남양주 팔당반점에서 식사모임을 가졌다. 이날 참석한 사람은 전재성 선생을 비롯하여 도현스님, 홍광순, 장계영, 김우헌, 장계영 선생이 참석했다. 모두 7명이다. 별실에서 코스요리를 먹었다.

 

금요니까야모임은 공부모임이다. 니까야를 읽고 설명을 듣고 토론하는 식이다. 매월 둘째와 넷째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열린다. 두 시간 모임에서 대부분 전재성 선생의 설명을 듣는다. 이런 모임에는 멋도 없고 즐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모임이 끝나면 늦은 시간이라 집에 가기 바쁘다.

모임에는 공식적 모임도 있고 비공식적 모임도 있다. 비공식적 모임은 어떤 것일까? 가장 쉬운 예로 술자리를 들 수 있다.

공학도 출신이다. 공대생도 경영을 알아야 하나 보다. 학점이수 필수과목으로 경영학원론을 들어야 했다. 복학한 다음에 들었는데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말이 있다. 그것은 비공식적 모임에 대한 것이다.

사람이 일만 하고 살 수 없다. 고된 일이 끝나면 보상심리가 발동된다. 대개 뒷풀이 모임으로 이어진다. 이런 것도 비공식적 모임에 해당될 것이다. 회사에서 종종 회식하는 것도 비공식적 모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경영학원론에 비공식적 모임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있다는 것이다.

금요니까야모임은 공부모임이자 동시에 수행모임이기도 하다. 왜 그런가? 담마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 자체를 수행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멋도 없고 즐김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부처님 당시 바라문들도 그렇게 말했다.

바라문들이 보기에 부처님 가르침은 멋도 없고 즐김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이에 부처님은 바라문이여, 형상의 즐김, 소리의 즐김, 냄새의 즐김, 맛의 즐김, 감촉의 즐김, 사실의 즐김 이 있는데, 여래에게는 그것들이 끊어지고, 뿌리째 뽑혀, 종려나무 그루터기처럼 되고, 미래에 다시는 생겨나지 않습니다.”(A8.11)라고 말씀하셨다.

금요니까야모임은 멋도 없고 즐김도 없어 보인다. 담마에 대해서만 탐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때로 멋도 추구하고 즐거움도 찾는다. 정혜사모임이나 식사모임 같은 것이다.

 


식사모임을 앞두고 준비한 것이 있다. 그것은 선물이다. 밥만 먹고 마는 것이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 것이다. 꽃다발과 건강식품을 준비했다.

꽃다발은 카네이션 꽃다발을 준비했다. 건강식품은 산수유환과 구기자차로 준비했다. 약재와 관련한 전문지식이 있는 홍광순 선생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식사모임 참석자들로부터 회비를 걷었다. 선물도 사고 식사비용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 식사비용을 도현스님이 모두 지불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남은 회비를 전재성 선생 후원계좌로 입금했다.

니까야모임이 열리면 전재성 선생은 두 시간 동안 쉼없이 말한다. 그것도 한달에 두 번이다. 5년 이상 해 온 것이다. 그렇다고 회비를 받는 것도 아니다. 번역에 바쁘지만 귀중한 시간을 내는 것은 자비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듣는 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고마운 일이다. 이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꽃다발과 건강식품을 준비했다.

 


이왕이면 근사한 데서 비공식적 식사모임을 갖고자 했다. 단지 밥만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화도 나누면서 음식도 즐기고자 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주차공간이 확보되고 정혜사에서 가까운 팔당반점에서 모임을 갖게 되었다.

 


비공식적 식사모임은 멋도 있고 즐김도 있다. 별실에서 코스요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대부분 담마와 관련된 것이다. 담마모임에서 담마가 공통화제로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같다. 자타카 번역에 대한 것도 대화의 소재가 되었다.

 


자타카 출간이 임박했다. 현재 교정작업 중이다. 자타카는 언제 출간될까? 전재성 선생에 따르면 7월 중에는 출간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마무리 작업하고 있는데 윤문에 대한 것이다.

전재성 선생은 번역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호칭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 어떤 용어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말했다. 무엇보다 게송 번역이 어렵다고 했다. 어떤 날은 게송 하나 번역하는데 하루를 다 보냈다고 한다.

현재 위대한 번역불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왜 위대하다고 하는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에서 전에 볼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로는 그레이트(Great)가 되고, 산스크리트어로는 마하(Maha)가 된다. 어쩌면 한국불교는 니까야 번역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지 모른다. 이번에 완역된 엄청난 분량의 자타카도 위대한 번역불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금요니까야모임은 공부모임이기도 하고 수행모임이기도 하다. 또한 번역을 도와주는 모임이기도 하다. 번역이 되면 일부 멤버가 교정작업에 참여한다. 또한 금요모임 멤버들은 후원자들이기도 하다. 모임에서 따로 회비를 받는 것은 없지만 각자 능력껏 자율적으로 보시한다. 도현스님은 번역을 잘 할 수 있도록 스리랑카에서 주석서를 구입해서 기증하기도 했다.

 


모임에서는 선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누구나 선생인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서는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다. 그러나 스승은 다르다.

스승과 선생의 차이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선생이 학생을 찾아 가면 선생이고, 학생이 선생을 찾아 가면 스승인 것이다. 학원선생을 스승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본래 배우는 자가 스승을 찾아 가게 되어 있다. 일부러 먼 거리를 찾아 가서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옛날에는 사숙을 했었다. 학인은 마당 쓰는 일부터 했던 것이다.

스승도 스승 나름이다. 스승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맛지마니까야 47번경을 보면 스승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
이 존자가 이 착하고 건전한 상태에 도달한지 오래 되었는지 일시적으로 도달한 것인지

2) “
이 존자 수행승은 명성을 얻고 유명해졌는데 그에게 다소간 위험이 있는지

3) “
이 존자는 두려움 없이 고요한지, 두려움 때문에 고요한지, 그가 탐욕의 소멸을 통해 탐욕을 떠났으므로, 감각적 쾌락에 빠지지 않은 것인지

이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을 갖추었다면 스승으로서 자격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부처님 만한 스승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제자가 스승을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이는 자신의 향상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스승은 그에게 가르침을 어둡고 밝은 양쪽면으로, 점점 높은 수준으로, 점점 섬세한 수준으로 가르친다.”(M47.16)라고 했다.

 

가르침을 받았을 때 가르침에 대한 확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어떤 확신인가? 아홉가지 출세간법에 대한 확신을 말한다. 즉 사향사과와 열반을 말한다.

스승에 대한 믿음은 성자의 흐름에 들었을 때 확고 해진다고 했다. 어디 이런 스승 없을까? 이런 스승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맛지마니까야 17번 경에 따르면 수행승들이여, 그 수행승은 목숨이 붙어있는 한, 그 사람에게 머무는 것이 좋으며, 쫓겨날지라도 그 사람을 떠나서는 안된다.”(M17)라고 했다.

 


식사모임이 끝나고 차담시간을 가졌다. 장계영 선생 신축 집에서 가진 것이다. 전에 살던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은 것이다. 이곳에서 상담 일을 할 것이라고 한다. 퇴임하기 전부터 해왔던 일이다. 그래서 1층은 상담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그러나 내부는 완성되었다. 2층 거실에서 장계영 선생이 제공한 메리골드차를 마셨다. 눈에 좋은 것이라고 한다.

 


장계영 선생 댁은 최상의 환경조건을 갖춘 집이다. 남양주 다산생태 공원 부근에 있는데 구 경춘가도 바로 옆 아늑한 분지에 있다. 상수원보호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서 주변환경이 청정하다.

경관도 최상이다. 거실에서 예봉산이 바로 앞에 있는데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언제나 이런 집에서 살아볼까? 그러나 대리만족 할 수 있다. 전국에 있는 휴양림 통나무집이 내집이기 때문이다.

 


금요니까야모임은 감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멋도 없고 즐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담마에도 향기가 있고 맛도 있다. 그래서 법구경에서는 가르침의 맛은 일체의 맛을 이긴다. 가르침의 즐거움은 일체의 즐거움을 이긴다.”(Dhp.354)라고 했다.

매달 둘째와 넷째주 금요일에 담마의 향연이 벌어진다. 담마의 멋과 맛을 즐기는 것이다. 때로 비공식적 모임을 통해서 멋과 맛을 즐기기도 한다. 식사모임과 차담모임 같은 것이다.

어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식사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차담시간도 가졌다. 이런 것도 비공식적 모임에 해당될 것이다. 경영학원론에서는 비공식적 모임은 공식적 활동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했다.


2022-05-0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