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절제

이 많은 마늘을 어떻게 해야 할까?

담마다사 이병욱 2022. 7. 7. 07:50

이 많은 마늘을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손님이 찾아 왔다. 불교대학 입학동기 M님이다. 사무실에 찾아 오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다. 2004년 불교교양대학으로 인연 맺은 이래 지금까지 법우로 또는 도반으로 지내고 있다.

두 종류의 친구가 있다.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의 친구를 말한다. 현실공간의 친구는 정을 느낀다. 잔잔한 정이다. 우정이다. 그러나 가상공간의 친구는 그다지 정을 느낄 수 없다. 기계가 매개가 되어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 스위치를 끄면 사라진다.

온라인 친구도 우정을 쌓을 수 있을까? 공감해 준다면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가져야 한다. 함께 차라도 한잔 마셔야 우정의 관계가 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많다.

M
법우님은 마늘을 가지고 왔다. 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다. 화성에 작은 농장이 있는데 이것 저것 먹거리를 재배하고 있다. 군포 집에서 30분 거리라고 한다. 일주일에 두 세차례 가서 농사 짓는다고 한다.

 


법우님은 종종 제철 먹거리를 가져다 준다. 빈 손으로 오는 법이 없다. 무어라도 한 가지 줄 것을 가지고 온다. 보험설계사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모른다. 아무런 보험을 들지 않았어도 빈손으로 오지 않는다.

친구를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숫따니빠따에서 야차 알라바까가 부처님에게 "어떻게 해서 친교를 맺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부처님은 "그는 보시함으로써 친교를 맺습니다."(Stn.187)라고 답했다. 친교의 조건이 보시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친구를 사귀려면 먼저 베플어야 한다. 인색한 자는 친구가 없을 것이다. 베풀었을 때 마음의 문을 열어 놓는다. 가장 좋은 것은 선물이다.

선물은 받아서 기쁘고 주어서 즐겁다. 큰 선물은 부담스럽지만 작은 선물은 주고 받을 수 있다. 친구를 사귀려면 베풀줄 알아야 한다.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친구이다. 법우님이 먹거리를 가져 왔을 때 팔아주었다. 전화로 미리 말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법우님의 마늘을 팔아 주었다. 두 단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두 접으로 볼 수 있다. 마늘 값을 잘 모른다. 본래 5만원 가치인데 4만원만 달라고 했다. 흔쾌히 팔아 주었다.

서로 돕고 사는 것이다. 법우님은 해남 특산품 밤호박도 두 박스 주문했다고 한다. 귀촌한 친구의 밤호박을 홍보해 주고 있는데 법우님은 기꺼이 팔아 준 것이다. 아마 동병상련일 것이다.

농산물 가격은 비교적 싼 편이다. 제철에 나오는 농산물은 만원 한장 들고 가면 푸짐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농민의 수고에 비하면 너무 가격이 낮다.

어느 페이스북 친구는 농사에 대한 글을 남겼다. 농사 지어서 마트에 팔았더니 빠리바케트 빵 한개 값과 스타벅스 커피 한잔 값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럴 때 직거래 하면 서로가 이득이다. 생산자는 이익이 남아서 좋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먹어서 좋다. 무엇보다 농촌돕기가 된다. 이런 이유로 농산물은 기꺼이 팔아 준다.

이 많은 마늘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먹을 수 있을까? 마늘 장아치를 생각해 보았다. 간장 넣고 만드는 것이다. 걱정하지 않는다. 유튜브에 만드는 방법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늘을 다듬었다. 일단 줄기는 잘라 내고 구근만 모았다. 의성마늘이라고 한다. 이 땅에서 나는 제철 먹거리이다. 몇 개를 까 보았다. 보기에도 싱싱해 보인다.

 


마늘을 시식해 보았다. 호박잎쌈을 해서 먹었다. 호박잎은 버스정거장 좌판노점에서 산 것이다. 장마철이어서일까 상추는 들어가고 대신 호박잎이 나온 것 같다. 노점 할머니는 호박줄기 껍질을 까서 팔고 있다. 한바구니에 2천원이다. 두 끼 먹을 수 있다.

호박잎을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쳤다. 호박잎에 밥과 고등어구이와 함께 마늘을 곁들였다. 삼합이 되었다. 최상의 맛이다. 재벌 밥상이 부럽지 않다. 제철음식이 두 개나 있기 때문이다.

 


마늘은 맵지 않다. 쌈으로 해서 먹으면 매운지 모른다. 마늘은 무엇보다 면역력을 길러주는 보양식품이다. 그래서인지 마늘을 먹으면 힘이 나는 것 같다. 앞으로 상당기간 마늘을 먹게 될 것 같다.

 

 

2022-07-0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