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담마다사 이병욱 2022. 7. 27. 08:22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지금 시각 새벽 3 54분이다. 이제 막 행선을 마치고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지상에서 가장 편한 나만의 자세이다. 머리를 벽에 기대고 누워 있는 자세를 말한다. 반쯤 상체는 세워져 있다. 그 상태에서 스마트폰 자판을 친다.

새벽 2시에 일어났다. 너무 이른 시간이다. 어떤 이는 잠들려 할 시간이다. 날씨가 후텁지근하다. 열대의 밤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안팍으로 시원하게 해야 한다.

에어컨을 가동했다. 에어컨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잠은 달아 났다. 습도가 있어서 불쾌한 느낌이다. 에어컨 바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샤워 하기로 했다.

샤워를 하니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의 때가 있다. 어제 일로 인하여 불쾌한 감정에 지배 받은 느낌이 있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의 샤워를 해야 한다. 경을 암송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빠다나경을 암송했다. 현재 암송하고 있는 경이다. 경을 암송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마음의 샤워가 되는 것 같다. 암송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정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암송을 끝내고 나면 이전의 마음과 이후의 마음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안팍으로 샤워했다. 육체적 샤워와 정신적 샤워를 한 것이다. 샤워를 하면 몸과 마음이 산뜻해지는데 정신적 샤워까지 하고 나니 날아갈 것 같다. 이대로 가만 있을 수 없다. 암송으로 집중된 힘을 행선에 적용하고자 했다.

행선을 했다. 암송하고 난 다음 행선하면 집중이 잘 된다. 암송으로 마음이 정화 되었고 더구나 집중까지 얻었다. 이런 경우 암송의 힘을 좌선이나 행선에 활용하면 효과가 있다. 나의 경우 주로 행선에 적용한다.

 


육단계 행선을 했다. 행선의 꽃이다. 발을 떼서 올리고 밀어서 내리고 딪고 누르는 여섯 단계를 말한다. 이 여섯 단계를 면밀히 알아차려야 한다.

위빠사나 수행기에서 본 글이 있다. 행선을 제대로 하면 구름을 걷는 기분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야 그런 기분을 맛볼 수 있을까? 오늘 새벽 행선에서 어느 정도 의문이 풀렸다.

육단계 행선에서 미는 동작이 있다. 발을 들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를 말한다. 미는 전과정을 알아차렸을 때 구름에 있는 것 같았다. 행선을 제대로 하면 구름을 걷는 것 같다고 했는데 미는 동작을 알아차림 할 때 약간 그런 기분을 느꼈다.

좁은 방에서 왔다갔다 했다. 오보도 안되는 것 같다. 발을 떼는 과정부터 누르는 과정까지 알아차림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오로지 행위와 이를 아는 마음만 있게 된다. 세상의 근심과 걱정에서 해방되는 것 같다.


2022-07-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