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강독

인연의 끈을 놓지 말자

담마다사 이병욱 2022. 8. 27. 07:58

인연의 끈을 놓지 말자

 

 

토요일 아침이다. 지금 시각은 633, 일터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오늘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하루는 늘 이렇게 글을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오늘 새벽 늦게 일어났다. 보통 새벽 세 시대에 깨지만 요즘은 의도적으로 늦게 일어나고자 한다. 어느 때는 새벽 두 시대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면 그 날 피곤하다. 졸립기도 하고 특히 오후에 일에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새벽 네 시대이다. 새벽 다섯 시대 때도 좋다. 오늘은 새벽 다섯 시 반경에 일어 났다.

 

새벽에 일어나면 동쪽하늘을 바라다 본다. 새벽노을을 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에서는 새벽노을을 볼 수 없다. 아파트가 마천루가 되어서 동쪽하늘을 가리기 때문이다. 이런 때는 일터로 달려 가야 한다.

 

 

일터에 도착했다. 오피스텔 꼭대기층 18층으로 올라갔다. 시각은 618분이다. 붉은 새벽노을은 볼 수 없는 시간대이다. 그 대신 해가 떠 올랐다. 하루를 해마중하며 보내고자 한다.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할까? 아침 황금시간대에 밀린 일로 보낸다면 너무 허전하다. 글이라도 남겨야 채워지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쓰게 된다,

 

어제 금요니까야모임 갔었다. 두 주만의 모임이지만 길게 느껴졌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면 마음이 너무 바쁠 것 같다. 이주에 한번 모이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 한달에 두 번 있는 모임이다.

 

매달 둘째주 금요일과 넷째주 금요일에 모임이 열린다. 어떤 이는 착각하여 이주에 한번 열리는 것으로 생각하여 모임이 열리지 않는 날 나오기도 한다. 그럴 경우 전재성 선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어제 모임을 앞두고 홍광순 선생에게 전화를 받았다. 지난 봄 팔당 식사모임 때 구기자차 등을 선물을 전달했는데 똑 같은 선물을 사고자 한다는 것이다. 종로경찰서 앞에서 판매한다. 어느 코너에 있는지 물어 본 것이다.

 

홍광순 선생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산다고 했다. 이 말에 자극 받았다. 나는 어떤 것을 해야 할까? 가만 생각해 보니 식물이 생각 났다. 사무실에는 화분이 30개 가량 된다. 그 중에 염좌가 있다.

 

염좌는 다육식물이다. 지난 봄 안양중앙시장에서 만원에 구입한 것이다. 화원에서 구입하면 서너배 비쌀 것이다. 노점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저렴한 것이다. 분갈이를 해서 두 개로 나누었다.

 

염좌를 하나 가지고 갔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KPTS) 사무실에 놓기 위한 것이다. 이것도 어쩌면 좋은 추석 선물이 될 것 같았다.

 

 

KPTS 사무실에는 식물이 없다. 벽면에는 온통 책밖에 없다. 이런 때 식물이 하나 있다면 생명이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더구나 염좌는 다육식물이기 때문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

 

염좌는 물을 주면 죽는다. 사막식물이라서 습기를 먹고 자란다. 물은 한달에 한번 주면 된다. 물을 주기 위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두 주만에 다시 모임을 가졌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임이 있는 날에는 일찍 출발한다. 오후 네 시 이전에 떠나는 것이다. 조금만 늦으면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가 막힌다. 특히 송내-부천에서 체증이 극심하다. 그래서 일찍 출발한다.

 

모임은 오후 7시에 시작된다. 정시에 시작 되어서 9시에 정확하게 끝난다. 밥 먹을 시간이 없다. 일찍 출발하는 것은 저녁 먹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스타필드 맞은 편에 맥도날도햄버거가 있다. 한번, 두번 다니다 보니 이제 단골이 되었다. 모임이 있는 날에는 네비를 고양 맥도날도햄버거로 해 놓는다. 메뉴에도 단골이 있다. 빅맥을 먹는다. 세트로 하여 6,200원이다.

 

햄버거를 먹고 나면 여섯 시가 약간 넘는다. 십분 거리에 KPTS가 있다. 도착하면 여섯 시 전반이 된다. 전재성 선생은 번역 일에 바쁘다. 온 것을 알리면 그제사 번역 일을 중단 하고 맞아 준다.

 

KPTS에 일찍 도착한다. 가장 먼저 오는 사람은 홍광순 선생이다.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버리는 봉사를 한다. 일찍 도착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차를 준비하는 것이다. 올 사람들을 위해서 보이차를 준비한다.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채워서 보이차 덩어리를 조금 넣으면 된다.

 

일곱 시가 가까워지면 사람들이 하나 둘 도착하기 시작한다. 정확하게 일곱 시가 되면 시작한다. 늦는 사람을 기다려서 시작하지 않는다. 늦게 오는 사람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함께 하면 된다.

 

어제 모임에는 전재성 선생을 포함하여 열 명 참석했다. 적당한 인원이다. 인원이 너무 적어도 문제이지만 인원이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된다. 열명 안팍이 적당한 것 같다. 그래야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어느 모임이든지 모여야 모임이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하여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는 봉사모임에서 경험한 바 있다.

 

지금은 회향하고 없지만 청계천 노숙자 봉사모임이 있었다. 김광하 선생이 주도한 작은손길모임이 그것이다. 김광하 선생은 전재성 선생의 친구이기도 하고 후원자이기도 하고 또한 편집자이기도 하다. 작은손길 노숙자 봉사모임은 20173월에 완전히 회향했다.

 

작은손길 모임에서는 매주 일요일 저녁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회향하기 두 달 전에 참여했다. 그런데 모임에는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세상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봉사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져 졌다.

 

작은손길 모임에는 봉사자가 많았다.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상시 봉사자는 김광하 선생과 사무총장 두 사람이었다. 나머지 봉사자들은 시간이 날 때 나왔다. 그러다 보니 어떤 날은 불과 서너 명 나왔고 또 어떤 날은 칠팔명 되었다. 나올 때마다 얼굴이 바뀌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율봉사일 것이다.

 

작은손길 봉사모임에는 전재성 선생도 있었다. 무려 십년 이상 봉사한 것이다. 전재성 선생은 커피당당이었다. 두달 동안 매주 나가다 보니 봉사자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 중에는 대승위빠사나로 유명한 김열권 선생도 있었다. 전재성 선생 친구라고 했다. 이렇게 알려지지 않게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모임이든지 자발적이어야 한다. 작은손길 봉사모임도 자발적이었다. 봉사자에게 나오라고 강요하는 경우는 없다. 봉사자는 시간이 날 때 봉사하기 때문에 봉사모임 갈 때 마다 얼굴이 바뀌었다. 본래 모임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금요니까야모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금요니까야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은 매번 바뀐다. 전재성 선생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작은손길 자원봉사에서 겪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고정멤버가 있기 때문에 모임이 유지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오랜만에 얼굴을 비치면 반갑기 그지 없다.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것 같다.

 

니까야모임은 금요일 저녁에 열린다. 직장인들에게는 시간내기 힘든 시간대이다. 그럼에도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한달이나 두달에 한번은 나오는 것 같다.

 

방명숙 선생이 오랜만에 나왔다. 그것도 도반과 함께 왔다. 방선생은 혼자 오기도 하지만 도반을 한사람 데려 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와서일까 선물을 하나 가져 왔다. 전재성 선생에게 줄 고급 복숭아 한박스를 가져 왔다. 추석이 머지 않았기 때문에 추석선물도 될 것 같다.

 

여러 가지 모임이 있다. 이런 모임 저런 모임이 있지만 그래도 공부모임처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다. 왜 그런가? 공부모임은 자신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공부모임은 정진의 모임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모임 중에 최상의 모임은 정진의 모임이다. 정진의 모임이란 무엇인가? 이는 이는 그들은 멀리 여윔을 선호하고, 도달하지 못한 것을 도달하려 하고, 실현하지 못한 것을 실현하기 위해 정진합니다.”(A3.90)라는 가르침으로 알 수 있다.

 

정진의 모임은 또한 배움의 모임이기도 하다. 배움의 모임에서는 누군가를 따라 하고자 하는 것에 특징이 있다. 이는 도달하지 못한 것에 도달하고, 성취하지 못한 것을 성취하고, 실현하지 못한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열심히 정진한다. 그의 후계자도 자각적으로 본 것을 따라 한다.” (A3.93) 라는 가르침으로도 알 수 있다.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면 최상의 모임은 정진의 모임이다. 정진의 모임에는 반드시 모범이 될만한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을 닮고자 할 것이다. 그래서 그의 후계자도 자각적으로 본 것을 따라 한다.”(A3.93)라고 했다. 스승이 있다면 스승처럼 되고자 할 것이고, 뛰어난 동료가 있다면 그 동료처럼 되고자 할 것이다. 이것이 배움의 모임, 정진의 모임의 특징이다. 금요니까야모임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고 본다.

 

금요니까야모임이 시작된지 만 오년이 넘었다. 20172월부터 시작되었으니 햇수로는 6년째 되는 것이다. 현재 아홉 법수가 진행되고 있다. 앙굿따라니까야는 모두 열한법수이니 앞으로 모임이 지속될 날은 얼마 남지 않아다. 길어야 일년일 것이다.

 

열한법수까지 다 끝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임이 해체 되어야 할까? 다행히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어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모임은 계속 될 것 같다. 전재성 선생이 다음 공부모임에서는 어떤 것을 교재로 할까요?”라고 물어 보았기 때문이다.

 

니까야 모임 시즌2에서는 어떤 교재로 해야 할까? 청정도론 이야기도 있었지만 너무 어려울 것 같다. 따라갈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상윳따니까야 엔솔로지 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이 될 것 같다.

 

 

상윳따니까야 엔솔로지 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그것은 주제별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기, 오온, 육처 등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다 시와 함께라 하여 게송도 있다.

 

니까야 공부모임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공부모임에는 끝이 없다. 어떤 교재를 선정해서 하든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다행히도 니까야 공부모임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다.

 

금요니까야 모임과 인연 맺은 사람들이 많다. 한번이라도 모임에 참석하면 카톡방에 초대된다. 모임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모임에서 이야기 되었던 것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자발적이다. 후원하는 것도 자발적이다. 다만 모임의 끈은 놓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번 맺은 인연 소중하게 생각한다. 한번이라도 모임에 참석했다면 소중한 인연이다. 시간이 될 때 한번 자리에 앉아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진도는 중요하지 않다. 니까야 어디를 열어 보아도 똑 같은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리에 앉아 있으면 그것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즐겁다. 공부모임이 그렇다. 공부모임은 배움의 모임이고 정진의 모임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 본받아야 할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연의 끈을 놓지 말자고 당부한다. 좋은 인연이다.

 

 

2022-08-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