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사업을 하다 보면

담마다사 이병욱 2022. 9. 21. 08:11

사업을 하다 보면

 


그 사람이 화가 단단히 난 것 같다. 그는 전화를 해서 잘못된 것을 따져 물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그 사람의 분노를 해소해 주어야 한다.

나에게 있어서 고객은 왕이다. 이런 태도에 불쾌하게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너무 비굴해 보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도 고객나름이다. 상식과 예의를 갖춘 고객에게는 왕처럼 대한다.

고객에게 사과했다. 잘못한 것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설계에서 하나 실수한 것은 불찰 때문이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것으로 분노는 해소 됐을까? 그것은 알 수 없다. 실수가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업체를 바꾸어버릴지도 모른다.

고객과 싸우지 않는다. 처음 사업 했을 때는 종종 고객과 다투었다. 잘잘못을 따졌을 때 감정싸움이 된다. 고객의 감정을 자극하면 좋을 것이 없다. 다음에 주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고객을 만났다. 주로 작은 사업체의 고객을 말한다. 사장도 있고 직원도 있다. 사람 성향이 각각 다르듯이 고객의 성향도 천차만별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모두 다른 것이다. 어떤 고객은 이른바 갑질을 한다. 손실이 발생하면 배상을 요청하는 고객도 있다.

사업을 하고 있다. 개인사업이다. 개인사업자 등록을 했으므로 개인사업인 것이다. 일인사업을 하고 있다. 직원이 없으므로 일인사업인 것이다. 이를 원맨컴퍼니라고 한다. 그럼에도 명함에는 '대표'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사장이다.

요즘은 누구나 사장이다. 길거리에서 누군가 "사장님!"하고 부르면 열에 두세명은 뒤돌아 본다고 한다. 나도 그럴 것 같다. 그 정도로 자영업자가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업을 하다보면 때로 갑도 되고 때로 을도 된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부분 을이 된다. 을은 갑의 요구를 잘 들어 주어야 한다. 갑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소통이다.

고객과 자주 통화해야 한다. 의문나는 사항이 있으면 즉시 물어 보아야 한다. 의문을 안고 가면 사고가 터지게 되어 있다. 마음 속에 꺼림찍한 것이 남아 있을 때 반드시 문제로 나타난다. 나중에 실수가 발견되었을 때 금전적 손실은 물론 신용추락으로 이어진다.

고객과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실수를 해도 그냥 넘어간다. 이는 인간적 관계에 따른다. 소통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정을 느끼게 되는데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평생 직장생활만 하다 퇴직한 사람들이 있다. 정년까지 갔다면 행운아라고 볼 수 있다. 기업에서는 정년까지 가기 힘들다. 역사가 있는 대기업이나 가능할 것이다. 강력한 노조가 있는 회사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정년은 꿈도 꾸지 못한다. 정년까지 유지 되는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규직으로 정년까지 간 사람들은 을의 세계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노조의 보호하에 직장을 마친 사람도 을의 세계를 잘 모르는 것 같다. 평생 월급생활자로 산 사람들은 을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갑의 요구를 잘 들어 주어야 한다. 물론 상식과 예의를 갖춘 갑에 한정한다. 고객을 왕처럼 모셔야 한다. 이는 고객을 감동시켜야 함을 말한다.

고객이 화를 낸 것은 이해할하다.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배상과 관련된 것이다. 작은 이익을 취하려다 고객의 감정만 상하게 한 것 같다. 소탐대실이다.

고객과의 관계는 미묘하다. 매우 섬세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말 한마디에 따라 감정이 달라진다. 메일의 문구 하나에 따라 틀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을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싸리뿟따여, 세상에 어떤 사람이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을 찾아 가서 ‘존자여, 필요한 것을 말씀하십시오.’라고 약속한다. 그리고 그가 약속한 것을 의도한 것 이상으로 보시한다. 만약 그가 거기서 죽어서 이 세상에 왔다고 한다면, 그가 어떠한 사업을 하든 열심히 노력을 하면 의도한 것 이상으로 성공한다."(A4.79)

 


앙굿따라니까야 '사업의 경'에 실려 있는 가르침이다. 사업을 잘 하려면 의도한 것 이상으로 주라고 했다. 고객은 의도한 것 이상으로 받았을 때 감동할 것이다.

어제 고객의 전화 한통화에 마음이 불편했다. 복기해 보니 결국 돈 문제였다. 고객이 원하는 보상금액에 맞추어 주었어야 했다. 결국 3만원 때문에 고객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럴 경우 3만원 플러스를 해서 보상해 주었어야 했다.

소탐대실이다. 배포가 크지 않다. 작은 이익을 추구하다 큰 것을 놓쳤다. 쪼잔한 것이다. 사업을 15년 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고객이 생각한 것보다 더 주었어야 했다. 그래야 고객이 감동한다. 부처님 가르침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부처님 가르침은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2022-09-2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