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지난 철쭉이 철없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바람 한번 불자
그야말로 추풍낙엽이다.
여기는 광명시 도덕산이다.
단풍이 불탄다.
시뻘겋게 불이 붙었다.
불타는 단풍에서 찬란한 슬픔을 본다.
11월이 지나면 지고말 것을.
철쭉꽃이 피었다.
11월의 철쭉이다.
철지난 철쭉이 철없이 피었다.
기상이변인가 변고의 징조인가.
허리아픈 환자처럼 걸었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내딛었다.
밟히는 낙엽이 푸석거린다.
11월은 조락의 계절이다.
도덕산 정상에 올랐다.
저기 저 멀리 관악산이 보인다.
저 남녁에는 수리산이 보인다.
단풍이 지건말건 저 산은 그대로 있다.
붉은 단풍에서 찬란한 슬픔을 본다.
지고 말 단풍이다.
내년을 기약한다.
한번 간 사람은 오지 않네.
2022-11-12
담마다사 이병욱
'나에게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창 밖에는 눈이 (0) | 2022.12.06 |
---|---|
현실을 외면하는 미학(美學)은 (0) | 2022.11.13 |
도인은 평범한 일상에서 (0) | 2022.11.10 |
꼰대보다 학인이 되고자 (0) | 2022.11.04 |
타인은 나를 비추어 보는 거울 (0) | 2022.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