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커피를 마실지 차를 마실지 묻는다면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2. 16. 07:29

커피를 마실지 차를 마실지 묻는다면

커피를 마실까 차를 마실까? 흔히 이렇게 말한다. 이때 차의 의미는 무엇일까? 스리랑카에 와보니 그 의미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순례팀은 고원지대에 왔다. 보이는 것은 온통 차밭뿐이다. 비탈진 경사에도 차가 있고 심지어 도로 가로에도 차나무가 가로수담당역할을 하고 있다.

담로(Damro)라는 차제조회사에 왔다. 차를 생산도 하고 판매도 하는 곳이다. 수제차가 아닌 공장차를 만드는 곳이다. 마치 공산품을 생산해 내듯이 차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차공장을 견학했다. 피부가 거므스름하고 키가 작은 스리랑카 여인이 안내를 맡았다. 차가 생산되는 모든 공정을 보여 주었다. 차 잎이 투입되어서 건조되고 가공단계를 거쳐서 생산되는데 컨베이어 시스템이다. 전자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것과 똑같다.

갖가지 종류의 차가 있다. 이는 갖가지 맛이 나는 차가 있음을 말한다. 모두 서양사람들 취향에 맞게 개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우롱티도 있었다. 전에 마셔본 경험이 있다.

오전에 커피를 마시고 오후에는 차를 마신다. 커피는 원두를 절구질하여 마신다. 이를 절구커피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차는 이것저것 마신다. 녹차, 보이차, 감잎차 등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마신다. 그러나 홍차는 생소하다.

커피와 차에 대한 지식이 짧다. 특히 차에 대해서 그렇다. 그러다보니 커피를 더 선호한다. 그러나 차맛을 알게 되면 차를 더 많이 마시게 될 것 같다. 그 가능성을 이번 순례에서 보았다.

스리랑카에서는 커피보다 차인 것 같다. 가는 곳마다 차가 나온다. 그런데 차 맛이 커피 맛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커피와 차가 잘 구분 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디 녹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는 사람 있을까?

홍차는 커피와 비슷한 것 같다. 한국에서 마시는 녹차와 완전히 다른 맛이다. 어떨 때는 이것이 커피인지 차인지 잘 인식이 안될 때가 있다. 그래서 차가 나오면 커피 마시듯 마셨다.

차공장 견학을 마치고 시음 시간을 가졌다. 모든 차를 다 마셔 볼 수 없다. 그 중에 하나를 마셨다. 차를 마신다기 보다는 커피를 마시는 것 같았다.

스리랑카에서는 틈만 나면 차를 마시는 것 같다. 식사하기 전에도 차를 마시고 식사 후에도 마신다 잠시 휴식할 때도 차를 마신다.

커피를 마실 것인지 차를 마실 것인지 물어 본다. 이럴 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런데 이런 질문은 서양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임을 알았다. 맛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서양에서 차는 녹차가 아니라 홍차개념이다.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실론티를 말한다. 그럼에도 동아시아 사람에게 커피를 마실 것인지 차를 마실 것인지 묻는다면 이것은 서양중심의 사고방식이라고 본다.

여행을 하다 보면 장사하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물건을 보이면서 관심을 유도한다. 일단 관심을 보이면 사지 않을 수 없다. 차 공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장견학도 하고 시음도 했으니 차를 사고자 했다.

어떤 차를 사야할까? 수많은 차 중에서도 우롱티도 있다. 전에 대만에서 생산된 것을 마셔본 적이 있다. 우롱티를 주문했다.

우롱티는 큰 원형 통으로 세 개가 세트로 된 것이다. 한통에 100그램이다. 세 통이니 300그램이다. 가격은 5,700루피이다. 달러로는 12불이고, 원화로는 16,000원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매우 싸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면 돈을 물쓰듯 하는 것 같다. 필요에 따라 사는 것도 있을 것이다. 선물용으로도 살 것이다. 그러나 충동구매도 많다. 국내에서 돈을 쓰면 낙수효과가 있지만 해외에서 돈을 쓰면 국부유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만 산다.

2022-12-1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