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갈레포트에서 본 식민지 유산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2. 20. 18:50
갈레포트에서 본 식민지 유산

 

갈레(Galle), 해상 교통의 요충지이다. 갈레를 점령하면 인도양의 지배자가 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일까 대항해시대 이후에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다.
갈레는 스리랑카 남단에 있다. 거의 최남단에 있어서 인도양의 중앙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 땅은 주인이 자주 바뀌었다.
처음에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들어 왔다. 그 다음에는 네덜란드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국 사람들이 왔다. 무려 500년가량 이민족의 지배를 받았다. 그 역사적 현장이 갈레포트이다.
갈레포트는 성곽으로 이루어져 있다. 돌출지형으로 되어 있어서 출입성문만 막으면 난공불락의 요새가 된다.
갈레포트의 상징은 커다란 시계탑과 등대일 것이다. 그 옛날 식민지배 시절 시계탑과 등대는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해상 제국주의 시대의 잔재를 보는 것 같다.
갈레포트에 커다란 대포가 있다. 모두 바다로 향하고 있다. 갈레포트만 수호하면 스리랑카를 수중에 넣을 수 있고 인도도 넘볼 수 있을 것이다. 스리랑카 사람들에게는 치욕의 역사 현장이라고 말할수 있다.
혜월스님에 따르면, 스리랑카에는 차이나타운이 없다고 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스리랑카 문화의 자존심과 관련이 있다. 수백년 간의 식민지배를 받았어도 민족 정체성을 잃어 버리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한 한가지 예로 흰 옷 입은 재가불교인을 들었다.
오늘날 스리랑카에서 메인 종교는 불교이다. 전국민의 70프로가 불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다.
영국 식민지 시절 교회에 다니지 않으면 공무원이 될 수 없었다. 그들은 스리랑카 사람들을 기독교로 개종하고자 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사람들은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독립하자마자 정체성을 회복했다. 사원에는 흰 옷 입은 재가자로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36년 지배를 받았다. 그 결과 전통문화는 파괴 되었다. 여기에 문명의 종교라고 하여 기독교를 받아들이자 기성종교는 초토화 되었다. 민족 정체성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오늘날 초라한 한국불교의 위상을 보면 알수있다.
스리랑카는 수백년 외세 지배를 받았다. 16세기에 포르투갈, 17세기에 네덜란드, 그리고 18세기부터는 영국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정신적 흔적을 말한다.
스리랑카불교는 2천3백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제3차 결집으로 공인된 불교전통을 훼손없이 지켜 왔다. 그 결과 오늘날 세계불교 중심이 되었다. 이러한 불교전통이 외세로부터 이겨내는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무력으로 정복당했지만 정신은 정복당하지 않은 것이다.
2022-12-1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