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올해 나의 십대뉴스는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2. 31. 16:07

올해 나의 십대뉴스는


올 한해 나의 십대뉴스는 무엇일까? 어느 계정을 보고 자극받았다. 자신과 가족에게서 일어난 십대뉴스를 발표한 것이다. 모두 긍정적 뉴스이다. 이에 나도 발표하겠다고 댓글 달았다.

뉴스를 기피한지 오래 되었다. 3월 그날 이후 공중파 방송을 비롯하여, 종편채널, 뉴스채널을 일체 보지 않는다. 대신 영화채널과 교육방송채널에 가 있다.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 몰랐다. 앞으로 5년 갈 것 같다.

뉴스를 기피하니 십대뉴스를 모른다. 십대뉴스는 알아도 그만이고 몰라도 그만이다. 선택적 뉴스에 놀아날 필요 없다. 선택적 뉴스에 흥분할 필요 없다.

그들이 선택적 뉴스를 내보내듯이 나도 뉴스를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뉴스를 보아서 번뇌가 일어나느니 차라리 뉴스를 회피하여 번뇌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낫다.

올 한해 나에게 일어난 십대뉴스를 생각해 보았다. 지극히 개인사적 일이다. 선정하기는 어렵지 않다. 블로그에 다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국민연금 수령개시
2)
코로나극복
3)
블로그 누적조회 800만명 돌파
4)
파다나경 외우기
5)
수행체계확립
6)
맛지마니까야 완독
7)
생활속의 명상수행 회향
8)
스리랑카 성지순례
9)
책만들기 79권돌파
10)
아들7급승진

일년 365일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매일매일 글을 쓰는 입장에서 하루하루가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영광된 날도 있고 치욕의 날도 있다. 자랑할만한 것도 기록해 놓았고 불리한 것도 기록해 놓았다. 성찰을 통해서 발전이 있기 때문이다.

 


1.
국민연금 수령개시

올해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되었다. 1987년부터 2021년까지 부은 것이다. 직장생활은 1985년부터 했지만 무려 34년 부었다. 그러나 여전히 불만이다.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국민연금과 비교했을 때 반토막이다. 더구나 개인사업자로 일한 17년은 100프로 자부담이었다. 그럼에도 비빌언덕이 있는 것 같아 안심이다.

2.
코로나극복

올해 4월 코로나에 걸렸다. 그것도 세게 걸렸다. 인후통으로 인해서 지옥을 경험했다. 그러나 약이 좋아서 그런지 며칠만에 극복했다.

코로나를 세게 걸려서그런지 항체도 세게 형성된 것 같다. 이후 코로나 걱정에서 해방되었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 걸린 것에 대해서 코로나 극복이라고 말한다.

3.
블로그 누적조회 800만명 돌파

블로그는 나의 삶 자체이다. 2006년에 최초로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매일매일 글을 쓰다보니 글이 엄청나게 누적되었다.

지금까지 작성된 글은 7,000개 가까이 된다. 그러다 보니 올해 7 20일 블로그 개설이래 누적조회수가 800만명을 돌파했다. 2020 6월에 7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년만이다.

아직까지 불교계에서 누적조회수 800만명을 능가하는 블로그를 보지 못했다. 이렇게 본다면 나는 매년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셈이 된다.

4.
파다나경 외우기

수타니파타에 빠다나경이 있다. 우리말로는 정진의 경(Sn.3.2)이라고 한다. 이 경을 모두 외웠다. 66일 걸렸다.

이제까지 수많은 빠알리경을 외웠다. 빠다나경 외우기가 가장 힘들었다. 그것은 게송이 무려 25개나 되었기 때문이다. 부처님 승리에 대한 게송이다. 부처님이 성도과정에서 마군과 싸워 이긴 승리의 게송을 말한다.

5.
수행체계확립

수행을 일상화 하고자 한다. 수행을 생활화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일 30분이상 의무적으로 좌선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조건 앉아 있는다고 해서 수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비수행을 필요로 한다.

예비수행 개념으로 행선이 있다. 그러나 마하시전통에서는 행선에 대하여 좌선과 동등하게 여긴다. 좌선을 한시간 하면 행선을 반드시 한시간 해야 한다. 행선에서 집중된 힘을 좌선으로 가져 가고자 했을 때, 행선을 예비수행 개념으로 보고 있다.

행선할 때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암송을 해야 한다. 경을 암송하면 자연스럽게 집중이 되는데 이 집중을 행선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행선에서 형성된 집중은 좌선으로 가져가면 된다.

내가 올해 발견한 나만의 수행법이 있다. 암송을 해서 형성된 집중을 행선으로 가져가고, 행선에서 형성된 집중을 좌선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니 효과가 있었다. 이를 수행체계확립이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나만의 수행방법이다.

6.
맛지마니까야 완독

니까야읽기를 하고 있다. 이전에는 필요한 부분만 읽었다. 지난 십여년 그렇게 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이러한 경전에 대한 태도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정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교정 작업에 참여했다. 그 동안 교정 본 것은 자타카, 청정도론, 앙굿따라니까야 합본, 테라가타, 테리가타, 율장부기이다.

교정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경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각주에 있는 내용도 빠짐없이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한 실천으로서 먼저 맛지마니까야부터 보기로 했다.

맛지마니까야를 본지 6개월만에 완독했다. 머리맡에 놓고 보았다. 지금은 디가니까야를 보고 있다. 앞으로 사부니까야 뿐만 아니라 법구경, 수타니파타 등 출간된 경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려고 한다. 진도와 무관하게 새기며 읽는 것이다. 평생 해야할 일이다.

7.
생활속의 명상수행 회향

니까야 공부모임이 있다. 이를 '금요니까야모임'이라고 한다. 전재성 선생과 함께하는 모임이다. 고양시 삼송역 부근에 있는 삼송테크노밸리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서고에서 열린다.

모임은 2017 2월달부터 시작되었다. 교재는 앙굿따라니까야 엔솔로지 '생활속의 명상수행'이다. 마침내 올해 11월에 다 보게 되었다. 6년 만에 다 본 것이다.

모임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리고 후기를 남겼다. 내년 1 27일부터는 새로운 교재로 새로운 모임이 시작된다.

8.
스리랑카 성지순례

올해 12월 꿈에 그리던 스리랑카 순례를 다녀 왔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9
년 크리스마스날에 스리랑카 순례 출발하는 날이었다. 그날 떠나는 날 새벽에 장인이 돌아가셔서 무산되었다.

코로나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3년만에 다녀오게 되었다. 1월부터는 순례기를 쓸 예정이다. 일부는 미주현대불교에 연재된다.

9.
책만들기 79권돌파

책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출간하는 것은 아니다. pdf파일을 만들어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현재 79권까지 만들었다.

올해는 36권 만들었다. 매달 5권씩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달성되지 않았다. 이제 2014년 쓴 것까지 만들었다. 아직 갈길이 멀다.

책은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만든다. 가장 힘든 것은 서문을 쓰는 것이다. 여행기처럼 사진이 많은 것은 편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년에는 누적 100권 이상을 목표로 한다.

10.
아들 7급승진

이런 것도 십대뉴스가 되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 계정을 보니 가족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길레 넣어 보았다.

어제 성도절은 나의 음력 생일날이었다. 서울에서 원룸에 사는 아들이 왔다. 직장을 퇴근하고 저녁 8시에 도착했다. 이에 아내는 생일상 준비를 했다.

아내는 남편생일보다는 아들을 더 챙기는 듯했다. 돼지고기 수육을 만들고 소고기전골을 만들었다. 와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준비했다. 삼합으로 먹기 위해서 홍어회도 준비했다.

두 시간 동안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추석이후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들은 생일 선물로 봉투를 주었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본래 부모나 스님이 선물을 받을 때는 '고맙다'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당연히 받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름 준비했으므로 고맙다고 한 것이다.

봉투에는 5만원짜리 네 장이 들어 있었다. 두 장을 아내에게 건네 주었다. 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돈은 좋아한다. 선물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들은 이번에 7급으로 승진했다. 9급 말단으로 들어간지 만 5년만이다. 승진하면 자리를 옮겨야한다. 본청도 있고 이십여개의 구도 있다. 1순위로 지원한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

아들은 밤늦게 원룸으로 돌아갔다.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염려했다. 지금은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올해 십대뉴스를 뽑아 보았다. 한존재의 개인사에 대한 것이다. 나라에 십대뉴스가 있다면 개인에게도 십대뉴스가 있을 것이다.

올 한해 열심히 뛰었다.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것이 있다.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내년에는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2022-12-31
담마다사 이병욱

 

'진흙속의연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술이 있으면 굶지 않는다  (0) 2023.01.05
나는 여전히 현역이고 싶다  (0) 2023.01.04
올해 끝자락에서  (0) 2022.12.31
커피를 선물받았는데  (0) 2022.12.28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것들  (0) 2022.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