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콜롬보 시내 투어, 스리랑카 성지순례기5 강가라마야 사원

담마다사 이병욱 2023. 1. 3. 11:37

콜롬보 시내 투어, 스리랑카 성지순례기5 강가라마야 사원

 

 

콜롬보 시내에 도착했다. 호텔을 잡아야 했다. 하루밤 머물다 떠날 것이기 때문에 고급호텔은 필요치 않았다. 콜롬보 중심지에 있는 콜롬보시티호텔에 짐을 풀었다. 비용은 35불로 저렴하다. 외국인이라서 비용을 좀더 지불했다.

 

 

콜롬보시티호텔은 여행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가 이용하기에 적합한 것 같다. 시설은 오래되고 낡은 듯한 느낌이 있지만 방은 넓고 깨끗했다. 창 밖에는 콜롬보 랜드마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고층의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우뚝 솟아 있다. 푸른 숲 저 너머에는 힐튼호텔이 보인다. 콜롬보 마천루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호텔은 콜롬보에서 가장 중심지에 해당되는 포트에 자리잡고 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된다. 오후에 시간이 남아서 주변을 산책해 보기로 했다. 간단히 주변만 보고 되돌아 올 작정이었다. 먼저 등대가 있는 곳을 보고자 했다. 20221211일 오후의 일이다.

 

 

등대구경을 하다가 툭툭을 타게 되었다. 호객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뜻하지 않게 콜롬보 관광명소 이곳저곳을 둘러 보게 되었다. 그야말로 주마간산격이다. 불과 2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열 곳 이상을 본 것 같다. 그 중에 사원이 없지 않을 수 없다.

 


두 곳의 사원을 찾았다. 스리랑카 관광 책자에서 볼 수 있는 시마말라까(Seema Malaka) 사원과 강가라마(Gangaramaya) 사원을 말한다. 스리랑카 순례 마지막날 보려고 했으나 생각지 않게 먼저 보게 되었다.

 


성지에 가면 신발을 벗어야 한다. 양말도 벗어야 한다. 두 사원에 들어갈 때도 그랬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 갔다. 전통사원이라기 보다는 관광용 사원처럼 보였다. 전세계 불교를 한 곳에 모아 놓은 것 같았다. 갖가지 전통의 불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먼저 시마말라까 사원을 갔다.

 


시마말라까 사원은 물 위에 있다. 콜롬보 중심가 마천루가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호수와 함께 최상의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이 사원은 강가라마야 사원의 일부이다. 강가라마야 사원은 19세기에 건립되었다.

 

 

시마말라까 사원은 마치 불교백화점 같다. 왜 그런가? 전세계 각국의 불상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불상도 있고 태국불상도 있고 미얀마불상도 있다. 그러나 한국불상은 보이지 않는다.

 

 

호수사원에는 중국식 관세음보살상도 있다. 또한 힌두교 신상도 있다. 이렇게 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종교화합을 위해서 한 것일까? 마치 모든 사람들을 다 포괄하겠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이렇게 본다면 이곳 시마말라까 사원이야말로 종교화합의 장이 되는 것 같다.

 

 

이곳은 스리랑카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스리랑카 불상을 보아야 진짜 스리랑카에 온 것 같아 보인다. 호수사원 한켠에 보리수가 있는데 그 가운데 스리랑카 스타일의 불상이 있었다. 가지가 척척 늘어진 커다란 보리수 앞 금강좌에 앉아 있는 불상이다.

 

 

스리랑카 불상은 특징이 있다. 거의 대부분 사마디형불상이다. 이는 보리수 앞 금강좌에 있는 불상은 눈을 감고 있는 삼매형불상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룰 때 삼매에 든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마디형 불상은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모습의 불상처럼 보인다.

 

 

호수사원을 주마간산격으로 둘러 보았다.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다. 다음 행선지는 강가라마 사원이다. 호수사원 바로 근처에 있다.

 


강가라마 사원에는 볼거리가 많다. 강가라마 사원 역시 불교백화점 같다. 여기에서도 힌두신상은 빠지지 않는다. 시바신, 비쉬누신, 가네샤신 등 갖가지 신상이 있다.

 

불교사원에 왜 힌두신상이 있는 것일까? 그것은 종교화합의 차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신앙의 차원으로도 이해된다. 스리랑카에는 힌두교 신자도 많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 산신각이나 칠성각에 모셔져 있는 조형물 같은 인상이다. 힌두신상은 어쩌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강가라마 사원은 엄연히 역사가 있는 사원이다. 19세기에 건립되었기 때문이다.

 

 

강가라마 사원에 커다란 보리수가 있다. 건물 안에 이렇게 커다란 보리수가 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것 같다. 보리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둘레가 열 명의 사람이 팔을 벌려서 서로 손을 맞잡을 정도로 큰 것이다.

 

 

보리수는 마치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 같다. 그것은 수많은 가지와 뿌리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리수 주변을 돈다. 그것도 성수를 들고 도는 것이다. 성수를 두 손에 공손히 들고 보리수 뿌리에 조금씩 뿌려 주는 것이다.

 

스리랑카는 보리수 신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불탑신앙도 있지만 보리수 신앙이 우선인 것 같다. 이에 비하여 불상은 보리수 보다 덜한 것 같다. 불상은 단지 보리수를 장식하는 용도에 지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스리랑카 불교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언젠가 어느 외국 비구가 스리랑카 웨삭에 참여한 것에 대하여 글을 올렸다. 풍부한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스투파와 보리수(사실상 모든 사원에 하얀 스투파와 보리수가 있다)에 꽃 공양을 하거나 작은 오일그릇에 불이 켜진 그릇을 들고 보리수 주위를 돌기도 하였다.”라는 글을 남겼다.

 

강가라마 사원에도 불탑이 있고 보리수가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다. 마치 불교박물관과 같고, 마치 종교박물관과 같아서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로 넘쳐 나지만 보리수에 성수를 붓는 것만 못한 것 같다.

 

 

보리수를 세 바퀴 돌았다. 성수를 두 손으로 공손히 들고 밑둥 부위에 조금씩 부어 주었다. 마치 내가 스리랑카 불자가 된 듯한 느낌이 되었다. 이 순간만큼은 경건하고 성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순례자라면 강가라마 사원에서 성수를 들고 보리수 물주기를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툭툭을 타고 짧은 시간에 주마간산식으로 둘러 보았다. 비용은 2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툭툭 운전기사는 최선을 다한다. 나중에는 보석가게와 차를 파는 가게로 데려 갔다. 일종의 커넥션이 있는 것 같다. 예의상 따라 갔으나 구매는 하지 않았다. 툭툭기사는 잘 안내해 주었다. 팁을 포함해서 모두 6불 주었다.

 

 

거리는 툭툭으로 넘쳐난다. 관광객이 발견되면 타라고 한다. 관광안내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러고 보니 스리랑카에는 이렇다 할 산업기반이 없다. 제조업 기반의 나라가 아닌 것이다. 관광수입에 의존성이 높은 나라라고 볼 수 있다.

 


스리랑카는 유럽사람들이 휴양지로서 자주 찾는 곳이다. 적도에 가깝지만 기후는 온화하다. 놀랍게도 연평균 기온이 30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도 그랬다. 마치 초여름 날씨 같다. 그늘에만 들어가면 선선하다.

 


열대야 공포가 있다. 여름만 되면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 그런데 이곳 스리랑카에는 열대야가 없다는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지금 이맘때 열대야가 약하게 있었다. 지금이 건기 때문일까? 연중 30도 이내이고 밤에 열대야가 없다면 천국과 같은 최상의 날씨가 될 것이다. 더구나 내륙고지대는 선선해서 더운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조건이 유럽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 같다.

 


콜롬보는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너무 덥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쾌적한 날씨이다. 여기에 열대에서나 볼 수 있는 야자나무 등 갖가지 종류의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어떤 나무에서는 손바닥만한 흰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나무 잎파리는 두껍고 윤기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보리수이다.

 





2022-12-1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