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미얀마 수행도반들과 담마토크 했는데

담마다사 이병욱 2023. 1. 13. 08:48

미얀마 수행도반들과 담마토크 했는데


수행자들과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축복경에서는 인내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Stn.265)라고 했다.

어제 밤에 중곡동에 갔다. 노법사가 사는 집에 초대받았다. 이학종 선생이 전화를 해서 가게 되었다. 미얀마에서 함께 수행했던 도반들이 모인다고 했다. 흔쾌히 동의하고 차를 몰았다.

 


모인지 일년이 넘었다. 재작년 12월에 한번 모였다. 그러고 보니 햇수로 2년만에 모였다. 김기성 선생도 있었다. 김도이 선생 집에서 네 명이서 담마토크가 있었다.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저녁 8 15분에 도착해서 새벽 0 15분까지 3시간 이야기했다.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밤새도록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친구이든 지인이든 만나면 술을 마시게 된다. 술이 대화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술 잘 마시는 사람이 대화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그런데 취하면 취할수록 횡설수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유상종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비슷한 성향끼리 어울린다. 술 좋아하는 사람은 술 좋아 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린다. 담마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은 담마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린다.

어떤 모임이든지 시간을 잡아 먹는다. 술 모임에서 횡설수설했다면 남는 것이 없다. 그러나 담마토크했을 때 나눈 얘기는 여운이 남는다. 어제가 그랬다.

법담을 하다보면 체험을 얘기하게 된다. 먼저 경험한 사람은 알고 있다. 자연스럽게 점검이 된다. 또한 분발하는 요인이 된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나도 그런 체험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김도이 선생은 나이가 많다. 여든이 넘었다. 그럼에도 수행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매일 행선과 좌선을 한다. 2009년 이후 매년 겨울만 되면 미얀마에 선원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것도 늦은 나이에 수행을 한 것이다.

김도이 선생에게 행선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행선을 해서 생멸의 지혜와 무너짐의 지혜가 계발될 수 있는지 물어 본 것이다. 찰나삼매로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에 물어 본 것이다. 가능하다고 했다. 행선을 할 때 집중이 이루어지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사라짐이 있다는 것이다.

종종 수행자들과 대화할 때가 있다. 수행담을 들어보면 위빠사나 16단계 지혜를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텍스트에서나 봤던 것을 실제로 경험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언제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니밋따(光明)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 나를 제외하고 체험이 있었다. 매우 강렬한 체험도 있었고 유사한 체험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즐기면 안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빛을 즐기면 수행이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수행에 경계가 있다. 이를 낄레사라고 하는데 장애 또는 번뇌라고 하는 것이다. 수행 중에 빛을 보는 것과 같은 열 가지 장애가 있다. 이를 도비도지견청정이라 한다. 도와 도 아닌 것에 대한 앎과 봄이다.

니밋따는 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니밋따가 떴을 때 깨달은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종교인은 이를 대단한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이를 장애로 본다. 니밋따에 머물러 있을 때 수행의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니밋따를 한번 체험했으면 좋겠다.

니밋따를 중시하는 수행처도 있다. 선정을 중시하는 수행센터를 말한다. 일단 니밋따가 떠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빠사나 스승에 따르면 니밋따 등과 같은 열 가지 현상이 발생 했을 때 빨리 빠져 나와야 된다고 말한다. 니밋따를 수행장애로 보아서 무상, , 무아로 관찰하라는 것이다.

니밋따는 열심히 정진하는 사람에게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분발하는 요인이 된다. 청정도론에 따르면, 니밋따는 열심히 수행정진하는 양가의 자제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이지 일반사람에게는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담마에 대해서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자정이 넘었으므로 귀가해야 했다. 차를 가져갔으므로 문제 없었다. 갈 때는 1시간 넘게 걸렸으나 새벽에 귀가할 때는 40분대였다.

다음에 또 만나기로 했다. 다음달 2 11일 조계사에서 만난다. 불광미디어에서 주최하는 붓다 빅 퀘스천에 이학종 선생이 연사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수행자들을 만나서 담마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존경하는 것과 겸손한 것,
만족과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때에 맞추어 가르침을 듣는 것,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Stn.264)

인내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Stn.265)


2023-01-1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