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근불가원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3. 4. 12. 13:45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

 


축복받은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날씨는 쾌청하다. 햇살은 따스하고 바람은 부드럽다.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나무가지에서는 새 잎이 나서 신록이 시작되었다.

연두색 계절이 되었다. 대지는 생명으로 가득하다. 안양천변에는 보라꽃 향연이 펼쳐졌다. 양안에는 비올렛 빛깔로 가득하다. 이렇게 축복 받은 날에 하나의 폭력을 접했다.

폭력이란 무엇인가? 신체적으로 타격을 가하는 것만이 폭력은 아닐 것이다. 폭력에는 언어폭력도 있다. 거친말을 하고 중상모략을 하면 언어폭력이 된다. 안양천변에 걸려 있는 어느 정당의 현수막도 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수막에는 자극적인 글씨가 써 있다. 어쩌면 폭력적 글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는 "윤석열 한미일 동맹 완성"이라는 문구를 말한다. 이 문구를 접했을 때 분노가 치밀었다. 자연스럽게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이 시점에서 왠 한미일 동맹인가? 동맹해서 어쩌겠다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전쟁하자는 말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한미일이 동맹이 되면 북한과 중국은 어떻게 되는 건가? 그들과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한미일 동맹 현수막은 안양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지정된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곳저곳 아무 곳에나 곳곳에 붙어 있다. 불법 게시물로 보인다. 이렇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것을 아무 곳에나 걸어 놓아도 되는 것일까? 대체 뭐하자는 건가?

플레카드를 보니 하단에 작은 글씨가 있다. 정당법 37조에 근거한 현수막이기 때문에 함부로 철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수막을 내건 주체 자유통일당에 전화 걸어 보았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안양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설치에 대한 것은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안양시에 물어 보라고 한다.

 


생명이 충만된 연두빛의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에 하나의 현수막으로 인해서 기분이 잡쳤다.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

2023-04-1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