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불교환경연대에서 주먹밥을

담마다사 이병욱 2023. 5. 21. 14:21

불교환경연대에서 주먹밥을

 


아내가 물었다. "그 사람 친한 사이에요?"라고 물었다. 이에 "처음 본 사람이야." 이렇게 말하자 놀라는 듯 했다.

이해모 불교환경연대 기획실장을 만났다. 5.18 묘역 입구에서 주먹밥 나누어주기 행사를 하고 있었다. 푸른 조끼를 입은 회원이 여러명 있었다.

 


탐방자들은 주먹밥이 있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가족단위로 아이들이 많다. 광주시 동구청에서 운영하는 5.18 사적지 탐방팀이다.

 


불교환경연대가 5.18 묘역에서 주먹밥나누기 행사한다는 것을 알았다. 페북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오후 2시까지라고 했다. 사적지탐방 전세버스는 2시 이후에 도착한다. 만날 가능성이 없다. 그런데 만났다. 오후 2시 넘어서까지 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장에 도착하자 이런 소리를 들었다. "이제 행사 마무리 합니다. 어서 가져 가세요."라고 말했다. 푸른 조끼를 입은 여러 사람들이 봉사하고 있었다. 불교환경연대라고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 중에는 흰 수염을 멋지게 기른 스님도 있었다.

 


C코스 탐방팀에서는 주먹밥을 주기로 했다. 아마 전남대 사적지 입구에서 줄려고 했던 것 같다. 약간 출출할 때 줄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5.18묘역에서 뜻하지 않게 주먹밥을 받게 되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주먹밥을 가져  갔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기 때문에 다급했다. 마침내 주먹밥 한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주먹밥을 그 자리에서 먹었다. 점심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꿀맛이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났다. 단무지도 섞여 있었다. 깨도 발라 있었다. 주먹밥이 이렇게 맛 있을 줄 몰랐다.

광주민중항쟁은 주먹밥을 떼어 놓을 수 없다. 주먹밥은 대동세상의 상징이다. 시장에서 상인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들에게 주었다. 아낙은 주먹밥을 만들었고 남자들은 총을 들고 싸웠다.

광주민중항쟁은 두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그것은 민주와 대동이다. 그때 사람들은 민주의 세상이 되기를 원했다. 그리고 모두가 평등한 대동세상이 되기를 원했다. 특히 대동세상은 주먹밥으로 상징된다.

5.18은 폭동일까? 아직까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5.18이 폭동이었다면 살인, 약탈, 방화가 난무했을 것이다. 미국 엘에이(L.A)폭동을 연상하면 된다.

5.18기간 동안 단 한건의 살인, 약탈, 방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제대로 보도 하지 않는 언론사 빌딩이 불탔을 뿐이다. 그 대신 광주시민들은 대동단결했다. 주먹밥을 나누어 주면서 살았던 것이다.

주먹밥은 광주를 상징한다. 놀랍게도 주먹밥을 5.18묘역에서 볼 수 있었다. 그것도 불교환경연대에서 만든 것이다. 수많은 단체가 있지만 불교계에서 주먹밥 행사를 한 것이다. 거기에 이해모 운영팀장이 있었던 것이다!

이해모 실장과 악수를 했다. 한번도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우리는 이미 구면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었다. 사진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여성 자원봉사자에게 의뢰하여 사진을 남겼다. 이제까지 찍은 사진 중에 제일 잘 찍은 것 같다.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활용해야 겠다.

어제는 당일치기로 김동수열사 추모제와 5.18 사적지 탐방을 다녀 왔다. 고속버스로 귀가 길에 3시간 걸려 글을 작성했다. 글의 제목은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https://bolee591.tistory.com/m/16162115)'(2023-05-20)이다. 이런 글을 남기는 것도 기억되는 역사 만들기에 도움 될 것이다.

지금은 5.18주간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광주에 가 보아야 한다. 그리고 5.18묘역을 참배해야 한다.

 


5.18정신이 헌법전문에 들어가기를 기대한다. 대통령 후보들도 공약한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뭐라 하든 말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이다. 이해모 불교환경연대 실장 같은 사람이다. 주먹밥을 인연으로 만났다. 초면이었지만 구면처럼 반가웠다.

 


2023-05-2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