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나는 아직도 현역

담마다사 이병욱 2023. 5. 26. 07:20

나는 아직도 현역

 


오늘 종합소득세를 냈다. 매년 5월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내는 것이다. 올해로 15년째가 되었다.

세금은 많지 않다. 간신히 두 자리를 넘겼다. 동시에 지방세도 냈다. 국세의 10프로에 달한다. 작년 사업소득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올해 농사를 다 지은 기분이다.

세금을 많이 내면 낼수록 벌이가 괜찮은 것이다. 사업 첫해 종합소득세를 내지 못했다. 세금 낼 만한 이익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월이 참으로 빨리 흘러 가는 것 같다. 작년 이맘 때 세무회계사무소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의뢰했는데 벌써 돌아 온 것이다. 사무소 담당 여직원에게 매년 똑같은 문자를 보낸다. "벌써 종합소득세 신고철이 되었네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메세지를 보낸다. 십년 이상 반복되는 것이다.

부기를 작성하지 않는다. 일인사업자이고 소득이 많지 않아서 작성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직원이 있는 사업체라면 작성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 세무회계사무소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매월 일정금액을 지불하며 관리하는 것이다.

 


일인사업자의 경우 일년에 딱 한번만 사무소를 이용한다. 그 비용으로 11만원을 지불한다. 십년이상 이렇게 해 왔다.

종합소득세 신고는 복잡하다. 사업 초창기 때 혼자 힘으로 신고하고자 했다. 너무 복잡해서 그만 두었다. 그대신 세무회계사 사무소를 활용하고 있다. 놀랍게도 절세가 된다. 내가 모르는 절세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할까? 분명한 사실은 이 일에 정년이 없다는 것이다. 고객이 다 떨어져 나가면 자연스럽게 그만 둘 것이다. 그럼에도 일감은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진다. 그러나 간신히 유지할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세금 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요즘 유튜브에서 은퇴 후 이야기를 보고 있다. 황태 이야기도 있다. 황당한 은퇴를 말한다. 사말오초에 겪는 강제 은퇴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것이 아니기에 40대 말이나 50대 초가 되면 직장에서 퇴출되는 것을 말한다.

황퇴당하면 무엇을 해먹고 살아야 할까? 스펙이 지나치게 좋으면 경비로도 채용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은 경비직도 치열하다고 한다. 또한 고학력경력자들은 운전직으로도 진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이민자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고학력자들이 이민 가서 닥치는 대로 일하는 것을 보았다.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부부가 둘이서 일하는 것이다. 그런데 죽도록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일하고 늙어서까지 일한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노후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본다. 정년후 또는 은퇴후 노년에 대한 삶이다. 몇 가지 공통된 이야기가 있다. 노후에는 돈, 건강, 자녀라는 3대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정적 연금을 확보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녀리스크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산을 자녀에게 미리 주지 말아야 된다고 말한다. 이른바 자녀리스크 관리를 잘해야 된다는 것이다.

자녀리스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재산과 관련있다. 자녀에게 재산을 모두 넘겼을 때 노년이 힘들어질 수 있음을 말한다. 자녀에게 과도한 학비를 지불하거나 자녀에게 사업자금을 대주었을 때 자녀리스크가 발생된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은 기회가 많다. 실패 해도 재기할 수 있다. 그러나 노년이 되면 기회가 없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지켜 내야 함을 말한다.

40대 중반에 황퇴당했다. 이후 개인사업자로 살고 있다. 직장 다닐 때는 1-2년이 멀다하고 옮겨 다녔다.

개인사업을 하고 나서부터는 옮겨 다닐 이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한 임대사무실에서만 내리 16년 째 있다. 그 결과 수많은 글을 썼다.

매년 그 모양이다. 전 해도 그랬고 그 전 해도 그랬다. 내년도 그럴 것이다. 어쩌면 변화가 없는 것이 다행인지 모른다.

정년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도 육체적 일보다는 나은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일감이 있을 때 삶에 활력이 있다. 마치 농부가 밭에 나가 호미를 잡는 것과 같다. 수천, 수만번 클릭하는 것이 밭에서 호미질 하는 것 같다. 이렇게 해서 벌어 먹고 산다. 올해도 종합소득세를 조금이나마 냈다. 나는 아직도 현역이다.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2023-05-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