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스님에게 등 하나 달고

담마다사 이병욱 2023. 5. 27. 19:08

스님에게 등 하나 달고

 


오늘 부처님오신날이다. 스님께 등 하나 달았다. 두 분 스님께 달았다.

오늘 새벽 잠에서 깨어 스마트폰을 열어 보았다. 카톡이 하나 와 있었다. M스님이다. 2017년 불교개혁운동 할 때 그 스님이다.

스님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대체로 부정적이다. 계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 종단소속이 아닌 것을 두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계행이 어떤지는 겪어 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종단개혁운동 할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스님에 대하여 미안한 것도 있다. 다른 사람 말만 듣고서 계행이 형편없는 스님으로 간주했다. 그래서 카톡방에서 추방하고자 했다. 거기에 선두에 섰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고 창피할 뿐이다.

스님은 뚜렷한 거처가 없는 것 같다. 개혁운동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살아 가는 것 같다. 뜬금없이 카톡방을 만들기도 한다. 그 숫자가 수백명이다. 국회의원 등 명사들도 많다. 허락도 받지 않고 긁어 온 것 같다. 그 결과 퇴장이 줄을 잇는다.

스님은 염치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카톡을 보낸다.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알 수 없다. 아마 스팸성 문자일 것이다. 카톡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본래부처를 깨달아 날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어 부처님으로 살아가시길 기도드립니다

소납에게도 부처님오신날 등하나 달아주시면 법계도 3보1배 봉행 공덕을 그때 그때마다 회향해드리고 건강과 행복을 축원해드리겠슴다"

 


글 말미에는 스님의 합장이 있다. 법명이 바뀐 것 같다. 스님들은 종종 법명을 바꾸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스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새마을금고 계좌번호가 적혀 있다.

오늘 새벽 스님에게 등 하나 달았다. 2017년 이후 부처님오신날만 되면 매년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 오는데 이제까지 두 번 단 것 같다. 올해도 카톡이 왔길레 소액이나마 등을 하나 달았다.

종단개혁은 끝나지 않았다. 2017년과 2018년 2년동안 가열차게 개혁운동 했으나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더욱더 그들만의 리그가 공고화 되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권승들이 차지 하고 있는 사찰에는 보시하지 않는다. 법당에서 삼배만 할 뿐 넣지 않는 것이다.

M스님은 스님같지 않은 스님이다. 그러나 겪어 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종단 권승들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어쩌면 탁발해서 사는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솔직한 것인지 모른다. 등 하나 달아 달라고 문자가 왔을 때 흔쾌히 등 하나 달았다.

M스님에게 등 하나 달고나자 갑자기 H스님 생각이 났다. H스님에게도 등 하나 달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 났다. H스님에게는 하나가 아니라 열 개라도 달아야 한다.

H스님에게 등 하나 달았다. 앞서 M스님과 차별화 했다. 두 배로 등 값을 지불했다. H스님이야말로 종단개혁의 모범이 되는 진정성 있는 스님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너무 소홀했던 같다. 미한한 마음에 급하게 등 하나 달았다.

오늘은 한국불교 부처님오신날이다. 일주일 후에는 테라와다불교 부처님오신날이다. 두 날을 기념하고 있다. 이중과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할까?

2023-05-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