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은 동색, 한일 환경동맹의 현장에서
후쿠시마, 요즘 이 도시 이름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12년 전 쓰나미로 세상을 놀라게 했으나 이제는 핵오염수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어제 2023년 7월 26일 모처럼 서울나들이 했다. 불교환경연대 사무실에서 ‘수요밥상’에 참여한 것이다. 나를 위한 공양, 환경을 위한 공양을 했다.
서울에 온 김에 피켓팅 현장에 가보고자 했다. 일본대사관 앞이다. 혜조스님과 해안스님이 핵오염수방출반대 피켓팅을 하고 있는 현장이다.
장마가 끝나간다. 하루걸러 비 오는 날씨가 한달 동안 계속되었다. 비 온 다음날 하늘은 맑기가 그지 없다. 하늘은 높고 뭉게구름이 떠 있다. 온도와 습도는 적당하다. 축복받은 날씨이다.
지금 서울은 물반외국인반인 것 같다. 불교환경연대가 있는 낙원동에서 일본대사관이 있는 동십자각까지 걸어갔다. 도처에 외국인 천지이다.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서울에 문화삼각벨트가 있다. 경복궁과 조계사와 인사동을 잇는 구간을 말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에 해당된다. 이곳에는 늘 외국인으로 넘쳐난다. 더구나 코로나도 끝났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중국인들이 와야 진정한 물반외국인반이 될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두 분 스님들이 50일 넘게 피켓팅하고 있는 현장이다. 김종연 선생도 있었다. 김종연 선생은 페이스북에 생중계하듯이 시위소식을 알리고 있는 불교활동가이다.
현장에 꼭 와보고 싶었다. 또한 시위에 동참하고 싶었다. 마침내 시절 인연이 되어서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구호가 쓰여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강력히 반대한다”라는 구호와 “일본과 IAEA는 방사능 테러범들”이라는 구호가 빨강바탕에 쓰여 있다.
혜조스님과 해안스님은 서명을 받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서명을 권유한다. 외국인도 대상이 된다. 현장에는 종교단체도 없고 사회단체도 없다. 오로지 불교만 있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다. 마침 피켓팅 현장에서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었다. 놀랍게도 한일공동기자회견이다. 일본녹색당과 한국녹색당이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기자회견장에도 구호가 있었다. 일본 녹색당 오카다 게이코 대표는 “대안은 탈핵이다”라는 작은 손피켓을 들고 있다. 한국 녹색당 김찬휘 대표는 “재앙의 땅에서 탈핵의 바다로”라는 작은 손피켓을 들고 있다. 두 당 모두 ‘탈핵’이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두 명의 대표는 녹색당답게 초록의 상의를 입었다. 다정한 오누이처럼 보였다. 한일 정치동맹을 보는 듯 했다. 아니 한일 녹색동맹을 보는 것 같다.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환경운동하는 사람들이다. 페이스북에서도 그들의 활동상을 볼 수 있다. 환경뿐만 아니라 기후도 걱정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환경운동가들은 끊임없이 위기를 강조한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정치적 힘을 키우는 것이다.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목적을 달성하기 쉬울 것이다. 그래서일까 전세계적으로 녹색당이 있다. 녹색당 의석이 많아 질 때 당면한 문제의 해결이 빨라질 것이다.
한일 녹색당이 손을 잡았다. 후쿠시마 핵오염수방출 사건으로 인하여 한일녹색동맹이 맺어진 것이다. 이에 일본대표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미워하기 보다는 핵폐기물을 방출하고자 하는 일본정부와 IAEA를 규탄합시다.”라고 말했다.
결국 핵오염수는 방출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헬게이트가 열리는 것이 된다. 판례에 따르듯이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도 핵오염수를 방출할 수 있고 중국도 방출할 수 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 지옥문이 열리는 것이다.
기자회견이 끝났다. 다음 순서는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가 있다. 서촌에 있는 참여연대 사무실로 이동했다. 김종연 선생이 자신의 차로 나와 해안스님과 여성활동가를 태우고 갔다.
참여연대 건물 지하에 느티나무라는 이름의 회의실이 있다. 이곳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수녀들도 있었다. 일문스님도 있었다. 불교환경연대 한혜원 선생도 있었다.
일본녹색당 대표에게 질문이 쏟아 졌다. 일본녹색당 대표에게 해법이 있을까? 힘이 없기 때문에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한국에까지 와서 기자회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연대하기 위한 것이다.
모든 강은 바다로 향한다. 오염된 물도 바다로 향한다. 바다는 너무나 넓어서 표도 나지 않는다. 핵오염수도 그럴까? 과학자들은 염려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믿지 않는다. 녹색당 사람들도 믿지 않는다. 모종의 정치적 거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바다는 증발하는 일이 없다. 염도는 항상 일정하다. 어느 것이 항상하면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러나 핵오염수는 다르다고 한다. 방출 되었을 때 어떤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
인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성장과 환경이라는 딜레마를 말한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성장을 멈추어야 한다. 현재 그 대척점에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출문제가 있다.
“우린 이제 어쩌죠?”영화나 드라마 대사에 자주 나오는 말이다. 미래가 암담할 때 하는 말이다. 앞으로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가? 불행하게도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핵오염수 방출에 대한 불교적 해법은 무엇일까? 이는 “마음이 오염되므로 뭇삶이 오염되고, 마음이 청정해지는 까닭에 뭇삶이 청정해진다.”(S22.100)라는 가르침이 해법이 될 것 같다.
마음이 탐욕으로 오염되면 세상도 탐욕으로 오염된다. 마음이 깨끗해지면 세상도 깨끗해진다. 세상사람들이 하루에 단 5분이라도 명상을 한다면 세상은 청정해질 것이다.
나의 마음이 청정하면 세상사람도 청정해진다. 나의 마음이 청정하면 세상도 청정해진다. 세상을 바꾸려면 먼저 나부터 바꾸어야 한다. 심청정이면 국토청정인 것이다.
환경과 기후문제에 국경은 없다. 지구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같은 편이나 다름없다. 한일정치적동맹은 반대하지만 한일녹색동맹은 환영한다. 초록은 동색이다.
2023-07-2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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