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내 삶의 전부, 블로그 개설 18주년에
오늘은 블로그 생일날이다. 유튜브 시대에 왠 블로그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때 당시 2005년도에는 유튜브도 없었고 페이스북도 모르는 시기였다. 그때 블로그는 힛트상품이었다.
블로그는 2005년에 만들었다. 블로그에 글을 쓴 것은 2006년 6월의 일이다. 이후 지금까지 17년동안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줄기차게 써 왔다.
어느 시인이 있다. 시인은 매일 시를 쓴다고 한다. 이런 시인에 대하여 소설가는 칭찬한다. 매일 시를 쓰기 어려운데 하루도 빠짐없이 시를 쓰는 것에 대하여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스스로 블로거라고 말하고 있다. 소설가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어서 작가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글을 쓰기 때문에 어떤 이는 작가라고 한다. 그러나 작가 인증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 전에 안양아트센터에서 시화전이 있었다. 안양문인협회에서 주관한 것이다. 시화전에 입회원서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안내 데스크에 문의 했다. 그러나 조건이 있었다. 가장 먼저 물어 본 것은 “등단 했습니까?”라는 말이었다.
문인협회 회원이 되려면 등단해야 한다. 그런데 등단하지 않아도 회원이 되는 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데스크 안내원은 “혹시 출간한 적 있습니까?”라고 물어 보았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책이 있다면 입회 조건이 되는 것이다.
문인협회 회원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은 무엇일까? 등단하는 것이다. 백일장에서 입상하는 것도 된다. 그러고 보니 두 달 전에 안양백일장 광고를 본 것이 생각났다. “그때 참가할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인협회 문을 두드려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칠팔년전에도 문의 했었다. 먼저 회원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등단도 하지 않았고, 수상경력도 없고, 출판 경력도 없기 때문에 회원이 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시화전이 열릴 때가 되면 “나도 회원이 될 수 없을까?”라며 기웃거려 본다.
세상에는 정규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정규직도 있다. 세상에는 에이급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급도 있다. 세상에는 주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주류도 있다. 그러고 보니 블로거는 소속이 없다.
블로거 협회도 있을까? 아직까지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스스로 블로거라고 한다. 정식 작가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카스트가 낮은 계층이 된다.
종종 페이스북에서 시인들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그들은 서로 존중하는 의미에서 이름 뒤에 시인이라 불러준다. 그래서일까 “나도 시인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이 종종 있다. 그러나 과연 시인다운 시인은 얼마나 될까? 매일 하루 한편씩 시를 쓰는 시인은 얼마나 될까? 혹시 이름만 시인 아닐까?
해마다 블로그 생일 때만 되면 통계를 본다. 2005년 8월 2일 블로그 개설 이래 누적조회수는 8,393,620명에 달했다. 누적조회수 8백만명을 달성 했던 때는 작년 2022년 7월 20일이다. 대체적으로 2년마다 백만명이 달성되었다.
요즘 블로그는 예전만 못하다. 한때 블로그 전성시대가 있었다. 십년전의 일이다. 그때는 하루 방문자가 수천명에 달했다. 그러나 갖가지 새로운 매체의 출현으로 인하여 점점 줄어 들고 있다. 통계 자료를 보니 요즘은 하루 평균 천명가량 찾아 온다.
매년 블로그 생일날이 되면 소회를 썼다. 그리고 누적조회수가 의미 있는 숫자를 달성할 때마다 역시 소회를 썼다. 이것도 누적되니 자료가 된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1) 블로그개설: 2005-08-02
2) 블로그개설 1주년
인연(因緣)(2006-08-02)
3) 블로그개설 2주년
넷심(Net心)이 바로 민심(民心)이다, 블로그활동 2주년을 맞아(2007-08-02)
4) 블로그개설 3주년
블로그 개설 3년, ‘쓰레기성 글’이 되지 않기 위해서(2008-08-02)
5) 블로그개설 4주년
블로그개설 4주년에, ‘진흙속의연꽃’이 부담스러워(2009-08-02)
6) 블로그개설 5주년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블로그 만든지 만 5년 되는 날에(2010-08-02)
7) 블로그개설 6주년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블로그 6주년을 맞아(2011-08-02)
8) 블로그개설 7주년
블로그 개설 7주년에, 글쓰기 원칙 세 가지(2012-08-02)
9) 블로그개설 8주년
글쓰기도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 블로그 개설일에(2013-08-02)
10) 블로그개설 9주년
블로그와 함께 제2의 인생이, 블로그와 함께 9년(2014-08-02)
11) 블로그개설 10주년
비주류비급삼류정신으로, 인터넷에 글쓰기 십년(2015-08-02)
12) 블로그 개설 11주년
블로그는 전문가영역, 블로그 개설 11주년에(2016-08-09)
13) 블로그 개설 12주년
자타(自他) 모두 이익 되는 삶을 위하여, 블로그 생일 12주년(2017-08-02)
14) 블로그 개설 13주년
가르침에 근거한 여법(如法)한 글쓰기를 지향하며, 블로그 개설 13주년을 맞이하여(2018-08-02)
15) 블로그 개설 14주년
최소한 한달에 한권 이상 책을, 블로그 개설 14주년에(2019-08-03)
16) 블로그 개설 15주년
(작성하지 못함)
17) 블로그 개설 16주년
나의 정신적 연령은? 블로그 개설 16주년(2021-08-03)
18) 블로그 개설 17주년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블로그 개설 17주년에(2022-08-03)
블로그도 연륜이 쌓이니 역사가 되는 것 같다. 블로그 나이가 18살이 되다 보니 이제 조금 있으면 성년이 된다. 이런 블로그는 나의 삶과 같고 나의 인생과도 같다. 블로그는 나의 삶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다가 블로그와 인연 맺게 되었을까? 인생이 순탄했더라면 블로그에 올인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정년까지 직장생활 했더라면 블로그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도중에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에 블로그를 하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인생을 잘 사는 것일까? 남들처럼 정년 때까지 직장생활 해야 잘 산 것일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도중에 파란곡절을 겪은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사십대 때 퇴출당하지 않았더라면 블로그 할 일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와 함께 한지 18년 되었다. 블로그 만들 때, 블로그에 처음 글쓰기 시작할 때 이렇게 오랫동안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블로그에 올인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 작성된 글은 7,228개이다. 이제까지 쓴 글은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99권까지 만들었다. 100권 이상 만들면 북콘서트를 하고자 한다. 능인선원37기, 정의평화불교연대, 담마와나선원, 금요니까야 모임이 될 것 같다. 페이스북 친구들을 대상으로 해서 북콘서트 열 계획도 있다.
나는 언제까지 블로그를 하게 될까? 아마 죽을 때까지 할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장수블로그가 된다. 아직까지 이렇게 오래된 블로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많은 글을 쓴 블로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파워블로그’라고 말한다. 또 ‘파워블로거’라고 치켜 준다. 그러나 자격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 다음에서 한번도 파워블로거로 선정된 적이 없다. 나는 어느 것 하나 자격증이 없다.
블로그와 함께 살아 왔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다. 글은 매번 새롭다. 하루도 똑 같은 글은 없다. 매일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오늘은 블로그 생일날이다.
2023-08-0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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