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와나선원

서로가 서로를 끌어 주는 수행의 향기, 담마와나선원 북콘서트

담마다사 이병욱 2023. 10. 28. 18:35

서로가 서로를 끌어 주는 수행의 향기, 담마와나선원 북콘서트
 
 
행사가 모두 끝났다. 모처럼 충만한 기분이다. 다들 즐거운 한때를 보낸 것 같다. 이구동성으로 이런 모임이 자주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늘 담마와나선원 북콘서트가 있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것이다. 이제까지 세 번 했는데 오늘이 가장 많이 모였다. 본인을 포함하여 모두 열한 명 참석했다. 재가운영위원희 최광희 회장을 비롯하여 한경숙, 이창숙, 이수미, 이진희, 박애순, 장영균, 이혜지, 방명숙, 김청자님이 참석했다.
 

 
북콘서트는 10월 28일 낮 12시부터 시작되었다. 정오가 다 되었을 때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 열 명이 다 왔을 때는 명상공간이 꽉 차다시피 했다.
 
커피와 차를 준비했다. 커피는 절구커피로 준비했다. 원두를 직접 절구질해서 만든 것이다. 이제까지 글로서만 소개하던 것이다. 차는 떡차로 준비했다. 나주에 사는 이계표 선생이 보내 준 것이다. 아마 이런 차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마셨던 것과 유사하리라 본다.
 

 
재가수행자들의 모임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행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참석자 중에는 수행의 깊이가 깊은 사람도 있다. 이번 우안거 중에 체험 했던 것을 이야기 하니 즉석 점검이 이루어졌다.
 
이제 시작이다.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늘 수행초보단계이다. 그런데 위빠사나 16단계 지혜에서 제1단계인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지혜’의 단계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단계를 ‘견청정’이라 하는데 간화선에서 화두 타파한 것과 비교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재가불자들이 모이는 모임을 가졌다. 선원에서 공부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이 모였다고 말한다. 본인을 포함하여 열한 명 모였으니 많이 모인 것이다.
 
사회 없이 진행되었다.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삼삼오오 이야기 하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어느 도반은 수행기를 다 읽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재가 우안거 수행기를 88일차까지 썼는데 빠짐없이 다 읽었다는 것이다. 나에 대하여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 같다.
 
수행경험이 있는 도반으로부터도 충고를 받았다. 이런 여세를 살려서 더 나아가라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집중수행 들어가는 것이다. 호두마을과 같은 곳에 들어가서 일일점검 받는 식으로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어떤 도반은 수행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무실에 명상공간을 만들어 놓고 매일 좌선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좋은 것은 점검 받을 수 있는 수행처가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관악역 부근에 있는 한국마하시선원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 같다.
 
담마와나 선원과 인연맺은지 만 5년 되었다. 장충동에 있는 우리함께빌딩에 있었을 때부터 인연 맺었다. 그해 2018년 가을에는 현재 청파동으로 선원이 개원되었는데 개원법회 때부터 시작하여 수계법회, 붓다의 날, 까티나, 입제법회, 해제법회 등 각종 법회에 참석하여 글을 남겼다.
 
도반들에게 선물을 했다. 쇼핑백에 책과 꿀과 씨디를 넣었다. 책은 담마와나선원 5년 동안 참석한 것에 대한 글 모음이다. 모두 44개의 글이 실려 있다. 갖가지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모두 435페이지에 달한다.
 
꿀은 특별히 준비한 것이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 온 사람들에게 성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귀중한 시간 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다. 그리고 자리를 빛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다.
 
씨디는 이미우이음악이다. 주옥 같은 이미우이 음악 중에서도 특별히 선곡한 것이다. 한번 준 적이 있지만 이번에 다시 한번 넣어 주었다.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여성들이다. 열한 명 중에 남자는 두 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여인천하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보통 여성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두 수행자들이다. 그것도 오랜 세월 수행해 오던 사람들이다. 그래서일까 모임 내내 수행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미 두 차례 북콘서트를 한 바 있다. 해당 모임이나 단체에 대한 글모음 책에 대한 것이다. 또한 백권 책 만든 것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공덕을 모두 회향하기 위해서 개최한 것이다. 그런데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금품을 가져 오는 것이었다.
 
이번 담마와나선원 북콘서트를 하고자 할 때 고민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북콘서트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것이다. 금품을 막으려면 선원에 가서 책을 나누어 주는 식으로 하면 된다. 거의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 도반이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북콘서트를 본래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품은 받지 않고자 했다. 행사를 알리는 약도에도 “금품사절합니다”라는 문구를 집어 넣었다. 그러나 막상 당일이 되자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갖가지 선물을 가져왔다. 책을 가져 온 도반도 있었다. 이는 ‘미얀마 아라한의 수행9’와 ‘위빠사나 수행과 24조건’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재가안거를 하고 있다고 하니 수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가져왔을 것이다.
 

 
맥심 커피 세트, 화장지 세트, 홍삼박스도 있다. 원통형으로 된 캔디고 있고 가을무우차도 있다. 유리로된 장식품도 있고 차 받침도 있다. 그리고 꽃다발도 있다.
 

 
꽃다발은 화려하다. 분홍장미 여덟 송이와 백일홍과 유사한 꽃 여러 개가 있다. 꽃 바구니에는 글도 쓰여 있다. 종이에는 “담마와 함께 사랑합니다 –담마와나 가족-“이라는 문구와 “항상 담마다사님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도 있다.
 
봉투와 선물과 책과 꽃바구니는 생각지 못한 것이다. 마치 개업식이나 결혼식에 선물하는 것처럼 정성을 들여서 준비한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마음이다. 청정도론에 이런 게송이 있다.
 
 
보시는 길들여지지 않은 자를 길들이고
보시는 일체의 이익을 성취하게 하는 것,
보시하는 것과 사랑스러운 말로써
머리를 들고 그리고 머리를 숙인다.”(Vism.9.39)
 
 
청정도론 제9장 자애수행편에 있는 게송이다. 이는 자애수행 최종단계에 해당된다. 자애의 마음을 내는 것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주는 것이다. 선물 했을 때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선물은 어떤 이익을 바라고 주는 것이 아니다. 아무 조건 없이 주었을 때 자애의 마음에 기반한다. 선물을 하려는 마음을 내었을 때부터 마음은 청정해진 것이다. 선물을 준비할 때 아름다운 마음에 지배된다.
 
선물은 주고 받는 것이다. 그래서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주고받기에 대하여 “머리를 들고 그리고 머리를 숙인다.”(Vism.9.39)라고 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시물(施物)을 주는 자는 머리를 들고 시물을 받는 자는 머리를 숙인다는 것이다.
 
선물은 원한 맺힌 자의 마음도 녹일 수 있다. 선물을 하면 원수도 머리를 숙이게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자애수행 최종단계는 선물 주는 것으로 보았을 것이다.
 
백권당 명상공간에서 한시간 동안 북콘서트를 했다. 말이 북콘서트이지 사실상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주로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자리를 이동했다. 중식당 소선으로 향했다.
 
중식당 소선은 이미 두 차례 이용한 바 있다. 이제 주인도 얼굴을 알아 본다. 이번에는 가장 많은 숫자가 참석했다. 열 한명이 참석한 것이다. 코스요리로 준비했다.
 

 
오늘 온 손님들에게 최대한 잘 해 주고 싶었다. 선물을 준비하고 코스요리를 준비한 것이다. 멀리서 시간내서 일부러 찾아 준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이라고 보았다.
 
중식당에서 간단히 식사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제안한 도반도 있었다. 그러나 일생에 있어서 한번 있는 일이 될 것 같았다.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 수 있을까? 기억에 남는 점심시간이 되고자 했다.
 
중식당에서는 오후 1시 15분부터 2시 45분까지 1시간 반 동안 있었다. 또다시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번에도 역시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테라와다불교 사람들은 모이기가 쉽지 않다. 법회가 끝나면 대부분 뿔뿔이 흩어진다. 그래서일까 선원에 5년 다녔지만 얼굴과 이름이 잘 매칭 되지 않는다. 오늘에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이런 모임을 자주 갖자는 것이다. 법담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았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모두 수행자들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 스님들에게 수행점검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도반들과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끌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커피를 마셨다. 먼저 갈 사람은 먼저 가고 남는 사람들은 카페에 들어 갔다.
 
카페에서는 한시간 있었다. 카페에서도 역시 수행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좀더 체험이 많은 사람이 알려 주는 자리도 되었다. 확실히 수행자들의 모임은 다른 것 같다.
 
오늘 행사가 모두 끝났다. 무언가 잔잔한 충만감이 있었다. 또한 은은한 향기가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아마 수행의 향기일 것이다.
 
 
2023-10-2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