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공부

빠알리 문법공부에 도전하고자

담마다사 이병욱 2023. 12. 18. 17:49

빠알리 문법공부에 도전하고자

 

 

오늘 오후에 택배를 받았다. 빠알리 교재를 말한다. 빠알리 문법책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책이 아니라 손으로 만든 책이다. 백도수 선생이 편역한 빠알리 프라이머(Pali Primer)’이다.

 

빠일리 문법을 배우고자 한다. 오래 전부터 바라던 것이다. 한때 독학해 보려고 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이런 세월이 십 년 넘었다.

 

기회는 우연히 왔다. 담마와나선원에서 강민수 선생과 이야기하다가 빠알리 강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배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민수 선생은 강좌가 개설되면 알려 주겠다고 했다.

 

강민수 선생으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빠알리 기초강좌에 대한 것이다. 명칭은 빠알리클라스 기초반이다. 2024년 겨울강좌에 대한 것이다. 빠알리 기초부터 문법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빠알리 강좌는 사단법인고요한소리에서 주관한다. 강의는 백도수 선생이 맡는다. 기간은 20231220일부터 202436일까지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부터 9시 반까지 줌으로 진행되는데 12회 열린다.

 

 

오늘 교재를 택배로 받았다. 수강비용 5만원을 입금하면 교재를 보내 준다. 교재는 책이 아니다. 프린트한 것을 수작업으로 엮은 것이다. 115페이지에 달한다.

 

 

 

부교재도 있다. 코팅된 것으로 네 장이다. 일종의 문법 조견표 같은 것이다. 주격, 호격, 목적격, 도구격 등 격변화가 표시되어 있다. 동사의 경우 현재형, 미래형, 원망형 등이 예시 되어 있다.

 

 

문법용어가 생소하다. 어기변화에 대하여 설명되어 있는데 어기라는 말부터 알아야 한다. 어기라는 말은 무엇일까?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말이다. 한자로는 어기(語基)이다. 조견표를 봐도 잘 이해 가지 않는다. 강의를 들으면서 파악해야 할 것 같다.

 

무엇이든지 처음 배우면 어렵다. 특히 문법이 그렇다. 해도 안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외우는 수밖에 없다.

 

모든 학문은 외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수학은 이해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구구단은 외워야 한다. 물리를 잘 하려면 물리법칙을 외워야 할 것이다. 외국어는 말할 필요 없다. 단어를 외워야 진도를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어에 약하다. 영어는 짧아서 대화를 이어가지 못한다. 자주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어는 조금 할 줄 안다.

 

대학 다닐 때 일본어 강좌를 들었다. 공대생들에 있어서 일본어는 필수과목이나 다름 없었다. 특히 전자공학도에게 있어서 일본어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80년대 초반 일본은 전자왕국이었다.

 

일본어는 넘어야 할 산이었다. 복학 하고 난 다음 학교 어학원에서 일본어 강좌를 들었다. 문법부터 시작하는 기초강좌였다. 교재는 김성원이 지은 것이었다. 새로 줄 된 책이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는 마음 가짐을 단단히 해야 한다. 방학 때 두 달 과정의 일본어 문법이 끝났을 때 골격은 잡혔다. 다음 과정은 한자읽기이다.

 

일본어는 문법과 한자읽기에 달려 있다. 이 두 가지만 알고 있으면 일본어로 된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순이 우리와 같고 또한 한자를 쓰기 때문에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대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학교 다닐 때 배워 놓은 일본어는 회사 다닐 때 잘 써먹었다.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는 그야말로 일본판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술서적 대부분은 일본어로 된 것이었다.

 

회사에서 일본어를 모르면 한발자국도 나아 갈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원들도 일본어 공부를 했다.

 

회사 다닐 때 일본어 공부를 계속 했다. 문법과 한자읽기는 어느 정도 익힌 상태였기 때문에 좀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했다. 회사에서 개설한 일본어 중급강좌를 들었다.

 

일본어를 능숙하게 하고 싶었다. 일본어로 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때 당시 회사에 일본기술고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고문은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몰랐다. 일본어를 배워서 대화하는 수밖에 없었다. 좀더 심도 있게 공부할 필요가 있었다.

 

이어령 선생의 책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이 있다. 80년대 초반에 나온 책이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기 이전에는 일본어로 쓰여진 책이다. 이 책을 종로서적에서 구입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독학했다. 결혼하기 전의 일이다. 회사가 끝나면 월셋방에 돌아와서 읽었다. 일본어 사전을 찾아 가며 읽은 것이다. 새로운 단어가 나오면 단어장에 기입했다. 몇 달에 걸쳐서 다 보았다. 이후에도 두 번 더 보았다.

 

이어령 선생의 책을 교재 삼아 일본어를 독학했다. 이런 노력이 있어서일까 일본어에 자신감이 생겼다. 일본인 기술고문과 대화가 될 정도가 되었다. 그룹 검정시험에서 3급을 받았다.

 

늦은 나이에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을 보면 그 열정이 부럽다. 아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라고 본다.

 

모든 외국어를 다할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해도 된다. 니까야 경전을 보다 보니 빠알리 문법을 배울 필요를 느꼈다.

 

빠알리 강좌가 있으면 배우고자 했다. 그러나 정보부족으로 접할 수 없었다. 아니 배우고자 노력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빠알리어로 된 경을 외웠다.

 

빠알리 경을 처음 외운 것은 2011년의 일이다. 그때 중국 성지순례 갔었을 때 라따나경(보배경, Sn2.1)외우기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한달 보름만에 17개나 되는 게송을 모두 다 외었다.

 

빠알리 경을 외울 때 문법적 지식은 없었다. 그럼에도 우격다짐으로, 생짜배기로, 다짜고짜 외웠다. 이후 멧따경(Sn1.8), 망갈라경(Sn2.4), 초전법륜경(S56.11), 십이연기분석경(S12.2), 팔정도경(S45.8), 빠다나경(Sn.3.2) 등 수많은 빠알리 경을 외웠다.

 

빠알리 문법은 모른다. 그럼에도 수많은 빠알리경을 외웠다. 그러다 보니 빠알리 문자는 익숙하다. 오늘 받은 교재를 보니 익숙하다. 문법적 구조만 익히면 더 익숙해질 것 같다.

 

1220()부터 빠알리 문법강좌가 시작된다. 나는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안되면 되게 해야 한다. 그것은 외워 버리는 것이다. 외우는 것은 자신 있다.

 

늦은 나이에 빠일리 문법을 배우고자 한다. 오래 전에 배웠어야 하나 태만으로 인하여 그렇게 하지 못했다. 늦었을 때가 빠른 것이라고 한다.

 

이번 빠알리 문법 강좌에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다. 이번에 반드시 빠알리 문법을 익히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예습과 복습을 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결심이 필요하다. 결심이 서야 일을 해 낼 수 있다. 배우는 것도 그렇다. 특히 외국어 문법 같은 경우 대단한 결심을 해야 한다.

 

십바라밀 중에 결정바라밀 (adhiṭṭhāna-pāramī) 이 있다. 어떤 것인가? 이는 예를 들어 아내들아이들재물들과 같은 외적인 대상의 파괴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결정이 일반적 초월의 길의 결정이고그들의 손이나 발 등과 같은 신체기관의 파괴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결정이 우월적 초월의 길의 결정이고그들의 생명의 파괴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결정이 승의적 초월의 길의 결정이다.” (테리가타 의석 서문 17번 각주) 라고 설명된다. 한번 하기로 결정했으면 목숨 걸고 해야 한다.

 

빠알리 문법 기초반 카톡방도 개설되었다. 현재 21명 들어와 있다. 한두 사람 빼고 대부분 모르는 얼굴들이다. 이제 열두 차례 줌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줌모임에 참석못하면 메일로 영상을 링크 시켜 줄 것이라고 한다.

 

대학 시절 일본어 공부를 스스로 했다.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도 총각시절에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스스로 공부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서 이번에는 빠알리 문법공부에 도전하고자 한다.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2023-12-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