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공부

빠알리 문법 수업을 앞두고 예습하다

담마다사 이병욱 2023. 12. 20. 11:15

빠알리 문법 예습을 하고
 
 
오늘 빠알리 문법 수업 있는 날이다. 수업을 앞두고 예습을 했다. 3과까지 마쳤다.
 
빠알리 문법교재는 총 32과까지 있다. 수업이 12번 있으므로 단순히 계산하면 한번 수업 있을 때 3과까지 진도가 나간다. 오늘 수업을 앞두고 3과까지 예습한 것이다.
 

 
무엇이든지 처음 하기가 쉽지 않다. 낯설고 두렵기까지 하다. 처음 배우는 외국어의 경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영어 배울 때도 그랬고 일본어 배울 때도 그랬다.
 
대학 때 일본어를 처음 접했다. 앞으로 취직하면 일본어는 필수라고들 말했다. 공대 중에서도 특히 전자공학과는 일본어를 알아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80년대 초반 당시 일본은 전자왕국이었다.
 
일본어를 배울 때 비장한 각오로 임했다. 가장 기초적인 문법 강좌를 들었을 때 예습과 복습을 했다. 교재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이번 빠알리 문법 강좌 역시 비장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빠알리어는 특별한 언어이다. 빠알리어를 쓰는 사람들은 없다. 그러나 문자는 남아 있다. 그것도 고도로 체계화된 문법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언어는 필요에 의해서 배운다.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죽기살기로 목숨을 걸고 익힐 것이다. 일본어로 먹고 살고자 하는 사람 역시 목숨 걸고 할 것이다. 중국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빠알리어는 어떤가?
 
모든 언어는 죽기살기로 목숨걸고 배우고 익혀야 한다. 대충 설렁설렁하면 도중에 포기하기 쉽다. 빠알리어 역시 대단한 각오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
 
빠알리어와 함께 십년 이상 살아 왔다. 빠알리경전을 보는 입장에서 빠알리어와 친숙 할 수밖에 없다. 번역된 것이 있기는 하지만 원문도 보아야 한다. 원문을 새기면 또 다른 맛이 난다.
 
빠알리 문법을 모른다. 문법도 모르면서 빠알리 경을 외웠다. 라따나경, 멧따경, 망갈라경 등 수많은 경을 빠알리 원문으로 외웠다. 그러다 보니 빠알리어는 익숙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문법을 모르기 때문에 더 깊은 뜻은 알 수 없다.
 
빠알리경을 외울 때 사전을 찾아 보았다. 빠알리 원문과 우리말 해석, 그리고 빠알리 단어 해석을 프린트 해서 외웠다.
 
길을 걸으면서도 외우고 전철에서도 외웠다. 하루에 한 게송씩 외웠다. 다음 게송 외울 때는 이전 게송 외운 것 확인 하고 넘어 갔다. 열 번째 게송을 외운다면 첫 번째 게송부터 아홉 번째 게송 외운 것을 확인한 다음에 들어간다.
 
벽돌쌓기 식으로 외웠다. 이렇게 외우다 보면 아무리 긴 게송이라도 다 외울 수 있다. 마지막 게송 외울 때 다 외우게 되는 것이다.
 
긴 길이의 경을 외웠을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돈의 가치로 환산 할 수 없다. 누구도 가져 갈 수 없는 나만의 정산적 재산이다.
 
정신적 재산은 죽어서도 가져 갈 수 있다. 죽어서 저승 갈 때 노자돈이 된다. 한번 외워 놓으면 커다란 공덕이 될 것이다.
 
수많은 빠알리 경을 외웠다. 가장 최근에 외운 것은 빠다나경이다. 수타니파타에 있는 ‘정진의 경’(Sn3.2)을 말한다. 모두 25개의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빠다나경은 거의 두 달 걸려서 외웠다. 벽돌쌓기 식으로 외웠다. 이전 게송을 확인한 다음 다음 게송을 외우는 식으로 외웠다. 마지막 게송을 외웠을 때 자동적으로 다 외운 것이 되었다.
 
경을 외웠으면 다음 단계는 암송하는 것이다. 애써 외운 것을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암송한다. 암송할 때는 단어 하나하나 새기면서 암송한다. 뜻을 새기면서 암송하는 것이다.
 
요즘도 다라니 독송 문자가 온다.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 철야기도회 문자를 말한다. 그 때 2006년에 철야하면서 108독한 바 있다.
 
다라니 기도할 때 사람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읽는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빨라진다. 내용도 뜻도 모르면서 암송하는 것이다.
 
경을 암송할 때는 뜻을 새기면서 암송해야 한다. 그래야 공덕이 된다고 한다. 뜻도 모르면서 입으로만 발성했을 때 공덕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빠알리 경을 암송할 때 뜻을 새기면서 천천히 암송한다. 빠다나경의 경우 거의 십분 걸린다. 이렇게 암송하고 나면 집중이 된다. 암송으로 형성된 집중인 것이다. 이 집중을 행선이나 좌선으로 가져 가면 효과적이다.
 
빠알리어와 오랜 세월 살아 왔다. 그러나 빠알리 문법은 공부하지 못했다.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노력 부족이라고 보아야 한다. 얼마든지 배울 기회는 있었다. 태만으로 인하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오늘은 빠알리 수업이 있는 날이다. 열두 번 강좌에서 첫 번째 강좌가 줌으로 열린다. 강사는 백도수 선생이다.
 
백도수 선생은 안면이 있다. 둘이서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언젠가 삼사순례에서 함께 했었다. 매우 성실한 학자 타입이다. 심적으로 신뢰가 간다.
 
오늘 첫 번째 빠알리 수업을 앞두고 예습했다. 택배로 받은 교재에서 3과까지 본 것이다. 명사, 동사, 목적어에 있어서 격변화에 대한 것이다.
 
교재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과가 끝나면 연습문제를 풀어 보게 하는 것이다. 각 과가 끝날 때마다 연습문제가 있어서 우리말로 해석하는 것이다.
 
3과 연습문제 중에 “Bhūpālo paṇḍitena saha manusse rakkhati”라는 문제가 있다. 이 빠알리 구문을 우리말로 해석해 보라는 문제를 말한다. 이를 “왕은 현자들과 함께 인간들을 보호한다.”라고 번역해 보았다.
 
빠알리어 ‘bhūpāla’는 왕을 뜻한다. 주격 단수일 때는 ‘bhūpālo’ 라고 한다. 그래서 ‘왕은’이라고 번역한다. 주격 복수일 때는 ‘bhūpālā라고 한다. 어미에 장음 ‘ā가 붙으면 복수가 되어서 ‘왕들은’이라고 번역된다.
 
예전에 빠알리 경을 외웠을 때 단수와 복수 개념을 몰랐다. 라따나경에 “예 뿍갈라 앗타사땅 빠삿타(Ye puggalā aṭṭhasata pasatthā)”(Stn.227)라는 문구가 있다. 이는 “여덟이 되는 님들이 있어”라고 번역된다. 그런데 뿍갈라(puggalā )를 보면 아(a)가 장음 아(ā)으로 되어 있다. 주격 복수에는 장음 아(ā)를 붙여 주는 것이다.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현자를 뜻하는 빠알리어는 ‘paṇḍita’이다. 도구격 단수로 쓰일 때는 ‘paṇḍitena’가 되고, 복수로 쓰일 때는 ‘paṇḍitehi’가 된다. 도구격 단수일 때는 ‘ena’로 변하고, 복수일 때는 ‘ehi’로 변하는 것이다.
 
문법은 규칙이다. 규칙만 익히면 쉬워진다. 대학시절 일본어 배울 때도 문법 규칙을 알았을 때 일본어가 쉽다고 느껴졌다. 이런 규칙은 외울 필요가 있다.
 
모든 학문은 외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공식이나 규칙은 외워야 한다. 그 다음에는 외운 것을 응용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빠알리 문법 강좌를 들은 다음에 경전 보는 공부가 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비장한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고자 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습이다. 각 과가 끝날 때마다 연습문제가 있는데 이를 풀어 보는 것이 최고의 예습이 된다.
 

 
빠알리 공부할 때는 사전이 있어야 한다. 예습문제를 풀 때 수많은 단어를 접하게 된다. 이럴 때는 사전을 찾아 보아야 한다. 다행히도 컴퓨터에는 빠알리 사전이 있다.
 
빠알리 사전은 ‘PCED194’이다.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것이다. 알파벳만 쳐 넣으면 0.5초 이내에 알 수 있다. 영어로 된 것이다. 빠알리-영어 사전이다.
 

 
이제 시동은 걸렸다. 오늘부터 12강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줌강의는 3월 6일에 끝난다. 무엇보다 예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수업이 있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예습과 복습을 하는 것이다.
 
이제 빠알리 문법 첫 걸음을 떼었다. 앞으로 12주 후에 모든 공부가 끝났을 때 나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 있을까?
 
 
2023-12-2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