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 원문을 읽기 위한 마법의 주문이 있는데
어제 밤 네 번째 빠알리 수업을 들었다. 열두 번 강좌에서 네 번 들었으니 3분의 1이 된 것이다.
네 번째 강좌에서 배운 것이 있다. 그것은 남성명사의 격변화에 대한 것이다. 8격에 대한 테이블을 외우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8격변화를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 그런가? 백도수 선생에 따르면 남성명사 8격 변화 테이블만 머리 속에 간직하고 있으면 어지간한 것은 읽을 수 있다고 했다.
빠알리 사전의 중요성
빠알리 수업을 앞두고 예습을 하고 있다. 매일 교재 ‘빠알리 프라이머’ 진도를 나간다. 하루에 한과가 목표이다. 어제 22과까지 끝냈다.
교재가 너덜너덜 해졌다. A4 사이즈에 프린트 된 교재는 여백이 널널하다. 연필로 줄을 치며 읽는다. 더 중요한 것은 노랑과 빨강 형광메모리펜 칠을 해둔다.
예습할 때 연습문제 푸는 것은 필수이다. 빠알리 문장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이다. 교재에는 답이 없다. 연필로 해석된 것을 쓰는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빈번히 사전을 찾아 보게 된다.
어학공부 할 때 사전은 필수이다. 빠알리어공부 역시 사전을 필요로 한다.
빠알리사전이 있다. 종이로 인쇄된 것도 있고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것도 있다.
빠알리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인쇄된 빠알리사전을 이용했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출간된 ‘빠알리-한글사전’이 바로 그것이다. 전재성 선생이 편저했다.
책으로 된 빠알리 사전은 보기가 쉽지 않다. 일일이 찾아 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한단어 찾는데 일이십분 걸리는 것 같다.
빠알리어를 보면 가슴이 띈다. 부처님이 사용했던 언어라고 생각했을 때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르다. 빠알리사전을 찾는 것도 신심에 따른 것이다.
어제 수업에서 빠알리사전 이야기가 나왔다. 인터넷에 있는 빠알리 사전을 다운 받으라고 한다. 카톡방에서는 고요한 소리에서 나온 빠알리사전을 소개했다. 누구나 다운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이나 고요한 소리에서 제공되는 빠알리사전은 pdf파일로 된 것이다. 나에게는 여전히 불편한 것이다.
빠알리사전은 빠알리어공부하는데 있어서 필수이다. 나의 경우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빠알리사전을 사용한다. 이는 pdf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검색하여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빠알리사전 이름은 ‘PCED194’이다.
빠알리사전 PCED194는 중국사이트에서 발견했다. 십년도 넘은 전의 일이다. 이런 사실을 블로그에 올렸다. 사이트를 공유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링크가 막혀 있다.
빠알리사전 PCED194는 매우 강력한 소프트웨어 툴이다. 검색창에 단어를 쳐 넣으면 영어, 일본어, 한자, 미얀마어로 설명이 나온다. 더구나 단어가 들어간 경을 알려 준다.
교재를 매일매일 예습하고 있다. 하루에 한과씩 진도가 나가는 것은 빠알리사전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깔아 놓았기 때문이다. 종이책으로 된 빠알리사전을 열어 보는 것과 비교되지 않게 빠르다. 무엇보다 힘이 덜 든다.
빠알리어는 부처님 당시 민중어
빠알리수업을 듣다 보면 교재에 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백도수 선생에 따르면, 백도수 선생이 학생일 때 빠알리어로 일기를 썼다고 한다. 이는 학생시절에 이미 문법적 구조를 통달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빠알리어는 고대인도에서 부처님 당시 민중들의 언어였다. 부처님도 빠알리어를 사용했다. 이는 경전적 근거가 있다.
오늘날 빠알리어는 국제어가 되었다. 빠알리삼장을 텍스트로 삼는 불교국가에서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된 것이다. 또한 빠알리삼장을 공부하는 불교인들 역시 빠알리어는 매우 친숙한 언어이다.
빠일리어는 오늘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빠알리경전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꼭 배워야 할 언어이다. 그러나 대부분 나라에서는 자국어로 번역하여 보고 있다.
경전은 원어로 보아야 그 의미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번역한 것은 의미가 왜곡될 수도 있다. 부처님도 이런 것을 염려했던 것 같다. 이는 맛지마니까야에 실려 있는 다음과 같은 가르침으로도 알 수 있다.
“수행승들이여, ‘지방어를 고집하지 말아야 하고 보편어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라고 가르친 것은 무엇을 두고 말한 것인가? 수행승들이여, 어떻게 하면 지방어를 고집하고 보편어를 침해하는 것인가? 여러 지방에서 같은 것을 두고 접시라고 여기고, 그릇이라고 여기고, 사발이라고 여기고, 받침이라고 여기고, 팬이라고 여기고, 옹기라고 여기고, 컵이라고 여기고, 대야라고 여긴다. 여러 지방에서 각각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던지 각각 그것에 대하여 집착하여 고집하여 ‘이것만이 옳고 다른 것은 틀리다.’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한다면 지방어를 고집하고 보편어를 침해하는 것이다.”(M139)
부처님은 “지방어를 고집하지 말아야 하고 보편어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본래의 뜻을 훼손시키지 말라는 말과 같다.
오늘날 인도에서는 수없이 많은 언어가 있다. 부처님 당시에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언어가 다르다 보니 부처님이 말씀하신 진리를 자신이 살고 있는 지방의 언어로 해석하여 새겼을 것이다.
부처님은 마가다어의 일종인 빠알리어로 설법했다. 이를 지방어로 번역하여 사용했을 때 의미의 변화가 생겨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경에서 부처님이 접시의 예로 들어 설명한 것으로 알 수 있다.
부처님은 “지방어를 고집하지 말라.”라고 했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두 가지 뜻이 있다고 본다. 자신의 나라 언어로 번역하여 유통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원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이는 “보편어를 침해서는 안된다.”라고 말씀하신 것에서 알 수 있다. 여기서 보편어는 빠알리어를 말한다.
부처님 당시 빠알리어는 보편적인 언어였다. 이는 인도 중심에 있는 마가다사람들이 사용한 언어이었음을 말한다. 또한 빠알리어 대다수 사람들이 사용한 민중어이었음을 말한다.
자신의 언어로 배우는 것은 허용되지만 바꾸는 것은 안된다
부처님은 보편어 사용을 장려했다. 빠알리사용을 강조한 것이다. 경전에도 실려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율장에도 이런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 당시에 바라문들도 부처님의 교단에 들어왔다. 사성계급 중에서 상층에 해당되는 바라문들은 프라이드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바라문들이 사용하는 산스크리트어로 바꾸어서 사용하고자 했다. 이는 바라문 출신 두 수행승이 부처님에게 다음과 같이 건의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세존이시여, 여기 수행승들이 이름을 달리하고 성을 달리하고 태생을 달리하고 가문을 달리하여 출가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깨달은 님들의 말씀을 자신의 언어로 오염시킵니다. 원컨데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깨달은 님들의 말씀을 운율적 언어로 바꾸겠습니다.
(Vin.II.139, Daya-삼림, 제5장 사소한일의 다발, 율장소품)
바라문 출신 수행승들은 운율적 언어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는 바라문들이 쓰는 언어, 즉 산스크리트어로 바꾸어 새기겠다는 말과 같다.
바라문들은 각 지방에서 온 수행승들이 자신들의 지방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부처님 가르침을 새겼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바라문들은 가르침의 오염으로 보았다. 그래서 고급언어이자 상층계급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로 바꾸자고 했다. 부처님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는 다음과 같은 부처님의 말씀으로 알 수 있다.
“수행승들이여, 깨달은 님들의 말씀을 운율적 언어로 바꾸지 말라. 바꾸면 악작죄가 된다. 수행승들이여, 깨달은 님들의 말씀을 그 자신의 언어로 배우는 것을 허용한다.”
(Vin.II.139, Daya-삼림, 제5장 사소한일의 다발, 율장소품)
부처님은 대단히 합리적인 분이다. 참으로 놀라운 가르침이다. 빠알리어로 설해진 가르침을 지방언어로 배우는 것은 좋다는 것이다. 배려심 있는 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 지방 언어로 완전히 바꾸지 말라는 것이다.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고급언어로도 바꾸지 말라고 했다.
오늘날 부처님이 설한 원음은 빠알리 경전으로 전승되어 왔다. 부처님 당시에 사용되었던 민중어가 오늘날까지 전승되어 온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 가르침은 후대 산스크리트어로도 전승되어 왔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산스크리트어로 바꾸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이는 “이것은 부처님 말씀이 스승 스스로 선언한 것 이외에는 다른 형태가 있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통합본 율장, 2315번 각주)라는 말로 설명된다.
부처님은 수행승들이 자신의 지방어로 가르침을 배우는 것은 허용했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한국인이 한국말로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는 것과 같다.
지배층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도 지방어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산스크리트로 배우는 것은 허용했다. 그러나 산스크리트어로 된 경전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빠알리어 경전을 모두 자국언어로 번역하여 전승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부처님가르침이 크게 왜곡될 것이다. 이는 접시에 대하여 그릇, 사발, 팬, 옹기 등으로 부르는 것과 같다.
부처님 원음은 지켜져야 한다. 부처님은 다른 언어로 바꾸지 말라고 했다. 바꾸면 ‘악작죄(惡作罪: dukkata)’가 된다고 했다. 바꾸면 잘못이라는 것이다. 바꾸면 율장에 어긋나는 것이 된다.
언어가 바뀌면 내용도 바뀌고 의미도 바뀐다
부처님의 원음은 후대 산스크리트어로 바뀌었다. 대승불교가 흥기할 때 산스크리트어로 된 삼장이 성립된 것이다.
산스크리트어 경전은 중국에 전달되었다. 중국에서는 한자로 된 한역경전을 만들었다. 이렇게 언어가 바뀜에 따라 경전 내용도 바뀌고 의미도 바뀌었다.
말 이어가기 놀이가 있다. 귀에 대고 전달하는 놀이를 말한다. 마지막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처음 전달한 사람의 말과 달라져 있음을 알게 된다. 경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늘날 부처님의 원음이 실린 빠알리 니까야를 접하고 있다. 영어, 독어, 일어, 한국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이는 자국어로 가르침을 배우기 위한 것이다. 일종의 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
불교인들은 자국어로 번역된 경전을 이용하여 가르침을 접한다. 그러나 원음의 의미를 완전하게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본래의 뜻을 확인하려면 빠알리어로 된 경전을 봐야 한다.
빠알리 경전을 자유자재로 읽고자
빠알리어 원문으로 된 경전을 보고자 한다. 우리말로 번역된 것이나 영어로 번역된 것은 참조하기 위한 것이 된다. 배움의 수단으로 번역된 경전을 보는 것이다.
빠알리원문을 이해하려면 문법을 배워야 한다. 이번에 큰마음 먹고 수업에 임하고 있다. 이번 3개월 과정에서 문법적 구조를 익히고자 한다. 그래서 매일매일 예습하고 있다.
빠알리공부는 교재만 보아서는 알 수 없다. 먼저 익힌 사람으로부터도 들어 보아야 한다. 어제 수업시간에 백도수 선생이 가르쳐준 명사8격변화 외우는 방법에 대한 것은 교재에 없는 내용이다.
빠알리 경전을 자유자재로 읽고자 한다. 단어는 문제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Digital Pali Leader사이트 (https://www.digitalpalireader.online/_dprhtml/index.html)에 따르면 단어만 클릭하면 영어로 해석되어 있다. 문법적 구조만 알고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오/암/에나/ 아~스마 암하 또/사 아야/에 스민 암히, 아~에 에히 장남 수”
백도수 선생은 남성명사 8격변화만 알면 빠알리경전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주격, 목적격, 도구격, 탈격, 여격, 소유격, 초소격, 호격에 대한 것이다.
8격변화는 외워야 한다. 백도수 선생은 외우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이는 “오/암/에나/ 아~스마 암하 또/사 아야/에 스민 암히, 아~에 에히 장남 수”이다.
8격변화 외우기를 보면 마치 주문처럼 보인다. 이를 세분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나라(nara)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1)단수
(1) 주격(N): 오(o); naro, 사람은
(2) 목적격(Ac): 암(ṃ); naraṃ, 사람을
(3) 도구격(Ins): 에나(ena); narena; 사람에 의해서
(4) 탈격(Abl): 아~(ā), 스마(smā), 암하(mhā) 또(to); narā, narasmā, naramhā; 사람 때문에
(5) 여격(D), 소유격(G): 사(ssa), 아야(āya); narassa, narāya; 사람을 위하여
(6) 처소격(L): 에(e), 스민(smiṃ), 암히(mhi); nare, narasmiṃ, naramhi; 사람에 관하여
2)복수
(1) 주격: 아~(ā); narā
(2) 목적격: 에(e) ; nare
(3) 도구격: 에히(ehi); narehi
(4) 여격, 소유격: 장남(ānaṃ); narānaṃ
(5) 처소격: 수(su); naresu
주격과 호격은 같다. 다만 호격은 콤마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nara,”라고 하면 이는 콤마가 있으므로 호격으로 되어서 “사람이여”라고 하는 것이다.
여격과 소유격은 단수와 복수가 동일 하다. 여격과 소유격에서 복수를 보면 장남으로 외우는데 이는 ‘장모음+naṃ’의 의미이다. 그래서 narānaṃ(사람에게)가 된다.
외국어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문법적 구조를 익혀야 할 것이다. 단지 배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외워야 한다.
부처님 가르침이 오래 전승되게 하기 위해서
빠알리어를 배우고자 했다. 오래 전에 빠알리어 문법책을 구입한 바 있다. 십년도 넘은 일이다. 그러나 한번도 공부해 보지 않았다.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결정적으로는 독학의 어려움이다.
빠알리어를 배워서 어디에다 써 먹을까? 빠알리어를 배워 돈벌이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경전을 읽기 위한 것이다. 부처님 원음을 접하기 위한 것이다.
빠알리어 경전은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가르침을 배우기 위한 목적이다. 부처님 가르침이 오래 전승되기 위해서는 부처님이 부처님 당시에 민중어로 말했던 언어로 배워야 한다. 그것이 빠알리어이다.
빠알리어를 배우는 목적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처님 원음을 아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부처님 가르침이 오래 전승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부처님이 설한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가슴 설레이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빠알리어를 보면 힘이 난다. 빠알리 원문으로 되어 있는 경전을 자유자재로 읽는다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 될 것 같다.
매일 경전을 읽고 있다. 머리맡에 있어서 읽는다. 지금은 쌍윳따니까야를 처음부터 읽고 있다. 진도는 반가 가량 나갔다. 더 좋은 것은 원문으로 읽는 것이다.
빠알리 원문을 읽기 위해서는 문법적 구조를 알아야 한다. 백도수 선생에 따르면 명사의 단수와 복수에 대하여 8격변화를 알면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마법과 같은 주문을 하나 만들었다. 그것은 “오/암/에나/ 아~스마 암하 또/사 아야/에 스민 암히, 아~에 에히 장남 수”라는 주문이다.
2024-01-1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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