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공부

선생이 외우라는 것은 외워야

담마다사 이병욱 2024. 2. 2. 09:05

선생이 외우라는 것은 외워야

 

 

이 세상에는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다. 알려진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났다. 그들 대부분은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한시대를 살다가 사라졌다. 자신의 행위만을 가지고 다른 존재로 태어났을 것이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있다. 그것은 글을 쓰는 것이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은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 남겨 놓으면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한 영원히 살게 된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다. 그러나 개념은 죽지 않는다. 개념이 잊혀지기 전에는 살아 있다. 글은 개념이다. 글은 언어적 형성에 대한 것이다. 언어적 형성은 개념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행위는 알리는 행위에 해당된다. “지금 이 순간 이런 생각을 가진 자가 있었다.”라고.

 

빠알리 수업을 한번 빠졌더니

 

빠알리 공부가 점입가경이다. 사단법인 고요한 소리에서 주관하고 있는 빠알리 클라스 2024년 기초반도 이제 중반을 넘어섰다. 12주 코스에서 이제 7주가 지났으니 절반이 지난 것이다.

 

 

빠알리 문법공부는 꼭 해보고 싶었다. 매일 빠알리 경전을 보고 있는 입장에서 빠알리어는 반드시 익혀야 하는 것이다. 번역본 경전을 보고 있지만 그래도 부처님 원음이 실리 빠알리 원문으로 읽는다면 조금이라도 부처님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지난주에 빠알리 줌강의를 듣지 못했다. 강사 백도수 선생의 사정으로 인하여 제시간에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백도수 선생이 별도로 강의를 해서 올려 놓았지만 보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에 지나지 않고 게을러서 그랬다고 볼 수 있다.

 

빠알리 문법 예습을 거의 매일 해 왔다. 현재 마지막인 32과를 진행 중에 있다. 앞으로 며칠 지나면 교재 빠알리 프라이머예습을 다 마치게 된다. 그러나 직접 듣는 것만 못하다.

 

이번주 수요일 7차 줌강의가 있었다. 지난주 6차 줌강의를 듣지 못한 것이 영향이 컸다. 예습을 미리 했다고는 하지만 한번 수업을 빠진 것이 타격이 컸다.

 

현재분사의 격변화에 대하여

 

어제 저녁에 지난주 듣지 못한 6차 줌강의를 스마트폰으로 들었다. 빠알리 클라스 카톡방에 링크가 올려져 있어서 들은 것이다. 듣고 나니 듣기를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 줌강의에서 핵심은 현재분사에 대한 것이다. 형용사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빠알리어에서 현재분사는 격변화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영어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 빠알리어에서 처음 접한다.

 

어떤 언어이든지 처음 배우면 생소하다. 영어도 그렇고 일본어도 그렇다. 달리 방법이 없다. 문법체계를 익힌 다음에 많이 접해 보는 수밖에 없다. 외국어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 시간을 투자한 것만큼 거두어 들인다.

 

빠알리어는 빠알리어 나름대로 문법적 규칙이 있다. 예습을 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현재분사의 격변화에 대한 것이었다. 현재분사가 주격이나 목적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를 연동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 하다. 그래서 교재에서는 현재분사는 관련된 명사의 성, , 격에 따라 격변화한다.”라고 써있다.

 

외국어를 혼자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교재만 보고서 혼자 공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교재에는 알아야 할 것이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는 강사로부터 강의를 듣는 것이 좋다. 이번에 줌강의를 보면서 절실하게 느꼈다.

 

백도수 선생은 빠알리어 강의 달인같다. 아마 오랫동안 빠알리어 문법강의를 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교재에서 볼 수 없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강의를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는 현재분사 격변화에 대한 것이다.

 

교재에서 현재분사는 관련된 명사의 성수격에 따라 격변화한다.”라는 말에 모든 의문이 한꺼번에 풀리는 듯 했다. 현재분사의 명사의 성(남성, 중성, 여성)이나 수(단수, 복수)나 격(주격, 목적격, 도구격, 탈격, 여격, 처소격)에 따라 격변화한다는데 이는 연동된 것을 말한다.

 

지난주 줌강의를 들어 보니 현재분사만 격변화하는 것이 아니었다. 과거분사도 격변화하고 미래수동분사도 격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명사가 격변화하듯이 격변화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또다시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다.

 

현재분사는 어떻게 격변화하는가?

 

빠알리어에서 현재분사는 형용사처럼 쓰인다. 현재분사는 명사의 성, , 격에 따라 격변화 하기 때문에 주격에 대한 현재분사는 주격으로 격변화하고, 목적격에 대한 현재분사는 목적격으로 격변화한다. 이런 것이다

 

 

1) bhatta pacanto puriso hasati. (주격)

쌀을 요리하는 남자는 웃는다.

2) Vejjo bhatta
pacantam purisa pakkosati. (목적격)

의사는 쌀을 요리하는 남자를 부른다.

3) Vejjo bhattam pacantena purisena saha bh
āsati. (도구격)

의사는 쌀을 요리하는 남자와 함께 말한다.

 

 

빠알리어 빠짜띠(pacati)’라는 말은 1인칭 단수로요리하다라는 뜻이다. 3인칭으로는 ‘pacanti’가 된다. 이 동사를 현재분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간 ‘paca’‘nta’를 붙여 주면 된다. 유럽에서 만든 문법책에 따르면 ‘nt’만 붙여서 pacant가 된다. 어쩌면 이것이 더 합리적인지 모른다. 이 어간을 이용하여 격변화하기 때문이다. 빠알리문법에서는 ‘nt’만 붙은 것으로 표현 되어 있는데 이는 이것이 현재분사임을 나타낸다.

 

1번 문장을 보면 현재분사가 주격을 수식하고 있다. 그래서 ‘pacanto puriso’라고 했다. 이는 ‘puriso’가 주격단수이기 때문에 ‘pacanto’가 된다. 주격에는 단어 끝에 ‘o’가 붙는다. 그래서 ‘o’가 붙어서 ‘pacanto puriso’가 되는데 이는 요리하는 남자라는 뜻이 된다.

 

2번 문장을 보면 현재분사가 목적격을 수식하고 있다. 이는 ‘pacantam purisa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단수목적격은 단어 끝에 ṃ’이 붙는다. 목적격을 수식하는 현재분사에도 단어 끝에 ṃ’이 붙어야 한다. 그래서 ‘pacantam purisa이라는 말은 목적격으로쌀을 요리하는 남자가 된다.

 

3번 문장을 보면 현재분사가 도구격을 수식하고 있다. 도구격에는 에나(ena)’가 단어 뒤에 붙는다. 그래서 의해서라고 번역된다. 이는 ‘pacantena purisena’로 표현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purisena’가 도구격이 되어서 사람에 의해서라고 번역되는데 이 말을 수식하는 어간 ‘pacant’‘ena’가 붙어서 ‘pacantena’가 된다. 그래서 ‘pacantena purisena’요리하는 남자에 의해서가 된다. 그러나 함께라는 뜻의 ‘saha’가 붙기 때문에  도구격으로 하여요리하는 남자와 함께라고 번역된다.

 

빠알리어 동사활용변화도 외워야

 

현재분사가 명사처럼 격변화한다는 것은 큰 발견이다. 영어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빠알리어는 우리말과도 문법체계가 다르다는 것이다. 어순은 같지만 동사변화가 다르다.

 

지난주와 이번주 줌강의 시간에 동사의 변화에 대하여 배웠다. 이는 인칭에 따른 변화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명사에 대해서는 격변화한다라고 말하지만 동사에 대해서는 활용변화한다고 말한다. 이는 수(단수, 복수)와 인칭(1인칭, 2인칭, 3인칭) 변화에 대한 것이다.

 

영어를 배울 때 듣던 말이 있다. 영어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언어라는 것은 요령 피우며 배울 수 없음을 말한다. 시간을 투자한 것만큼 거두어 들인다. 그 중에는 외워야 할 것도 있다.

 

모든 학문은 외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산수도 구구단을 외워야 한다. 물리법칙도 외워야 한다. 국어도 고문은 외워야 한다. 외국어는 말할 것도 없다. 빠알리어 동사활용변화도 외워야 한다.

 

아함 마양 뜨왕 뚬헤 소 떼”“미시띠 마탄띠”“아스미 아시 앗티 아스마 앗타 산띠

 

백도수 선생은 외워야 할 것을 말했다. 명사의 8격변화는 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마치 주문처럼 보이는 것을 외우라고 했다. 그것은 오 암 에나 아~스나 암하 또 사 아야 에 스민 암히그리고 ~에 에히 장남 수를 말한다.

 

동사활용변화도 외워야 한다. 먼저 인칭부터 외워야 한다. 그래서 아함 마양 뜨왕 뚬헤 소 떼로 외우라고 했다. 이는 “aha maya tva tumhe so te”를 말한다. 여기서 1인칭 단수는 ‘aha(나는)’이고 복수는 maya(우리는)’이고, 2인칭 단수는 tva(너는)’이고 복수는 tumhe(너희들은)’이고, 3인칭 단수는 ‘so(그는)’이고 복수는 ‘te(그들은)’이다.

 

동사활용변화는 여섯 종류가 있다. 이는 ‘1)현재, 2)명령, 3)원망, 4)과거, 5)미래, 5)이다에 대한 것이다. 백도수 선생에 따라면 이런 문법구조는 심플하다고 했다. 복잡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말과는 달라서 복잡해 보인다. 특히 인칭에 따라 동사가 변하는 것이 그렇다.

 

동사활용변화는 외워야 한다. 백도수 선생은 현재형에 대하여 미시띠 마탄띠로 외우라고 했다. 이는 동사 어미가 ‘mi si ti ma tha nti’로 끝나는 것을 말한다. 단수는 mi(1인칭) si(2인칭) ti(3인칭)가 되고 복수는 ma(1인칭) tha(2인칭) nti(3인칭)가 된다. 그래서 미시띠 마탄띠라고 외우면 현재형을 다 외우는 것이 된다.

 

동사활용변화에서 이다가 있다. 이 말은 문장이 이다있다로 끝날 때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이 활용을 외울 때는 아스미 아시 앗티 아스마 앗타 산띠라고 외워야 한다. 이 말은 ‘asmi asi atthi āsma attha santi’에 대한 것이다. 단수는 asmi(1인칭) asi(2인칭) atthi(3인칭)이고, 복수는 āsma(1인칭) attha(2인칭) santi(3인칭)이다.

 

 

동사활용 중에 미래형 동사가 있다. 문장에서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는 s가 두번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서 “issmi issasi issti issama isstha issanti”라고 외워야 하는데 공통적으로 ‘ss’가 있어서 미래형으로 구분된다.

 

선생이 외우라는 것은 외워야

 

외워야 할 것이 많다. 절대분사에서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것도 외워야 한다. ñatvā sutvā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교재에서는 이것은 중요하니 외우십시오라는 말은 없다. 강의 시간에 선생이 이것은 중요하니 꼭 외우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면 새겨 듣게 된다.

 

빠알리 문법공부가 점입가경이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하늘과 땅과 같은 것이다. 진통이 없지 않을 수 없다.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끊임 없이 반복학습 하는 것이다. 선생이 외우라는 것은 외워야 한다.

 

빠알리 문법을 조금씩 익혀 나가고 있다. 처음 예습할 때는 무슨 뜻인지 몰랐으나 지나고 나니 차츰 드러난다. 더구나 줌강의 시간에 설명을 들으니 퍼즐이 맞추어지는 것 같다. 특히 현재분사를 비롯하여 과거분사가 마치 명사처럼 격변화함을 알게 된 것은 큰수확이다. 이런 법칙을 앎으로 인하여 한단계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빠알리 문법은 기초중에 기초이다. 중요한 것은 문장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그것도 선생에게서 배워야 한다. 선생은 먼저 배운 사람이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다. 먼저 앞서 간 사람이기 때문에 따라가는 것이다. 빠알리어 문법이 끝나면 다음 과정을 계속 듣고자 한다. 올 한해는 빠알리어 공부와 함께 하고자 한다. 빠알리어 문법공부에 왕도는 없다

 

 

2024-02-0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