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좌불교 (테라와다)에서 보는 정법시대(正法時代)
흔히 말세라는 말을 많이 쓴다. 세상이 끝나가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말세는 항상 있어 온 모양이다. 경전에서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후오백세(後五百歲)의 의미는
말세와 비슷한 이야기가 금강경에 나온다. 정신희유분(正信希有分)에 다음과 같은 내용아 나온다.
如來滅後 後五百歲 有持戒修福者
부처님이 돌아 가신후 후오백세에도 계를 유지하고 최상의 복을 닦는 자가 있을 것 이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후오백세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와 있다.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정법 상법 말법 각 500년간으로 나누는 해석법이다. 즉, 정법(正法)시대는 부처님 입멸후 500년간 지속 되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잘 수행하여 쉽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시기를 말하고, 상법(像法)시대는 그 다음 500년간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수행 하지만 깨달음을 얻기 어려운 시기이고, 말법(末法)시대는 그 이후의 500년간의 시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있으나 수행도 없고 깨달음도 없어 불법이 쇠하는 시기를 말한다.
이 가운데 말법시대를 후오백세로 한다는 설도 있으나 학계에서는 역사적으로 금강경이 나온 시기를 고려 하였을 때 정법시대가 끝난 뒤의 상법시대가 후오백세에 적합 하다는 설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구에 담겨 있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즉, 후오백세가 어느 특정한 시점을 지칭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이 쇠퇴하여 경전공부도 하지 않고, 수행도 하지 않으며, 나날이 부패하고 분열만이 남아 있어서 정법을 공부 하기 어려운 시대적 상황을 지칭 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불교는
이렇게 본다면 요즘의 한국불교의 상황과 거의 일치 한다고 봉 수 있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만(卍)자 깃발을 단 점집이라든가 보살로 호칭하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무당집이 대표적이다. 또 사찰에서는 공공연 하게 시행되고 있는 천도재와 같은 방편 불교가 유행하고, 입시기도와 같이 기복적인 타력신앙에 의지 하는 불교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믿음에서는 경전을 중요시 하지 않을 뿐더러 수행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이해 관계에 따라 여러 갈래로 분열 되어 서로 반목 하고 질시 한다. 경전상으로 보았을 때 후오백세에 해당 되고 말법에 해당 된다고 볼 수 있다.
부처님의 입멸후 500년간을 정법시대라고 하였다. 그 시대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잘 수행 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시대라고 하였다. 그런 시대가 실제로 면면히 이어져 옴을 상좌부 불교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상좌불교에서 말하는 정법시대는 무엇일까.
상좌불교에서 말하는 정법시대는
상좌불교에서 말하는 정법시대는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경전이 있는 시대이다. 부처님께서 직접 설하신 '니까야' '아미담마'와 같은 빨리어 경전이 전해지고, 그 경전에 대한 주석서등 '교학'이 있으면 정법시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실천수행을 할 수 있는 '팔정도'가 있으면 정법시대이다. 팔정도는
셋째, 깨달음을 통하여 열반을 성취한 성자인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이 있으면 정법시대이다. 열반을 성취한 성자가 있다는 이야기는 빨리어경전과 위빠사나 수행이 함께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역대 부처님의 공통 사항은
인류 역사상 헤아릴 수 없는 까마득한 오랜 세월 동안 이 세상에 출현한 부처님은 모두 스물다섯 부처님이었다. 역대 부처님의 공통 사항은 항상 같은 법을 가지고 출현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깨달음을 얻는 수행방법도 모두 동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긴세월 동안 정법이 존재 하는 기간은 매우 짧았고 거의 찰나에 가까운 기간이었다고 한다. 이런 찰나와 같은 정법기간이 사라지면 다음 부처님이 출현 할 때 까지 긴 시간 동안 법이 없는 암흑시대가 계속 된다.
참고로 가장 최근의 고따마 붓다를 비롯한 과거칠불을 보면 그 기간을 알 수 있다.
첫번째, 위빠시 붓다 (Vipassi Buddha)-91겁전에 출현
두번째, 시키 붓다 (Sikhi Buddha)-31겁전에 출현
세번째, 웻사부 붓다 (Vessabhu Buddha)- 시키붓다와 같은 겁에 출현
네번째, 까꾸산다 붓다 (Kakusandha Buddha)-현겁에 출현
다섯번째, 코나가마나 붓다 (Konagamana Buddha)- 현겁에 출현
여섯번째, 까사빠 붓다 (Kassapa Buddha)- 현겁에 출현
일곱째, 고따마 붓다 (Gotama Buddha)- 현겁에 출현
과거칠불중 위빠시붓다는 무려 91겁전에 출현하였다. 그 때 오늘날 상좌부 불교에서 보는 것과 같은 똑같은 방법의 정법(正法)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그 기간은 거의 찰나에 가까웠을 것이다. 이후로 암흑시대가 계속 되다가 무려 60겁만에 출현한 부처님이 두번째인 시키붓다이다. 이 겁기간 동안 한분의 부처님이 더 출현 하였으니 그 부처님 이름은 웻사부 붓다이다. 그러나 이들 부처님의 법도 거의 찰나에 속할 정도로 짧은 기간 내에만 존속 하였고 곧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 후로 정법이 없다가 현겁에 이르러 다시 정법이 나타 났으니 그 부처님 이름이 네번째 까꾸산다 붓다이다. 이후로 고따마 붓다까지 내리 네분의 부처님을 현겁에서 보게 되고 미래에는 메떼야 붓다(미륵불) 까지 오시게 되어서, 현겁에서만 다섯분의 부처님으로 부터 정법을 전달 받는 ‘행운의 겁’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일겁은 달구지로 한나절 걸리는 거리를 한변으로 하는 큰 바위를 100년에 한번씩 선녀가 내려 와서 옷깃으로 스쳐서 바위가 다 닳아져 없어 졌을 때의 기간을 말한다. 바위 한변을 14km로 잡는다면 다 닳아 없어지는 데 있어서 기간은 실제로 우주의 성주괴공 시간과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30겁 만에 붓다가 나타났다면 우주가 30번 성주괴공 하였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정법은 매우 짧은 찰나에 존재
과거칠불이 출현한 기간을 보면 정법은 매우 짧은 찰나에 존재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정법시대가 사라지면 다음 부처님이 출현할 때까지 법에 대한 암흑시대가 계속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부처님의 법을 만나는 것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선업의 공덕을 쌓아야 그 공덕의 결과로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 생존시에 태어 나기 어렵고, 태어나더라도 부처님의 법이 살아 있는 정법시대에 태어 나기 어렵다는 것이디.
또한 정법을 가르치는 스승을 만나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스승을 만나고 부처님의 정법을 만나는 것도 과거 전생에 수 많은 바라밀행을 한 공덕의 결과 라는 것이다. 따라서 부처님 법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볼 수 있다.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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