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때리면 맞는다, 성인과 성자의 조건은, 법구경 3-4 띳사 장로 이야기

담마다사 이병욱 2010. 6. 3. 11:43

 

때리면 맞는다, 성인과 성자의 조건은, 법구경 3-4 띳사 장로 이야기

 

 

 

손등으로 때린다는 것

 

도올 용옥의 강연 중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뺨을 때릴 때 손바닥으로 때리는 것 보다, 손등으로 때리는 것이 가장 모욕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독교의 바이블 한 구절을 인용한다.

 

 

오른쪽 뺨을 맞거든 왼쪽 뺨 마저 내밀어라

 

 

이 경우 뺨을 때린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맞은 사람은 오른쪽 뺨을 맞았다. 그 경우 때린 사람이 오른손 잡이라면 오른손 바닥으로 쳤을 것이다. 그런데 맞은 사람이 얼굴을 돌려 왼쪽 뺨을 내민다면 손등으로 후려 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손등으로 뺨을 맞았을 경우 가장 모욕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실천을 한 사람이 예수라고 바이블에서 표현한다.

 

 

예수님은 석가모니 부처님과 함께 전세계인 추앙하는 성인이다. 성인은 범부들과 달리 고상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몸은 비록 범부들과 다름 없을지 몰라도 그들이 추구 하는 정신세계는 범부들이 인식 하는 세계와 차원이 다름에 틀림 없다.

 

그래서 성인들이 추구 하는 길을 역류도 (逆流道)’라 한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흘러 가는 세상에서 이런 흐름과 반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서 역류도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른쪽 뺨을 때린 다고 해서 단세포적으로 즉각 반응하여 보복 하지 않고, 오히려 왼쪽 뺨마저 내주는 것이다.

 

성인인가 성자인가

 

성인들은 때리면 맞는다. 반응 하지 않고 왜 맞는 것일까. 불교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불교에서는 성인이라는 말 보다 성자(聖者)’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성인(聖人)이라고 말하면 단지 인간세계로만 한정 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존재는 자신이 지은 업에 적합한 세상에 태어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불교의 세계관은 인간이 사는 욕계뿐만 아니라 색계천상, 무색계천상도 모두 포함 하여 세상이라고 하는 데 모두 31개의 세상이 있다. 그런데 욕계는 인간만이 아니라 천상세계도 있어서 그 숫자가 6개가 된다. 그런 천상을 욕계육욕천이라 한다.

 

욕계육욕천을 포함하여 색계 16, 무색계 4천 을 합하면 모두 26개의 천상세계가 있는데. 그 곳에 사는 존재들이 부처님 법에 의하여 도(, magga)와 과(, phala)를 얻지 못하였다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똑 같은 범부중생들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천상에 있는 중생들을 인간과 달리 특별히 천신(天神)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천신이 성스런 도와 과를 얻었다면 성인의 반열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런데 성인의 경우 인간에게 붙여 주는 적합한 말이지만, 천상의 존재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왜냐 하면 그들은 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성인 대신에 성자라고 부르는 지 모른다.

 

성자를 빠알리어로 아리야 뿍갈라(Ariya-puggla)’라 한다. 여기서 아리야는 성스럽다라는 뜻이다. 왜 성스럽다라는 뜻을 썻을까. 그 것은 다름아닌 부처님이 깨달은 성스러운 진리인 사성제를 깨우쳤기 때문이다.

 

사성제는 빠알리어로 ‘짜따리 아리야삿짜니(cattāri ariyasaccāni)’이다. 영어로는 Four Noble Truths 이다. 역시 성스럽다라는 뜻의 아리야가 들어 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팔정도도 마찬가지이다. 팔정도는 빠알리어로 ‘아리요 앗땅기꼬 막고(Ariyo aṭṭhagiko maggo)’이고, 영어로 표현 할 때는 Noble Eightfold Path이라 표현한다.

 

따라서 이들 성스러운 법으로 도와 과를 얻었다면 성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자를 아리야 뿍갈라(Ariya Puggala)’라 한다.

 

성인과 성자의 조건은

 

성자가 되려면 조건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조건은 종교마다 다르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성인의 조건과 불교에서 말하는 성자의 조건은 어떤 것일까. 표로 만들어 보았다.

 

 

성인의 조건

종교

명칭

성인의 조건

불교

성자

(수다원의 경우)

-유신견(내가 있다는 생각)이 없어야 함

-법에 대한 의심이 없어야 함

-잘못된 수행에 대한 집착이 없어야 함

가톨릭

성인

-순교자

-이적을 행한자

 

 

불교의 경우 성자가 되는 단계가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이렇게 4단계가 있는데, 가장 첫번째 단계가 수다원이다. 성자의 흐름에 들어섰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내가 있다라는 유신견(有身見)’을 타파 해야 한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의심을 극복 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계율과 의식에 얽매이는 잘 못된 수행에 대한 집착이 없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범부중생에서 성자로 계보변환이 이루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모두 정신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가톨릭의 성인의 경우, 사후에 성인의 지위를 부여 한다. 가장 큰 기준은 순교를 하였는지, 불가사의한 기적을 행하였는지가 중요한 판단요인이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가톨릭의 성인103명이 지난 1984년 로마 교황청이 아닌 여의도에서 집단으로 탄생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조선시대에 박해를 받아 죽은 순교자들이다. 

 

전지(全知)하고, 전선(全善)하신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만 하면 누구나 성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성자인지 아닌지 판단 여부는 누군가 증명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누구나 판단 할 수 있는데 그 기준은 보통 10가지 족쇄에 달려 있다. , 유신견, 법에 대한 의심, 잘못된 수행,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탐심), 악의(진심), 색계에 존재하고자 하는 욕망, 무색계에 존재하고자 하는 욕망, 들뜸, 무지, 아만 이렇게 10가지 족쇄를 다 풀면 아라한이라 한다. 아라한은 탐진치가 소멸 되었기 때문에 다시 태어나게 될 업을 짖지 않는다. 그래서 때리면 맞는 것이다.

 

아라한은 사꺄무니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이라면 추구해야 할 최고의 목표이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남김 없이 소멸 되어 다시 태어 날 일이 없는 아라한은 전선(全善)하다. 그렇다고 해서 전지(全知)한 것은 아니다.

 

BBS불교방송의 묘원법사의 강의에 따르면 전선하고 전지한 분은 오로지 사꺄무니 붓다 한 분이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위 없는깨달음을 얻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을 무상정득각자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부처님이 유일신교와 같이 전능(全能)한 것은 아니다. 부처님이라고 해서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로 진행 되기 때문에, 타인의 업()에 개입 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지은 행위에 대한 과보는 자신이 받게 되어 있다. 따라서 전지하고 전선한 부처님이라고 해서 다른 생명의 업에 개입할 수 있는 전능한 존재는 아닌 것이다.

 

만약 모든 것을 자유롭게 행 할 수 있다면 그는 초월적존재이다. 그런데 전지한 부처님의 눈으로 보았을 때 그런 존재는 없다는 것을 지혜로 아신 것이다. 모두 생각으로 만들어낸 개념 내지 관념의 산물로 보는 것이다.

 

때리면 맞는다

 

부처님이 전지 전선하고, 아라한이 전선한 존재라면 범부중생은 어떠할까. 범부중생은 전지 하지도 못하고 전선하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습관대로 살고,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더 많은 삶을 살아 가는 것이다.

 

이런 범부들이 뺨을 한대 맞으면 즉각 반응한다. 전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선한 아라한이라면 상대방이 때렸을 경우 그대로 맞을 것이다. 수다원이상의 성자는 분명히 다음과 같이 생각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 내가 원인을 일으키면 그 결과에 의하여 고통을 받겠구나”

 

 

이렇게 알기 때문에 때리면 맞을 뿐이고, 예수님처럼 한 쪽 뺨을 내밀어 줄지 모른다.

 

 

법구경의 게송3번과 4번은 증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를 때렸다고 해서 증오를 품으면 그 증오는 결코 없어 지지 않고, 그 증오를 품지 않았을 때 만이 증오가 없어진다는 교훈이다. 인연담에서는 이를 부처님의 고종사촌인 띳사(Tissa)장로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스리랑카

사진 http://www.pbase.com/kaso/lanka04

 

 

 

1. 빠알리어

 

 

1-3

Akkocchi ma avadhi          악꼿치 망 아와디

ma ajini ma ahāsi me      망 아지이니 망 아하아시 메
Ye ca ta
upanayhanti         예 차 땅 우빠나이한띠

vera tesa na sammati.     웨람 떼삼 나 삼마띠

 

 

1-4

Akkocchi ma avadhi         악꼿치 망 아와디

ma ajini ma ahāsi me       망 아지이니 망 아하아시 메
Ye ca ta
na upanayhanti    예 차 땅 나 우빠나이한띠

vera tesūpasammati.          예랑 떼수우우빠삼마띠

 

 

2. 우리말

 

 

1) 거해스님

 

 

1-3

그는 나를 욕했고,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굴복시켰고, 내 것을 빼앗았다고 하여

증오를 품고 있으면

증오는 없어지지 않는다.

 

 

1-4

그는 나를 욕했고,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굴복시켰고, 내 것을 빼앗았다고 해도

증오를 품지 않으면

증오는 없어진다.

 

 

2) 석지현스님

 

 

1-3

그는 나를 욕했고 그는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이겼고 그는 내 것을 앗아갔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미움으로부터 길이 벗어날 수 없다.

 

 

1-4

그는 나를 욕했고 그는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이겼고 그는 내 것을 앗아갔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저 미움으로부터 벗어난다.

 

 

3. 영어

 

 

1) Acharya Buddharakkhita

 

 

1-3

“He abused me, he struck me,

he overpowered me, he robbed me.”

Those who harbor such thoughts

do not still their hatred.

 

 

1-4

4. “He abused me, he struck me,

he overpowered me, he robbed me.”

Those who do not harbor such thoughts

still their hatred.

 

 

2) Thanissaro Bhikkhu

 

 

1-3

‘He     insulted me,

              hit me,

              beat me,

              robbed me’

 — for those who brood on this,

           hostility isn't stilled.

 

 

1-4

‘He     insulted me,

hit me,

beat me,

robbed me’

—for those who don't brood on this,

           hostility is stilled.

 

 

5. 한문(法增比丘)

 

 

1-3

罵欺我,敗我掠奪我,

若人心懷怨,怨恨不能息。

 

 

1-4

罵欺我,敗我掠奪我,

若人不懷怨,怨恨自能息。

 

 

6. 일본어(西津紘一)

 

 

1-3

あいつは私をバカにした
  あいつは私を傷つけた
  あいつは私を倒したぞ
  そのように恨めば
  恨みは消えないよ

 

1-4

あいつは私をバカにした
  あいつは私を傷つけた
  あいつは私を倒したぞ
  そのように恨まなければ
  恨みは消えるよ

 

7. 인연담

 

 

1) 영어 (Daw Mya Tin)

 

 

The Story of Thera Tissa

 

While residing at the Jetavana monastery in Savatthi, the Buddha uttered Verses (3) and (4) of this book, with reference to Thera Tissa.

Tissa, son of the Buddha's maternal aunt, was at one time staying with the Buddha. He had become a bhikkhu only in his old age, but he posed as a senior bhikkhu and was very pleased when visiting bhikkhus asked his permission to do some service for him. on the other hand, he failed to perform the duties expected of junior bhikkhus; besides, he often quarrelled with the younger bhikkhus. Should anyone rebuke him on account of his behaviour he would go complaining to the Buddha, weeping, very much dissatisfied and very upset. The others also followed him to the presence of the Buddha. The Buddha told them not to harbour thoughts of enmity, for enmity could only be appeased by not harbouring enmity.

 

Then the Buddha spoke in verse as follows:

 

 

 

 

Verse 3:. "He abused me,

he ill-treated me, he got the better of me,

he stole my belongings;"... the enmity of those harbouring

such thoughts cannot be appeased.

 

 

 

 

  

 

Verse 4: "He abused me,

he ill-treated me, he got the better of me,

he stole my belongings;" ... the enmity of those not harbouring

such thoughts can be appeased.

 

 

 

 

 

At the end of the discourse, one hundred thousand bhikkhus attained Sotapatti Fruition.

 

 

2)우리말(진흙속의연꽃)

 

 

띳사(Tissa)장로 이야기

 

 

부처님이 사왓티의 제따와나 승원에 머무르고 계실 때, 띳사(Tissa) 장로와 관련된 게송3과 게송4를 읊으시었다.

 

부처님 외숙모의 아들인 띳사는 어느 한 때 부처님과 함께 있었다. 그는 늦은 나이에 비구가 되었는데, 고참비구 행세를 하며 매우 거만하게 굴었다. 그리고 다른 비구들이 그에게 심부름도 해주고, 공손하게 해주는 것을 즐겼다. 그러나 젊은 비구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젊은 비구들이 그렇게 봉사해 주기를 바랐으나 그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였다. 이외에도 그는 종종 젊은 비구들과 다투기도 하였다.

 

누군가 그의 행위에 대하여 심하게 비난 하자 그는 부처님에게 달려가 눈물을 흘리며 불만족 스럽고 화가 난 사항에 대하여 불평을 늘어 놓곤 하였다. 그럴 때 마다 부처님은 그에게 증오의 감정을 품지 말라고 충고 하였다. 증오는 오직 증오의 감정을 품지 않을 때만 풀어 질 수 있다고 말씀 하셨다.

 

이렇게 말씀 하시고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시었다.

 

 

그는 나를 욕했고,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굴복시켰고, 내 것을 빼앗았다고 하여

증오를 품고 있으면

증오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는 나를 욕했고,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굴복시켰고, 내것을 빼앗았다고 해도

증오를 품지 않으면

증오는 없어진다.

 

 

이 설법을 마치자 수 많은 비구들이 수다원과를 얻었다.

 

 

 

 

 

 

 

2010-06-03

진흙속의연꽃

 

법구경 3-4 띳사 장로 이야기.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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