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자연인가 인공인가, 점입가경의 운대산 홍석협

담마다사 이병욱 2011. 5. 24. 13:15

자연인가 인공인가, 점입가경의 운대산 홍석협

 

 

 

 

여행을 떠나는 목적중의 하나는 일상을 떠나 낯선 곳을 체험하는 것이다. 주로 가까운 곳으로 가지만 멀리 떠나기도 한다. 그런 여행의 목적지가 외국일 경우 비행기로 이동하는데, 현실세계와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다.

 

외국여행은 현실에서 확실하게 벗어 나는 것이다. 언어도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가 차단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휴대폰을 로밍해 놓았기 때문에 종종 문자나 전화가 걸려 오기도 해서 현실과 완전히 단절 되었다고 볼 수 없다.

 

운대산 가는길에

 

5 19일은 본격적으로 여행이 시작 되는 날이다. 오늘 목적지는 운대산이다. 정주에서 북서쪽으로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자동차로 두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는 중국에 있어서 이웃집가는 정도의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운대산은 하남성과 산서성 사이에 있다.

 

운대산 가는 길은 너른 평원의 연속이다. 밀밭이 끊없이 심어져 있는데, 가도 가도 산이 보이지 않는다.

 

 

 

 

 

밀밭

산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너른 평원에 밀이 심어져 있다.

 

 

 

가는 도중에 황하를 보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황하는 어떤 모습일까.

 

갈수기의 황하(黃河)

 

황하는 청해성의 쿤룬산맥에서 발원하여 중국의 중원을 거쳐 발해만으로 흘러들어 가는데, 길이가 5,463Km라 한다. 하남성(河南省)이라는 이름도 황하 남쪽에 있다고 하여 붙여준 이름이라 한다.

 

이런 황하는 영어로 옐로우리버(Yellow River) 라 표기 되는데, 이는 서부지방의 황토물이 휩쓸려 들어와 강물이 누렇다 해서 붙여준 이름이라 한다. 그 황하를 건너기 위해서 차도가 있는데, 가이드 말에 따르면 무려 7.3Km라 한다.

 

 

 

 

 

황하입구

입구에서 출구까지 7.3Km라 한다.

 

 

 

하지만 5월의 황하는 갈수기이었다. 너른 지역에 물이 흐르는 곳은 고작 몇 백미터에 지나지 안았다. 그런데 7월과 8월 비가 많이 내리면 제방까지 꽉 찬다고 한다. 그런 제방안의 농토에는 밀밭이 끝 없이 펼쳐져 있었다.

 

 

 

 

 

 

황하

갈수기로 물의 양이 많지 않다.

 

 

 

평지돌출형 산의 특징은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한참 달려가자 드디어 운대산이 보이기 시작 하였다. 그런 운대산은 평지돌출형에 가깝다.

 

 

 

 

 

 

운대산전경

평지에 돌출된 산이다.

 

 

 

평지에 갑자기 솟아 오른 듯해 보이는 평지돌출형산은 예로 부터 신앙의 중심지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제평야에 있는 모악산이 대표적이라 한다.

 

모악산의 경우 예로 부터 미륵신앙의 중심지 이었는데, 김제 금산사가 미륵신앙의 성지임을 보면 알 수 있다.

 

또 평지돌출형의 산은 농민봉기가 일어나면 마치 요원의 불길처럼 삽시간에 퍼지는데, 이는 평지라서 통신이 잘 되고, 돌출된 산이라서 활화산처럼 타오르게 되는데서 붙여진 명칭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조선말에 일어난 갑오농민운동(동학)’이 대표적이라 한다.

 

이처럼 평지에 돌출된 산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데, 운대산도 그런 산중의 하나로 본다. 더구나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비경이 펼쳐지는 운대산은 도교의 성지라 한다. 불교 사원도 있긴 있지만 예로 부터 도교가 성행한 곳이라 하고 도교의 사당도 있다고 한다.

 

검색대를 통과해야

 

운대산 입구에는 중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넘쳐 난다. 가이드의 깃발에 따라 중국의 전역에서 온 여행객으로 매우 소란 스럽다. 그런 운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절차가 꽤 복잡하다. 외국인의 경우 비자검사가 있어야 하고, 모두 곳곳마다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색대

입장 마그네틱카드가 있어서 이것과 지문을 대고 통과해야 한다.

 

 

 

 

점입가경

 

입구에서 본 운대산의 모습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산의 안쪽으로 들어가야 본격적으로 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그리고 10분 이상 깊숙히 들어가면 절로 탄성이 나오게 되는데, 아마도 이를 두고 점입가경이라는 표현이 나왔을 법 하다.

 

 

 

 

 

 

 

 

점입가경의 운대산

들어가면 갈수록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가면 갈수록 비경에 감탄하는 운대산은 어떤 산일까.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운대산관광은 크게 홍석협과 담폭협으로 나누어진다.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오전에 홍석협으로 보고, 오후에 담폭협을 보는 일정이다. 그렇다면 운대산 관광의 꽃 홍석협은 어떤 곳일까

 

 

 

 

 

 

홍석협 계곡

구름다리에서 본 모습

 

 

 

홍석협의 골짜기는 전반적으로 불그스럼한 빛깔을 띠고 있다. 암석에 철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런 바위는 마치 쇠처럼 단단하게 생겨서는 도무지 깨질 것 같지 않지만, 관람객을 위하여 길을 마련해 놓았다.

 

 

 

 

 

 

  

홍석협으로 가는 길

중국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홍석협가는 길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아래는 천길 만길 될 것 같은 낭떠러지가 있고 그 아래에 계곡이 있는데, 반드시 동굴을 하나 통과해야 한다.

 

자연을 훼손해도 되는 것일까

 

그런데 이 동굴은 천연동굴이 아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인공으로 뚫은 것이라 한다. 길이는 약 30미터 정도 되는데, 홍석협 협곡을 보게 하기 위하여 뚫어 놓은 것이다.

 

 

 

 

 

 

홍석협 가는 동굴

인공동굴로서 약 30미터이다.

 

 

 

관광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자연유산을 이렇게 훼손해도 되는 것일까. 그런데, 이런 인공동굴 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통로가 암반을 깍아서 길을 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자연훼손 행위가 없었다면 눈 앞에 펼쳐지는 비경을 모든 사람들이 보지 못 하였을 것이다.

 

자연보호가 우선인지 모든 사람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자연의 일부는 훼손되도 괜찮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중국에서는 이처럼 사람들을 위하여 자연의 일부를 훼손 하는 한이 있더라도 길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별천지에 온 듯한

 

동굴을 지나면 눈앞에 놀라운광경이 펼쳐지게 된다. 마치 별천지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가파른 암반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가는 듯한 사람들, 발아래 까마득하게 보이는 절벽, 그리고 터진 공간 사이로 보는 운대산의 비경이 그것이다.

 

 

 

 

 

 

통로

암반을 깍아 통로를 내었다.

 

 

 

 

 

 

 

 

 

 

 

 

 

 

 

 

 

 

 

 

홍석협 협곡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계곡의 경치는 장관을 이루고 있지만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 또 관광객이 많아서일까 물도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뜰채로 계곡의 쓰레기를 줍는 청소부가 곳곳에 보인다. 이는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나타는 현상일 것이다.

 

줄을 서서 가는 통로는 빠져 나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어느 통로의 경우 병목현상이 심하여 한참 기다려야 지나 갈 수 있다. 거의 대부분 중국인들이지만 외국인 중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다. 이는 정주, 서안과 같은 중원의 관광에 있어서 운대산이 빠질 수 없는 코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산과 인공산

 

중국인들은 모방의 천재인것 같다. 세계의 유명상표를 모방하여 만든 짝퉁제품도 대부분 중국산이라 하는데, 이곳 운대산의 통로 역시 자연산인지 인공산인지 구분을 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런 것중의 하나가 계곡을 건너는 다리이다.

 

 

 

 

 

 

계곡의 다리

자연석처럼 보이는 인공다리이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있는데, 겉으로 보기엔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인공으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인공적인 요소는 다리 뿐만이 아니다. 계곡의 끝 부분에 폭포가 하나 보였는데,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홍석협 폭포

저수지의 물을 흘려 만든 인공폭포이다.

 

 

 

 

겉으로 보기에 자연폭포 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로 옆에 댐이 있어서 옆으로 내보낸 물이 마치 폭포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홍석협댐

 

 

 

홍석협댐을 경계로 관광지는 두개로 나누어 진다. 오전에는 홍석협을 보고, 오후에는 댐 건너에 있는 담폭협을 보기 때문이다.

 

홍석협에서 위로 올라오자 오후에 가게 될 담폭협 능선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그리고 천혜의 절경을 배경으로 기념품을 파는 가게와 노점이 즐비하다.

 

 

 

 

 

 

 

기념품을 파는 가게

 

 

 

개발인가 보존인가

 

세계적인 비경을 소개하는 프로가 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소개 하면서 죽기 전까지 꼭 보아할 곳이라고 말하며, 다큐프로를 통하여 선명한 HDTV화질로 보여준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접근할 수 없어서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다. 일부 특수한 사람들이나 보면 모를까 하루 하루 생업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런 비경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운대산의 비경

 

 

 

 

보통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비경도 개발해 놓으면 누구나 가서 볼 수 있다. 문제는 자연을 훼손하는 것 없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의 자연파괴를 감수하며 길을 내고,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모든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 보다 자연훼손이 너무 심함을 느꼈다. 관람객을 위하여 굴을 만들고, 거대한 인공통로를 만드는가 하면, 인공폭포처럼 자연을 개조하기도 한다. 영원히 지켜야 할 세계적인 자연유산이 무참히 파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빈부귀천 할 것 없이 놀라운 비경을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은 아마도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니 홍석협 계곡은 자연과 인공의 산물이고, 동시에 자연구경이고 사람구경이라고 보여진다.

 

 

 

 

 

2011-05-2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