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불자답게 삽시다? 가르침(Dhamma)대로 살면 불자답게 사는 것

담마다사 이병욱 2016. 8. 20. 10:22

 

 

불자답게 삽시다? 가르침(Dhamma)대로 살면 불자답게 사는 것

 

 

 

 

 

 

 

조계종 기관지보다 더 기관지다운 법보신문에서 최근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불자답게 삽시다입니다. 불자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마치 학생은 학생답게라는 구호가 자연스럽게 생각납니다. 선생님 말 잘 듣는 모범학생들을 만들려는 것처럼, 스님 말 잘 듣는 모범불자를 만들려는 것 같은데 나만 그럴까요?

 

불자답게 캠페인은 지난 3월에 총무원장스님과 포교원장스님등이 참석하여 선포된바 있습니다. 37개 항목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계 | 불자되는 첫 걸음

 

1. 삼귀의 오계 수지

2. 산 생명 해치지 않기(불살생)

3. 남에게 손해 끼치지 않기(불투도)

4. 성폭력·성추행하지 않기(불사음)

5. 욕설과 거짓말 하지 않기(불망어)

6. 취하도록 술 마시지 않기(불음주)

 

정진 | 깨달음으로 가는 길

 

7. 내 발원문 만들기

8. 나만의 수행법 갖기

9. 매일 경전 읽기(소의경전 갖기)

10. 하루 10분 이상 명상하기

11. 화내지 않기(인욕)

 

가정 | 부처의 씨앗 자라는 곳

 

12. 우리 집에 부처님 모시기

13. 식사 전 공양게 하기

14. 내 가족 전법하기

15. 우리 아이 어린이법회 보내기

16. 이웃 위해 축원하기

17. 가족법회 열기

18. 채식 위주 식사하기(육식 줄이기)

19. 가죽제품 적게 쓰기

20.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사찰 | 사부대중의 향기로운 공동체

 

21. 재적사찰 갖기

22. 사찰 예절 익히기

23. 법회 참석하기

24. 매년 성지(불교유적지) 순례하기

25. 찬불가 배우기

26. 불자간 법명 불러주기

27. 합장으로 인사하기

28. 사찰에 연등 및 인등 달기

29. 템플스테이 참여하기

30. 스님들 바르게 외호하기

 

사회 | 더불어 사는 부처님 세상

 

31. 불교단체 활동하기

32. 교계 신문·잡지 구독하기

33. 불서 읽기 및 선물하기

34. 손목에 단주차기(차량 염주, 불자의 집)

35. 공익단체 후원하기

36. 매월 1회 이상 봉사하기

37. 점 안 보기

 

 

이상 37개 항목에서 불자들은 몇 개나 해당될까요? 이를 불자지수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점 매기듯이 등급을 나누는 것 입니다. 60프로 이상이면 낙제는 면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불자대상 등 상을 부여할 때 기준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37개 항목중에 6번 째 항목을 보면 취하도록 술 마시지 않기가 있습니다. 사실상 술을 허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어떤 스님은 법문에서 술을 음식으로 알아 마시면 음주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마시다 보면 한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여러 잔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취하지 않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것 같습니다. 만일 스님답게 삽시다캠페인이 새로 생겨난다면 이 불음주항목을 그대로 적용해도 되는 것일까요?

 

57개 항목중에 30번 째 항목을 보면 스님들 바르게 외호하기가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외호라는 말이 보호한다는 뜻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호한다는 것일까요? 계를 어기는 스님에게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는 것도 해당 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남방 테라와다불교에서는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이웃나라 대만에서도 스님이 범계행위를 하면 그 자리에서 지적한다고 합니다. 재가불자들이 스님의 호법신장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스님들이 이득과 명예와 칭송에 사로 잡혀 있을 때 이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도 스님 바르게 외호하기라 봅니다.

 

불자답게 살기에서 보시가 빠질 수 없습니다. 항목중에 28번째에 사찰에 연등 및 인등 달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년에 한번 단다면 사찰재정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할 것 입니다. 매월 십일조 내듯이 정기적으로 보시금 내기가 빠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23번 째 항목 법회 참석하기로 해결 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각종 재일을 기도라고 하는데 이를 법회라는 명칭으로 바꾼다면 불자들은 일요법회를 포함하여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절에 가게 됩니다. 법회참석할 때 빈손으로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절에 자주 가는 것이 보시 사찰재정에 기여하는 것이고 보시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37개 항목에서 가장 반가운 말은 37번 째 항목 점 안 보기입니다. 이는 다름아닌 기복하지 않기라 보여지기 때문 입니다. 최근 포교원장 스님은 일간지와 기자회견에서 현각스님 비판, 원칙적으로 맞다.”(동아일보)라 했습니다. 현각스님이 기복이라 비판한 것도 수용할 수 있음을 밝힌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기복의 대표주자 천도재는 사라지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학생은 학생답게’, ‘군인은 군인답게’, ‘공무원은 공무원답게답게캠페인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불자에게도 적용되어 불자답게 삽시다라 하였을 때 근대화시기 계몽운동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 타종교에서 이런 캠페인을 본 적이 없습니다. 유독 불교에서만 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제까지 그렇게 살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불자계몽운동임에 틀림 없습니다.

 

신심 있는 불자들은 캠페인과 관계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르침대로 살기 때문입니다. 굳이 캠페인 하지 않아도 부처님 원음이 실려 있는 빠알리니까야에 실려 있는 가르침대로 살면 불자답게 사는 것입니다. 스님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굳이 스님답게 삽시다라는 구호를 새로 만들 필요 없습니다. 율장대로 살면 됩니다. 율장대로 살기 힘들면 율장정신대로라도 살면 됩니다. 굳이 스님답게 행동강령을 만들어서 취하도록 술 마시지 않기(불음주)”라는 엉뚱한 항목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출재가를 막론하고 잘 사는 것 입니다.

 

 

2016-08-2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