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오른발 집중하며 오르다 보니
두 갈래 길을 만났습니다.
계곡길로 가면 거칠고 힘들지만
빨리 올라갈 수 있습니다.
굽이굽이 포장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부처님은 바른길로 가라 했습니다.
왼길로 가지 말라 했습니다.
방향도 아니고 이념도 아닙니다.
팔정도가 바른 길입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로 가면
길 잃기 쉽습니다.
붓다의 길 따라 가면 안전합니다.
그 길로 주욱 가기만 하면 됩니다.
초추(初秋)에 삼막사길에 올랐습니다.
늦은 오후 햇볕은 강렬하지만
온도와 습도는 적당합니다.
이미우이 음악을 들으며
왼발 오른발 하며 올라 갔습니다.
급할 것 없습니다.
일없이 경행하듯이
한발한발 떼었습니다.
한줄기 바람이 시원합니다.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지나고 보니 꿈만 같습니다.
팔만사천 대겁을 사는 천신도
임종 때는 순간일 겁니다.
내리막길에 ‘천천히’ 가라 합니다.
오를 때는 천천히 갈 수밖에 없습니다.
왼발 오른발 집중하며 오르다 보니
삼막사 정상에 다 왔습니다.
법당에 앉았습니다.
들리는건 ‘까악까악’ 까마귀 소리와
지나가는 비행기 굉음소리 입니다.
등 뒤 초추의 양광이 평화롭습니다.
2018-09-2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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