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왼발 오른발 집중하며 오르다 보니

담마다사 이병욱 2018. 9. 25. 11:16

 

왼발 오른발 집중하며 오르다 보니

 



 

두 갈래 길을 만났습니다.

계곡길로 가면 거칠고 힘들지만

빨리 올라갈 수 있습니다.

굽이굽이 포장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부처님은 바른길로 가라 했습니다.

왼길로 가지 말라 했습니다.

방향도 아니고 이념도 아닙니다.

팔정도가 바른 길입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로 가면

길 잃기 쉽습니다.

붓다의 길 따라 가면 안전합니다.

그 길로 주욱 가기만 하면 됩니다.

 

초추(初秋)에 삼막사길에 올랐습니다.

늦은 오후 햇볕은 강렬하지만

온도와 습도는 적당합니다.

이미우이 음악을 들으며

왼발 오른발 하며 올라 갔습니다.

 

급할 것 없습니다.

일없이 경행하듯이

한발한발 떼었습니다.

한줄기 바람이 시원합니다.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지나고 보니 꿈만 같습니다.

팔만사천 대겁을 사는 천신도

임종 때는 순간일 겁니다.

 

내리막길에 천천히가라 합니다.

오를 때는 천천히 갈 수밖에 없습니다.

왼발 오른발 집중하며 오르다 보니

삼막사 정상에 다 왔습니다.

 

법당에 앉았습니다.

들리는건 까악까악까마귀 소리와

지나가는 비행기 굉음소리 입니다.

등 뒤 초추의 양광이 평화롭습니다.

 

 

2018-09-2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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