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소유냐 무소유냐

담마다사 이병욱 2018. 9. 26. 08:35

 

소유냐 무소유냐

 



 

먹을 것을 잔뜩 싸가지고 산에 갔습니다.

산 초입에서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먹을 욕심이 더 앞섰습니다.

맨몸으로 갔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소유입니다.

소유하지 않았다면

욕심도 없었을 겁니다.

수행자에게 소유는 큰 허물입니다.

 

 

마을에서 떠날 때에

아무것도 살펴보지 않고,

미련없이 떠납니다.

그 때문에 저는 저들이 사랑스럽습니다.” (Thig.282)

 

창고에도 항아리에도 바구니에도

자신의 소유를 저장하지 않고,

줄 준비된 것만을 구합니다.

그 때문에 저는 저들이 사랑스럽습니다.” (Thig.283)

 

 

테리가타 로히니 장로니의 게송입니다.

로히니가 소녀였을 때

사문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그것은 철저한 무소유입니다.

 

욕망이 발동걸리면

눈에 뵈는 것이 없습니다.

기어이 욕망을 채우고야 맙니다.

모든 욕망은 소유로부터 시작됩니다.

 

탁발은 무소유의 삶입니다.

탁발전통이 없는 한국에서

무소유의 삶은 실종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율장정신대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후불식자가 있습니다.

탁발하지 않는 대신

오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감관을 청정히 하는 것,

음식절제 하는 것,

깨어 있음에 철저히 하는 것

이것은 깨달음의 조건입니다.

 

청정한 삶을 사는 수행자에게는

소유냐 존재냐가 아니라

소유냐 무소유냐입니다.

무소유자만이 청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2018-09-2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