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권당

154권 영화드라마후기 IV

담마다사 이병욱 2026. 1. 13. 19:14

 

154권 영화드라마후기 IV

 

 

마치 밧데리가 충전된 것 같다. 명상을 하고 났더니 마음이 충만해졌다. 명상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달라졌다. 마치 잠을 잘 자고 깨어난 것 같다. 삶의 활력을 느낀다.

 

오늘 아침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감기 후유증이 있다. 앞으로 며칠 더 갈 것 같다. 특히 잠을 잘 자지 못했을 때 그날 컨디션은 엉망이 된다.

 

새벽에 잠을 깼다. 더 자고자 했다. 그러나 한번 깬 잠은 다시 잠들기가 쉽지 않다. 신경안정제 소량과 멜라토닌 소량을 먹었다. 두세 시간이라도 더 자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낭패를 보았다.

 

새벽 두 시나 세 시 정도 된 줄 알았다. 그러나 삼십분도 되지 않아 날이 밝았다. 다섯 시가 넘은 것이다. 잠 들기 전에 먹었어야 했다.

 

몸은 민감하다. 마치 악기처럼 예민하다. 잘못 먹으면 금방 반응이 온다. 잠과 관련된 약을 먹은 것이 몸에 영향을 미쳤다. 이른 아침 백권당에 걸어 오는데 비틀비틀 했다.

 

일은 벌어졌다. 컨디션은 엉망이 되었다.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다시 잠을 잘 수도 없다. 명상으로 극복해 보고자 했다.

 

행선을 했다. 그러나 오늘 따라 집중이 되지 않는다. 육단계행선을 하며 동작 하나하나를 새겨 보지만 비틀비틀할 뿐이다. 좌선을 하면 나아질까?

 

금강좌에 앉았다. 명상공간에 있는 방석을 금강좌(金剛座)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 자리 잡은 그 금강좌를 말한다. 나도 부처님처럼 정각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다. 엉망이 된 몸, 흐트러진 마음이다. 평좌를 하고 눈을 감았다. 몸과 마음은 평소와 다르게 들썩인다. 억눌러야 한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머리도 꼿꼿하게 세웠다. 하나의 나무토막이 되고자 했다. 꼼짝 앉고 가만 있어야 한다.

 

좌선을 하다 보면 하나의 전환점이 있다. 어느 포인트에 이르러서 마음상태가 바뀐다. 몸이 나무토막이 된 상태에서 배의 부품과 꺼짐만을 지속적으로 새기다 보면 변화가 일어난다.

 

마음을 잡아야 한다. 뛰쳐나가려는 마음을 꽁꽁 붙들어 매 두어야 한다. 마음을 호흡이라는 기둥에 새김(sati)이라는 밧줄로 꽁꽁 묶어 두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일이십분 지나면 변화가 일어난다. 마음의 상태가 바뀌는 것이다.

 

좌선을 하면 삼매에 들고자 한다. 그러나 삼매에 들기가 쉽지 않다. 초선정부터 시작되는 본삼매를 말한다.

 

아직까지 본삼매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본삼매에 이르기 전단계인 근접삼매의 경험은 있다. 마음이 하나로 통일된 상태이다. 몸은 나무토막이 되어서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는 정말 근접삼매의 상태일까?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앉아있을 만 하다는 것이다. 이 상태가 좋다. 계속 앉아 있고 싶어지는 것이다.

 

삼십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매일 삼십분 명상을 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명상전과 명상 후는 180도 다르다는 것이다. 잠을 잘 잔 것 같다.

 

이전의 찌뿌둥한 마음은 사라졌다. 정신은 맑아 졌다. 극적 변화이다. 이래서 명상을 하는 것 같다.

 

매일 아침 삼십분 좌선을 한다. 다음 코스는 글쓰기이다. 몸과 마음이 청정한 상태에서 글을 쓰는 것이다.

 

사무실에 명상공간을 만들어 놓은 지 오년 되었다. 이전에는 명상하는 것 없이 글을 썼다. 오전은 글쓰기로 보냈다. 그러나 명상공간을 만들어 놓고 난 이후에는 반드시 명상하고 난 후에 글을 썼다.

 

글에도 품질이 있다. 명상하지 않고 쓴 글과 명상을 하고 난 다음 쓴 글은 다르다. 전자는 마음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쓴 것이고, 후자는 마음이 충만된 상태에서 쓴 것이다. 진실된 글이기 쉽다.

 

마음이 채워지지 않으면 허전하다. 마치 밧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명상을 하고 나면 마음은 채워진다. 스마트폰 밧데리가 100%로 표시되어 있는 것과 같다.

 

글을 쓸 때는 뉴스를 보지 않는다. 뉴스를 보면 마음이 뒤집어 질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글을 쓸 수가 없다. 마음이 들뜨고 흥분된 상태에서 쓸 수 없다.

 

아침에 뉴스를 보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오전은 글 쓰는 시간이기 때문에 뉴스를 보지 않는다. 요즘은 명상하고 난 다음 글을 쓴다.

 

뉴스를 보지 않아서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다 명상을 하고 난 다음 글을 쓰면 잘 써진다. 마치 자동기술하는 것 같다. 머리 속에 생각하고 있던 것이 모니터의 흰 여백에 팍팍 박히는 것이다.

 

한번 쓴 글은 버리지 않는다. 글은 함부로 쓰지 않는다. 오전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쓴 글이다. 블로그에 모아 두었다. 이제는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늘 책이 하나 탄생된다.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것이다. 책 제목은 ‘154 영화드라마후기 IV’이다. 154번째 책이다. 영화드라마와 관련해서는 네 번째 책이다. 2021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년 6개월에 걸쳐서 쓴 글이다. 책에는 모두 열네 개의 글이 있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발리하이가 아닌 과달카날에, 영화 남태평양을 보고

2. 또다시 버킷리스트를 보며

3. 전미여자프로야구 영화 ‘그들만의 리그’를 보고

4. 북장인 이야기 EIDF ‘울림의 탄생’을 보고

5. 나의 미나리는?

6. 일본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7. 북미 트럭커 영화 아이스 로드

8. 모가디슈에서 87과 80을 보다

9. “나 어디로 가는 거야?” 안락사 영화 '완벽한 가족'

10. 그대가 조국

11. 일본의 신선조(新選組) 신드롬을 보며

12. 노후는 쉐어하우스에서

13. 다큐영화 ‘시민군 윤상원’을 보고

14. 누가 대한민국을 집어삼켰는가?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154 영화드라마후기 IV 2021-2024_250521.pdf
3.71MB

 

 

 

목차 1번 글은 중학교 때 본 영화에 대한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할 때 봤던 ‘남태평양’이다. 유튜브시대를 맞이하여 수십년만에 다시 보았다.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다. 중학교 때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그러나 완전히 다르다고는 말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조건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몸과 마음은 태어날 때 형성되었다. 그러나 가만 있지 않는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끊임 없이 변한다. 그럼에도 얼굴의 형태는 바뀌지 않는다. 성향 역시 크게 바뀌지 않는다.

 

옛날의 나를 지금의 나와 동일시 할 수 없다. 나는 이 몸과 마음에서 조건발생한 존재이다. 나는 ‘불일불이(不一不異)’의 존재인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 남태평양을 보았을 때 중학교 때 그 마음이 된 것 같았다.

 

목차 14번항은 전두환의 12.12쿠데타에 대한 것이다. 이 영화는 천만명 이상이 보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 영화로 인하여 작년 12.3쿠데타를 막은 것인지 모른다.

 

이제까지 153권의 책을 만들었다. 대부분 300-400페이지가량된다. 그러나 두께가 얇은 책도 있다. 이번 영화와 드라마와 관련된 책은 고작 130여페이지에 지나지 않는다.

 

책의 장르는 다양하다. 일상에 대한 것부터, 담마, 수행, 여행, 강연 등 매우 다양하다. 그 가운데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것도 있다.

 

영화는 집에서 본 것이다. 주로 케이블 방송에서 보았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서 보기가 쉽다. 처음부터 본 것도 있다. 몰입되었을 때 후기를 남겼다.

 

이번에 만든 책은 지난 대선과 관련이 깊다. 2022년 대선에서 너무 실망했다. 뉴스를 보지 않았다. 그대신 영화를 보았다. 케이블채널에서 본 것이다.

 

요즘 영화를 보지 않는다. 드라마도 보지 않는다. 집에서는 아예 TV를 보지 않는다. 앞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후기를 쓸 일도 없을 것 같다.

 

수행과 영화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수행을 하면 할수록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과 멀어진다. 이는 감각을 즐기는 것에서 멀어지는 것과 같다. 눈으로 매혹적인 형상을 즐기는 것도 감각을 즐기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기록을 남긴다. 여행을 가면 여행기를 남긴다. 강연이나 법문을 들으면 후기를 남긴다. 영화를 보았을 때 후기를 남긴다. 나중에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은 소중한 나의 자산이다. 돈은 되지 않는다. 어쩌면 자기만족인지 모른다. 자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가 가능했다.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서 읽은 것이 있다. 김완 선생이 올린 장석주 시인의 칼럼이다. 집필노동자에 대한 글이다.

 

글을 써서 먹고 살기 힘들다. 시인에 따르면 글쓰기 하는 사람 30만명 가운데 0.01프로에 해당되는 300명 가량이 글을 써서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글 쓰는 사람을 작가라고 한다. 나도 작가일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니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글을 쓸 때 인정받기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글은 매일 의무적으로 쓴다. 내용과 형식을 갖춘 글을 쓴다.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두고 쓴다. 그러다 보니 글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자영업자의 글쓰기이다. 글쓰기만 해서 먹고 살려고 했다면 굶어 죽었을 것이다. 인쇄회로기판(PCB) 설계라는 일이 있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감이 있으면 일을 한다. 일감이 없으면 글을 쓴다. 그러나 일감이 있든 없든 오전은 글 쓰는 날이다.

 

글은 나에게 생명과 같은 것이다. 왜 그런가? 시간이 투입 되었기 때문이다. 하루 일과 가운데 오전이 온전히 실려 있다. 이렇게 본다면 글에는 나의 시간이 담겨 있다. 생명과 같은 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쓰기 하면 마음은 차분해진다. 아는 것도 많아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행이다.

 

글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은 없다. 매일 글은 내용이 다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매일매일 새로운 일상이라는 것이다.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매일매일 새롭게 성장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수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이번에 만든 책은 154번째가 된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번도 책을 출간해 보지 않았다. 누구도 책을 내자고 말한 사람이 없다. 자비로 출간한다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책은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누구든지 피디에프(pdf)를 다운 받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이것으로 내 역할은 끝난다.

 

글을 쓸 때는 목숨 걸고 쓴다. 하루 일과 가운데 정신이 가장 맑을 때 쓴다. 요즘은 명상을 하고 난 다음에 쓴다. 혼신의 힘을 기울여 쓴다. 후대에 길이 남을 글을 쓰고자 한다. 남이 보건 말건, 남이 알아주건 말건 오늘도 내일도 쓸 뿐이다.

 

 

2025-05-2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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