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권당

163권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 거꾸로읽기

담마다사 이병욱 2026. 1. 13. 19:27

 

163권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 거꾸로읽기

 

 

땅만 보고 걸었다. 갖가지 모양의 보도블럭이 휙휙 지나간다. 정신과 물질만 있을 뿐이다. 이를 걷기삼매라 해야 할까?

 

아파트에서 아지트까지는 1.7키로가량 걸린다. 천천히 걸어서 거의 삼십분거리이다. 이전까지는 고개를 들고 걸었다. 주변 풍광을 보기도 하고 하늘을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몇 주전 걷다가 삼매가 형성된 이후 땅만 보고 걷는다.

 

마하시 전통에서는 행선을 매우 중시한다. 좌선과 동급으로 취급한다. 한시간 좌선하면 한시간 행선하라고 한다. 이런 행선은 몸관찰 하는데 있어서 좌선보다 더 이익이 있다. 의도를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행선할 때는 바닥을 보고 걷는다. 눈을 아래로 뜨고 멍에의 길이만큼 보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일반사람에게는 우스워 보였던 것 같다. 마하시 사야도의 법문집 각주에 따르면, “저 사람들은 땅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 건가요?”라고 물어보았다는 내용이 있다. 농담으로 돈을 찾고 있다는 말도 있다.

 

수행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스님들이 참선하는 모습을 떠올렸던 것이다. 그런데 걷는 수행, 행선도 있었던 것이다. 위빠사나 수행에 있는 것이다.

 

행선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경행이라고 말한다. 가볍게 걷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선방스님들은 포행이라고 말한다. 몸풀기에 가까운 말이다. 그러나 마하시 전통에서는 수행이 된다. 그래서 걷는 수행, 행선이라 하는 것이다.

 

걷기도 수행이 될 수 있을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었다. 그러나 최근 삼매를 경험해 보니 알 수 있을 것 같다. 걷는 수행, 행선은 법의 성품을 볼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수행방법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다.

 

수행을 왜 하는 것일까? 다리를 꼬고 힘들게 앉아 있는 것이 연상된다. 삼매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고행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통찰이다. 무상, 고, 무아라는 법의 절대성품을 보기 위해서 수행하는 것이다.

 

법의 성품을 보는데 있어서 반드시 좌선만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걷는 수행, 행선으로도 법의 성품을 볼 수 있다. 움직이는 대상, 변화하는 대상을 새기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위빠사나 수행한지 오래 되었다. 2008년 처음 접했으니 올해로 17년 되었다. 그렇다고 대가가 된 것은 아니다. 위빠사나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알게 된 것은 최근 이삼년의 일이다. 특히 마하시 사야도의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을 접하고나서 개념을 잡게 되었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을 세 번 읽었다. 처음 읽은 것은 2022년 11월부터 2024 년 1월까지 1년 2개월 걸려서 읽었다. 한번 읽은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복습하는 의미에서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한번 더 읽었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은 두 권으로 되어 있다. 1권은 635페이지이고 2권은 731페이지로 방대한 분량이다. 특히 2권은 실참수행에 대한 것이다. 위빠사나 1단계 부터 시작하여 16단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열반에 이르는 방법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은 아무나 읽는 책은 아니다. 수행에 관심 없는 사람은 세상에 이렇게 재미없는 책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행을 갈망하는 사람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것이고 또한 오아시스 같은 논서이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을 두 번 읽었다. 두 번 읽는데 만 2년 걸렸다. 그럼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특히 2권은 열반에 이르는 길이 설명되어 있는데 한번 더 읽어 보기로 했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을 한번 더 읽었다. 두 번째 읽기가 끝나자 곧바로 읽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는 읽는 방법을 달리 했다. 거꾸로읽기 한 것이다. 2권 가장 뒷페이지부터 시작해서 앞페이지로 진도가 나가는 식이다.

 

책을 읽으면 독후기를 작성한다. 그렇다고 모든 책이 대상은 아니다. 경전이나 논서가 대상이 된다. 때로 일반서적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 독후기를 작성했다. 첫번째로 읽었을 때 독후기는 ‘138권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독후기 I’라는 제목으로 책을 만들었다. 두번째 읽었을 때 독후기는 ‘161권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독후기 II’라는 제목으로 책을 만들었다. 이제 세번째 위빳사나수행방법론 독후기를 책으로 만들고자 한다.

 

세번째 위빳사나수행방법론 독후기 책 제목은 ‘163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 거꾸로읽기’이다. 163번째 책으로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에 대하여 뒤에서부터 읽기 한 글을 모아 놓은 것이다.

 

세번째 위빳사나수행방법론 독후기에는 모두 2025년 2월부터 5월까지 삼개월동안 쓴 것이다. 모두 25개의 글에 302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1.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을 거꾸로 읽으면서

2. 열반을 말하지 않는 한국불교

3. 열반의 지각에 대하여

4. 배(腹)는 섬(島)같은 피난처

5 열반에 이르는 방법

6. 푸살라오 황금대불 아래에서 백팔배와 마음나누기

7. 행선(行禪)할 때 명색(名色)으로 환원하여 새기기

8. 현재를 아는 것이 진리를 아는 것

9. 끊임 없는 생멸로 핍박 받는 생체로보트

10. 폐지리어카 할머니의 신음소리

11. 누가 인생을 아름답다고 했던가?

12. 폭주하는 마음

13.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

14. 포기 했을 때 마음의 정화가

15. 오온을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면 폭싹 속는 것

16. 나는 언제나 불음주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17. 업에 따른 끊임없는 명색의 윤전

18. 마음을 호흡이라는 기둥에 새김의 밧줄로 꽁꽁

19. 십이연기에서 바와(bhava)가 업존재(業存在)인 것은

20. 이 땅에서 시니어로 살기

21. 오늘 새벽 마음이 충만된 것은

22. 오늘은 KTX타고 법인스님 만나러 가는 날

23. 내가 명색인 것은

24. 새김(sati)이 있으면 날마다 좋은 날

25. 행선(行禪)에서 기쁨, 행복, 평온이

26.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 거꾸로 읽기를 마치며

 

 

163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 거꾸로읽기_250909.pdf
2.20MB

 

 

책을 거꾸로 읽은 것은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이 처음이다. 앞에서부터 읽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거꾸로 읽은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복습이고 또 하나는 자극받은 것이다.

 

거꾸로읽기한 가장 큰 이유는 복습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최근에 읽은 것부터 시작해서 거꾸로 나아가면 기억이 더 생생한 것이다. 마치 수험생이 복습하는 것과 같다. 다 읽지는 않았다. 형광메모리칠 한 부위만 빠른 속도로 스캔하듯이 읽었다. 내가 만약 젊은 시절 이런 식으로 공부했다면 고시에 패스했을 것이다.

 

거꾸로읽기 두번째 이유는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이삼년전 아산 마하위하라에서 담마끼띠 스님으로부터 들은 말이 생각난 것이다. 스님에 따르면, 비구계를 받기 전에 담마빠다(법구경) 423개 게송을 모두 암송해야 하는데 앞에서부터도 암송해야 하지만 거꾸로도 암송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이 기억 나서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에 대하여 거꾸로읽기를 시도해 본 것이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은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늘 새롭다. 왜 그럴까? 아직 체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체험해 보았다면 새로울 것도 없고 읽을 것도 없을 것이다.

 

모든 강이 흘러 바다에 이른다.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은 열반을 향해 있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은 열반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해 놓았다. 흥미가 없지 않을 수 없다.

 

열반은 몸과 마음이 사라지는 단계를 말한다. 명색이 끊어지는 것이다. 경전에서는 “현자들은 등불처럼 꺼져서 열반에 드시나니”(Stn.235)라고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위빳사나수행방법론에서는 “대상과 새기는 마음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2권, 107쪽)라는 식으로 설명되어 있다.

 

열반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사람은 굳이 열반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진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위빳사나수행방법론에 실려 있는 문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열반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라면 문구 하나하나가 새로울 것이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을 보고 또 보았다. 특히 2권은 너덜너덜해졌다. 금박으로 된 두꺼운 표지의 문자는 지워졌다. 표지의 안쪽 이음새 부위는 떨어져 나갔다.

 

책은 울긋불긋 하다. 처음에는 노랑형광메모리 펜 칠을 했다. 꼭 새겨야 할 부위에는 분홍형광메모리 펜으로 덧칠 했다. 세번째 읽을 때는 연필로 밑줄 그어 놓기도 하고 메모 해 놓기도 했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과 함께 삼년 보냈다. 기억하고 새겨야 할 내용이 너무 많다. 한번 읽는 것으로 끝내기가 아쉬워서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후기를 남겼다. 후기를 모아 놓으니 책으로 하나 되었다.

 

위빳사나수행방법론은 법보시 받은 것이다. 2022년 ‘붓다의 날’에 한국마하시선원 일창스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번에 만든 ‘163 위빳사나수행방법론 2권 거꾸로읽기’를 일창스님에게 드리려고 한다.

 

 

2025-09-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