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계절 잔인한 계절 추우면 “추워 죽겠네!” 더우면 “더워 죽겠네!” 살을 애듯이 추운날, 이날이 있으려고 여기까지 왔던가? 그 좋았던 날들은 어디가고 참을 수 없는 추위에 마주하고 있네. 밤은 점점 깊어가네. 날은 갈수록 추워지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겨울은 잔인한 계절이네. 추위가 ..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19
그대 파멸을 원하거든 그대 파멸을 원하거든 누구나 성질이 나면 화를 낸다. 가난한 자도 부자도 귀한 자도 천한 자도 모두 화를 낼 줄 안다. 그 사람이 화를 내면 기분이 잡친다. 사장이 분노하면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권력자가 격노하면 전쟁이 발발한다. 누가 화를 내는가? 천박한 자가 화를 낸다. 탐욕과 미..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12
땅콩 땅콩 주인의 아상이 하늘을 찌르네. 주인이 분노하니 권속들이 얼어 붙네. 주인의 아상이 하늘을 찌르네. 주인이 탐욕하니 빌딩이 자꾸 높아지네. 주인이 “너 내려!”한마디에 머슴은 말없이 내리네. 주인이“너 나가!”라 아니하니 머슴은 가슴을 쓸어 내리네. 머슴의 등에는 짐이 있기..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11
재회 재회 식장에 갔었네. 잘 차려 입은 하객들이 축하의 말을 전하네. 십이월 엄동설한에 꽃단장한 신부는 오월의 햇살처럼 화사하네. 기쁜 날에 기쁨을 보았네. 혼례의 날 여기저기서 반가운 얼굴을 보았네. 오랫동안 못 보던 이도 있었네. 식장에 갔었네. 조락의 계절, 죽음의 계절에 그 사..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08
그 자리에 있으려고 그 자리에 있으려고 매번 눈뜨니 아침이네. 매번 아침을 맞으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네. 눈을 감으려 하니 캄캄한 밤이네. 매번 잠들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네. 이 자리에 있으려고 그 많은 날들이 있었던가. 이 자리에 있는 나의 모습을 보았네. 어느 뜨거운 여름날에도 어느 살을 ..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07
내 이럴 줄 알았지 내 이럴 줄 알았지 우물쭈물 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어느 외국 유명인의 묘비에 적혀 있는 글이라네. 우물쭈물하다보니 영하의 날씨라네. 첫 추위이다 보니 차디찬 방바닥에서 엄청 떨었네.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재난의 계절이네. 어서 겨울이 가기만 바랄 뿐이네. 봄은 ..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05
첫 눈 첫 눈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키 높은 나뭇가지에는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난다네. 첫눈이 내리기 전에 나뭇가지에는 간신히 매달려 있는 몇 개의 이파리 뿐이네. 계절은 항상 바뀌어 가네. 그리고 매번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네 오월의 빛나던 이파리는 이제 젖은 낙엽이 되었네. 밤은 점..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05
노잣돈 노잣돈 외로운 죽음 고독사 버려진 죽음 고독사 행복한 죽음 안락사 준비된 죽음 안락사 임종순간이 다가오면 눈도 뜨기 힘들다네. 천하를 호령하던 영웅호걸도 죽음 앞에서는 새끼손가락 하나 까닥 할 수 없다네. 저 세상 갈 때 무엇을 가져 갈까? 재물인가, 지위인가, 사랑하는 사람인..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05
회상 회상 계절은 늘 극적이네. 고개를 돌려보니 비바람 칼바람에 앙상한 가지만 남았네. 성하의 그 늠늠하던 자태는 어디로 갔는가? 사람도 늘 변해가네. 무심코 들여다 보니 친구의 모습에서 세월을 보았네. 친구의 빛나던 젊음은 어디로 갔는가? 청춘은 우리를 버렸네. 중년은 차츰 우리를 ..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05
잡초 잡초 비가 내리네. 봄비가 내리면 대지를 촉촉히 적셔 생명의 향연이 시작되네. 비가 내리네. 가을비가 내리네. 십일월 마지막 날 비가 내리네. 봄비는 희망을 주지만 가을비는 절망을 주네. 간신히 매달려 있던 이파리가 세찬 비바람에 맥없이 떨어지네. 비바람 속에서도 꽃은 핀다 하였.. 나에게 떠나는 여행 2014.12.05